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수술 후 고음 안 됐다"… 허각, 목소리 되찾는 데 2년 걸려

김진우 기자 2026. 10. 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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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허각이 갑상샘암 수술 후 현재의 목소리를 되찾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고음 낼 때 긁는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수술 후에는 전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목에는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되돌이후두신경'과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상후두신경 외측 가지'가 지나는데, 두 신경 모두 갑상샘과 매우 가까워 수술 중 손상되면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

2026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서는 신경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갑상샘 절제술 환자들의 목소리 기본 높이가 수술 직후 낮아졌다가 6~12개월에 걸쳐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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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 수술 후 목소리 변화는 신경 손상 없이도 생길 수 있으며, 2주 넘게 지속되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성대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출처: 유튜브 '싱어송라이터 재인'

가수 허각이 갑상샘암 수술 후 현재의 목소리를 되찾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고 밝혔다. 허각은 2026년 10월 23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2017년 건강검진으로 갑상샘암을 발견해 수술받은 경험을 전했다. 그는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고음 낼 때 긁는 소리를 내기도 했는데, 수술 후에는 전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술 뒤 3~4개월간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 약 1년간 활동을 쉬었다고도 덧붙였다.

갑상샘 바로 옆으로는 목소리를 내는 데 관여하는 신경이 지나간다. 이 때문에 수술 과정에서 이 신경이 영향을 받거나 성대 주변 조직에 변화가 생기면 목소리가 쉬고 고음을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평소 대화가 가능해졌더라도 노래할 때는 불편이 남기도 한다. 이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인범 원장(싱긋삼성이비인후과의원)의 도움말로 갑상샘 수술 후 목소리가 달라지는 이유와 회복 기간, 음성재활 방법을 알아본다.

갑상샘 옆 지나는 두 신경… 하나는 성대를 여닫고, 하나는 고음을 만든다
갑상샘은 목 앞쪽 울대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목에는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되돌이후두신경'과 목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상후두신경 외측 가지'가 지나는데, 두 신경 모두 갑상샘과 매우 가까워 수술 중 손상되면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

되돌이후두신경과 상후두신경 외측 가지는 서로 맡은 역할이 다르다. 이인범 원장에 따르면 되돌이후두신경은 성대를 맞닿게 하거나 벌리는 등 전반적인 움직임을 조절한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성대가 마비돼 고음뿐 아니라 평소 대화할 때의 목소리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상후두신경 외측 가지는 성대를 당겨 늘이는 근육인 '윤상갑상근'을 움직여 고음과 가성을 내는 데 관여한다. 이 원장은 "이 신경만 손상된 경우라면 일반적인 발성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유독 고음을 내는 데에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AAO-HNSF) 진료지침도 이 신경의 손상이 직업적으로 목소리를 쓰는 사람에게 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경 손상 없어도 목소리 변화… 음역 줄고 쉽게 지칠 수 있어
다만 수술 후 목소리가 달라졌다고 해서 모두 신경이 손상된 것은 아니다. 2013년 발표된 AAO-HNSF 지침에 따르면 갑상샘 수술 후 일시적인 음성 장애를 겪는 환자는 최대 80%에 이른다. 같은 지침에서는 일시적인 후두신경 손상이 약 10명 중 1명, 장기간 지속되는 음성 문제가 최대 25명 중 1명꼴로 보고됐다.

신경이 손상되지 않아도 성대가 붓거나 후두 주변 근육이 영향을 받으면 목소리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연구진이 2014년 대한갑상선학회지에 발표한 종설에 따르면, 수술 중 기관을 당기거나 후두 주변 정맥의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성대가 일시적으로 부을 수 있다. 후두 주변 근육에도 변화가 생겨 음역이 줄고 목소리가 쉽게 지치며, 소리를 낼 때 아프거나 삼킬 때 목이 뻣뻣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수술 후 첫 주에 심하다가 점차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원인 따라 회복 기간 달라… 음성치료·성대주입술로 호전 기대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목소리가 달라진 원인에 따라 다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수술 중 생긴 일시적인 신경 손상이 대개 3~6개월 안에 회복된다고 안내한다. 다만 신경 손상이 없더라도 목소리의 높이가 회복되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2026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에서는 신경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갑상샘 절제술 환자들의 목소리 기본 높이가 수술 직후 낮아졌다가 6~12개월에 걸쳐 회복됐다. 45세 이상이거나 수술 전 목소리가 높았던 환자는 회복이 더뎠다.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해진 뒤에도 고음 발성에는 어려움이 남을 수 있다. 이인범 원장은 이처럼 고음이 나오지 않다가 재활 과정에서 회복되는 경우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설명했다. 우선 상후두신경 외측 가지가 끊어지지 않고 일부만 일시적으로 손상됐다면, 음성재활을 병행하는 동안 신경 말단의 가지가 다시 자라면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신경 손상 없이 '피대근' 등 목 근육이 수술 중 영향을 받아 일시적으로 발성이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회복을 돕는 치료로는 음성치료와 성대주입술 등이 있다. 음성치료는 호흡과 발성 방법을 조절하고, 목 주변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줄여 목소리 회복을 돕는 치료다. 한쪽 성대 마비 등으로 양쪽 성대가 충분히 맞닿지 않는 경우에는 성대주입술을 고려할 수 있다. 성대주입술은 움직이지 않는 성대에 물질을 주입해 양쪽 성대 사이의 틈을 좁히는 시술이다. 증상의 정도와 흡인 위험에 따라 자연 회복을 기다리는 수술 후 초기에도 시행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신경이 완전히 절단된 경우만 아니라면, 빠른 시간 내에 음성 재활을 시작하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충분한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회복 속도와 정도는 손상 원인과 범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수술 후 목소리 달라졌다면 검사… 호흡곤란·잦은 사레는 즉시 진료
목소리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해서 진료까지 미룰 필요는 없다. 원인을 일찍 확인해야 필요한 재활도 제때 시작할 수 있다. AAO-HNSF 지침은 수술 후 2주~2개월 사이에 목소리 변화를 확인해 기록하고, 변화가 있으면 후두내시경으로 성대의 움직임을 살피도록 권고한다. 환자에게도 목소리 변화가 2주 넘게 이어지면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안내한다.

숨쉬기 어렵거나 물이나 음식을 삼킬 때 사레가 자주 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양쪽 되돌이후두신경이 모두 손상될 경우 성대가 닫힌 상태로 움직이지 않아 호흡이 어려워지는 응급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한쪽 성대만 움직이지 않더라도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흡인'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목소리가 달라졌다고 모두 영구적인 손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개월에 걸쳐 회복되기도 하고, 필요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목소리 변화가 이어진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성대 상태를 확인하고 재활이 필요한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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