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국정농단 폭로 10년…"후회는 없다" 택시운전사 된 내부제보자
[앵커]
JTBC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보도한 지 어느덧 10년이 지났습니다. 최순실 씨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했던 내부제보자는 직장을 잃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큰 파도에 삶이 휩쓸렸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세상을 보며 후회는 없다고 말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이 새벽, 택시기사는 손님을 기다립니다.
승객이 타면 좋고 아니라면 혼자라서 좋다고 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클래식을 들으시네요?} 승객분들이 타시면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10년 전 그날,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었습니다.
그날부터 생각이 꼬리를 물었고 그 생각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운전할 때는 다른 생각을 잘 안 해요. 택시기사 선배님들 생각하면 리스펙입니다.]
이 기사는 전 K스포츠재단 과장 박헌영 씨입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스포츠 유망주들 발굴해서 지원하는… 인재양성팀이라는 팀으로 처음 들어가게 됐고.]
최순실과 가장 가까이서 일한 국정농단 내부제보자였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K스포츠의 K는 코리아라는 뜻이고. 더블루K라는 회사가 있었고. 그분이 그런 이름 붙이는 걸 좋아하셨어요.]
스포츠 관련 일을 하고 싶었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민정 쪽에서밖에 나올 수 없는…사람에 대해 조사한 부분들. 그런 자료들을 가져오셔서 저한테 뭐 요약을 하라고 하시고.]
위력은 현실이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저한테 지시했던 일이 불과 한 2~3일 후에 청와대에서 그 일을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고. 섬뜩했죠.]
매일 마주치면서 무서웠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최순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선데이 프레지던트'라고 불렀어요. 그분이 항상 일요일에 청와대를 가셔서 그 문고리 3인방하고 박근혜 대통령하고 모여서 회의를 한다.]
운명의 날은 서서히 다가왔습니다.
2016년 9월, 비선실세 소문은 은근하고도 확실하게 퍼져갔습니다.
10월 24일, 박씨는 검찰에 불려가 6시간 조사를 받았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됐고. 검찰에서 조사가 시작된 거죠.]
검찰청에서 나왔는데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JTBC에서 심수미 기자가 나와서 태블릿PC를 손석희 앵커하고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보도 뒤 아는 것을 말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다시 검찰에 나갔고 입을 열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있는 그대로 다 말씀드렸어요.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재단을 만든 것이다. 실질적인 주인이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2016년 12월 15일 / 국회 국정조사 4차 청문회) : {기획안을 밤까지 기다렸다가 최순실에게 보고한 적도 있죠?} 그렇습니다.]
광장에는 촛불이 모여들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진짜 사람들이 모이는 정도가… 벅찼죠. 세상이 바뀔 수 있나.]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성이 무너졌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울었죠.]
옳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삶은 위태로웠습니다.
직장은 사라졌고 얼굴은 알려졌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신변에 대한 위협도 굉장히 제가 두려움이 있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러다 자신 같은 공익제보자들을 돕기 위해 작은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공익제보하시고 나서 힘든 상황에 계신 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 단체는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세상은 돌고 돌아 역사는 반복됐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12월 3일 국회의사당에 갔어요. 엄청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로 모이는 거예요. '막을 수 있겠다. 막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했었죠.]
어쩌면 꿈꾸던 인생은 다 틀어졌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박헌영/국정농단 내부제보자 :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때 국민들이 그렇게 촛불 들고 나와주셨기 때문에 제가 산 거죠.]
그래서 세상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PD 최광일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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