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뻑뻑' 흡연자 천국... 청주 성안길 `금연선도거리' 맞나? [현장]
사실상 방치 수준 … 시민 “매일 다니지만 전혀 몰랐다”
바닥 안내판 유명무실·계도 인력 미배치 … 실효성 의문

[충청타임즈] 충북 청주시가 원도심 상권 활성화와 쾌적한 보행 환경 조성을 위해 성안길 일대를 `금연선도거리'로 지정·운영하고 있으나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면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지난 9월15일 청주성안길상점가상인회를 비롯해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청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충북금연지원센터 등 유관 기관·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하상가 입구부터 청주약국에 이르는 590m 구간을 금연선도거리로 선포했다.
단속과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 규제 대신 정기적인 캠페인과 계도,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 활동을 통해 시민과 상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정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금연구역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시가 성안길 내 4곳에 바닥 스티커와 현수막을 설치하고 플로깅 캠페인 등을 추진 중이지만 26일 현장에서 만난 일부 시민들은 지정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거리 흡연을 이어갔다.
20대 시민 안모씨는 "매일 다니는 거리지만 여기가 금연선도거리로 지정된 곳인지 전혀 몰랐다"며 "바닥 안내판이 어디에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제도 자체의 한계도 뚜렷하다. 국민건강증진법이나 지자체 조례에 따른 법정 금연구역은 적발 시 5만~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금연선도거리는 자율 참여에 의존하는 권고 구역이어서 법적 제재 수단이 없다.
여기에 현장 안내나 계도를 담당하는 전담 인력마저 상주하지 않아 길거리 흡연이 사실상 방치되는 실정이다.
성안길의 한 상인은 "금연선도거리로 지정됐다고는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계도하거나 안내하는 인력은 본 적이 없다"며 "강제성도 없고 관리하는 사람도 없으니 이름뿐인 금연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정 흡연 공간 부재에 따른 부작용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상가 뒤편이나 골목길 수거함 주변으로 흡연자들이 몰리면서 골목길에서 발생한 자욱한 담배 연기가 바람을 타고 다시 메인 보행로로 유입돼 시민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시민과 상인들은 "차라리 성안길 전체를 법정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과태료 부과 근거를 만들고 지정된 장소에 흡연부스를 마련해 주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는 현장의 한계에 공감하면서도 법정 금연구역 지정이나 흡연부스 설치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난관이 크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성안길을 법정 금연구역으로 상향 지정하려면 주민 의견 수렴과 상인 간 이해관계 조율,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고려해야 해 단기간 추진은 쉽지 않다"며 "흡연부스 설치 역시 보건소 직접 사업이 아닌 구역 관리자인 상인회 측에서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조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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