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용량 팝니다”… 새 먹거리 찾은 통신사

최아리 기자 2026. 10. 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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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떠오르는 ‘토큰 경제’
지난 9월 21일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내 ‘토큰 팩토리’의 내부 모습. 토큰 팩토리는 AI가 이용자의 요청을 처리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연산 시설로, 중국은 최근 AI 경제 활성화를 위해 토큰 팩토리도 확대 중이다. 사진은 기사에 소개된 통신사 서비스와는 무관./신화 연합뉴스

분·초 시간 단위로 음성 통화를 팔고 데이터를 나눠서 판매하던 통신사들이 이제는 인공지능(AI) 이용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AI가 검색·예약·업무 처리까지 맡으며 늘어나는 수요를 새 수익원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기업에 필요한 AI를 연결하고 이용료를 청구하는 ‘토큰 경제’가 통신업의 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토큰은 AI가 질문을 읽고 답변을 만들 때 처리하는 데이터 기본 단위이자 이용료 산정 기준이다. 통신사들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빌려주는 데서 나아가 기업에 필요한 AI를 공급하고 사용량과 비용까지 관리하려 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산하 GSMA인텔리전스는 “통화 시간, 스마트폰 데이터에 이어 토큰이 새로운 소비 단위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SKT·KT는 AI 중개, LGU+는 비용 절감 기술

SK텔레콤은 지난 8일 ‘토큰 게이트웨이’ 사업 구상을 발표했다. 기업과 개인의 AI 사용 패턴을 분석해 적합한 모델과 연산 인프라로 연결하는 관제센터다. 엔비디아와 추진하는 ‘AI 팩토리’로 연산 기반을 확보하고 고객 요청을 처리할 AI를 연결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통신 사업에서 쌓은 본인인증·결제·과금 역량을 AI 이용 관리에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KT도 토큰 생성·중개·과금을 지원하는 ‘토큰 팩토리’를 신사업으로 제시했다. 질문 의도와 난이도에 따라 적합한 AI 모델을 고르고, 성능과 비용을 고려해 요청을 배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인 ‘모두의 AI’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토큰 요금제 관련 서비스 출시와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서비스 제공 비용을 낮추기 위한 기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달 AI 모델 최적화 기업 옵트에이아이와의 초기 공동 연구를 통해 같은 GPU로 처리하는 토큰 양을 기존보다 최대 4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중국은 시작… 수익성 확보 관건

해외 통신사들은 AI 이용량을 묶은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싱가포르 싱텔은 지난 1일 기업용 ‘토큰 서비스(TaaS)’를 출시했다. 기업이 필요한 토큰 물량을 구독하면 여러 회사의 AI 모델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콘텐츠 제작 등 업무에 맞춰 모델을 자동 연결하고 비용과 성능을 조절한다. 사용량과 비용을 통합 관리하며, 민감한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싱가포르 내 인프라에서 작동하는 모델도 제공한다.

중국에서는 개인·기업 용도에 맞춘 토큰 요금제가 등장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지난 5월 월 9.9위안(약 1970원)에 1000만 토큰을 제공하는 개인용 상품과 코딩·AI 에이전트 운영용 기업용 상품을 출시했다. 휴대전화 데이터처럼 필요한 AI 이용량을 골라 가입하는 구조다. 차이나모바일도 일부 지역에서 토큰과 클라우드 PC·AI 에이전트를 묶은 상품을 출시했다.

다만 토큰을 단순 재판매하는 방식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AI 모델을 판매하는 사업자끼리 가격 경쟁을 벌이면 모델 이용료 등을 제외하고 남는 이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GSMA인텔리전스는 업무별 비용·품질·응답 속도를 고려해 적합한 모델을 골라주는 데 더 큰 사업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AI 이용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클라우드·AI 기업과의 경쟁도 남은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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