이 선수 없었으면 KIA 졌다, 얼마나 급박했으면 마운드에서 스트레칭을…헤드샷 퇴장 수습 뒷이야기 [MD대구]

대구 = 김경현 기자 2026. 10. 27.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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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KIA 정해영이 5회말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완투 페이스를 보이던 선발투수가 갑자기 내려갔다. 그것도 헤드샷 퇴장이다. 몸을 풀 시간도 없었다. 경기가 넘어갈 수도 있던 상황. 정해영(KIA 타이거즈)이었기에 최소 실점으로 이닝이 끝났다.

정해영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등판 상황은 급박했다. 선발 네일은 4회까지 1피안타만 내줬다. 실점도 없다. 투구 수는 단 46개. 완투 페이스를 보이고 있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르윈 디아즈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1사에서 박승규와 맞대결. 풀카운트에서 던진 6구 투심이 헤드샷이 됐다. 네일은 자동 퇴장. 정해영은 그렇게 마운드에 올랐다.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 박승규가 5회말 KIA 네일에게 헤드샷을 맞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KIA 선발 네일이 5회말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최소한의 시간만 주어졌다.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정해영은 마운드에서 어깨를 돌리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분수령이었다. KIA가 5-0 리드를 잡던 상황. 정해영이 무너진다면 이후 경기 전개는 알 수 없었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했기에 삼성이 분위기를 가져갈 가능성은 충분했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1사 1루에서 첫 상대는 강민호. 초구 포심은 148km/h가 나왔다. 강민호가 이를 쳤지만 중견수 뜬공이 됐다.

삼성도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2사 1루 김영웅 타석에서 1루 주자 박승규가 2루를 훔쳤다. 김영웅은 6구 포심을 때려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KIA의 첫 실점. 삼성이 기세를 타려 했다.

정해영이 팀을 구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이재현과 맞대결. 정해영은 무려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풀카운트에서 11구 슬라이더가 절묘하게 휘었다. 아웃을 잡고 정해영은 포효했다.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삼성 이재현이 5회말 2사 1루에서 정해영에게 삼진을 당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경기 후 만난 정해영은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이 저를 불러주셨다. 무조건 올라가서 최대한 분위기와 흐름을 끊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프로 7년 차 투수다. 지금까지 올린 세이브만 150개. 타이거즈 구단 최다 기록이다. 그만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다는 의미. 그런 정해영도 헤드샷 후 등판은 이례적일 터. 정해영은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다"고 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을까. 정해영은 "무조건 막으려고 했다. 뭘 신경 쓰고 어떻게 해야겠다 이런 것보다 우선 실투를 조심하려고 했다. 특히 이번 플레이오프 각오가 실투를 좀 줄이자는 것이었다. 김영웅 선수에게는 실투가 들어갔었다. 강민호 선배와 이재현 선수한테는 그래도 실투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정해영의 호투 덕분에 KIA는 5-1로 승리했다. 1차전을 잡고 기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정해영은 "이겨서 기분 좋다. 그러나 한국 시리즈에 가려면 2승을 더 해야 한다. 어서 내일 경기를 준비 해야 한다. 내일도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백미는 이재현과의 11구 맞대결이었다. 정해영은 "9번과 1번 상위 타선으로 연결되는 좌타 라인이었다. 이재현 선수가 마지막 임무인 것 같았다. 그래서 무조건 잡으려고 했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씩 웃었다.

26일 오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KIA 선발 네일이 5회말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삼성 박승규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대구=곽경훈 기자

한편 네일은 "미국에 있을 때 이런 경험을 해봤다. 정말 미안하고 고맙더라"라면서 "갑자기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정해영도 정말 힘든 상황이었다. 플레이오프 첫 게임이고 삼성 홈구장에서 잘 던져줘서 너무 고맙다. 내일 커피 한 번 사야 될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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