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오심 논란’ 사라질까… KOVO “AI 판독 시스템 개발”

배준용 기자 2026. 10. 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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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개막 새 시즌에 실전 점검
특수 카메라 8대 영상 AI가 분석
“손가락 볼 터치 정밀 판별이 핵심”

지난 4월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현대캐피탈이 5세트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레오의 서브가 상대 코트 사이드라인 부근에 떨어졌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에서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이 5세트를 따내며 역전승하자 현대캐피탈은 판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중계 방송 화면에 의존한 비디오 판독으로 오심 논란이 불거졌던 V리그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체 판독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수들의 미세한 손가락 움직임까지 포착해야 하는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면 2027-2028시즌부터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6일 “이달 전남 여수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AI 판독 시스템의 비공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31일 개막하는 정규리그에서도 실전 테스트를 이어가며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컵대회에서 비공개 테스트 한 AI 판독 시스템 화면./KOVO 제공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컵대회에서 비공개 테스트 한 AI 판독 시스템 화면./KOVO 제공
지난 시즌 남자 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비디오 판독 오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장면./방송화면 캡처

KOVO는 2024년부터 프로야구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구축한 스포츠투아이와 손잡고 ‘배구 AI 판독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사용하는 ‘호크아이’ 도입도 검토했으나, 매 시즌 250여 경기를 치르는 V리그 특성상 연간 운영비만 25억~40억원에 달하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KOVO 관계자는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향후 해외 수출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발 중인 시스템은 경기장에 설치된 초고화질 특수 카메라 8대가 촬영한 영상을 AI가 분석해 공과 선수의 3차원 좌표 및 움직임을 계산하고, 이를 3D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판독 대상은 인·아웃, 터치아웃, 네트 터치 등 11개 항목이다.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만 추적하면 되는 ABS와 달리 배구에서는 코트 위 선수 12명과 공, 네트가 얽힌 복잡한 움직임과 접촉 상황을 정밀하게 잡아내야 하는 만큼 개발 난도가 훨씬 높다. 배구공은 바닥에 닿는 순간 탄성에 의해 찌그러지는 특성이 있어 실제 접촉 면적까지 정밀하게 계산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공의 라인 인·아웃 판정 등은 이제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KOVO가 스포츠투아이와 개발 중인 배구 AI 판독 시스템이 최근 컵 대회에서 라인폴트 파울을 판독한 장면..KOVO제공
KOVO가 스포츠투아이와 개발 중인 배구 AI 판독 시스템이 최근 컵 대회에서 라인폴트 파울을 판독한 장면..KOVO제공
KOVO가 스포츠투아이와 개발 중인 배구 AI 판독 시스템이 최근 컵 대회에서 라인폴트 파울을 판독한 장면..KOVO제공

인·아웃 판정 역시 고난도 영역이다. 공의 중심 좌표만 따지는 야구와 달리, 배구는 공이 코트에 닿는 순간의 ‘접촉면’이 판정을 가른다. 강한 충격으로 공이 찌그러지는 탄성 변형을 감안해, 눌린 접촉 영역이 폭 5㎝ 경계선에 단 1㎜라도 닿았는지를 충돌 시점과 함께 정밀 계산해야 한다. 선수와 네트, 공이 한데 얽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인과관계와 찰나의 순서’를 가려내는 작업도 까다롭다.

가장 큰 난관은 선수들의 미세한 손가락 움직임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이다. 시속 100㎞가 넘는 스파이크가 블로커의 손끝을 스치는 시간은 수천 분의 1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여러 블로커의 손이 서로 겹치거나 네트와 안테나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아 AI로도 접촉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스포츠투아이 관계자는 “공이 손끝의 어느 지점에 닿았는지까지 가려낼 수 있도록 판독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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