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스토리]김기철 전남광주특별시 유럽사무소장 "전남광주 경쟁력, 세계로 잇겠다"
2012년부터 농수산식품 수출·투자유치 지원
EU 포장규제 대응센터 구축 등 역할 확대

"유럽과 전남광주를 연결해 지역기업이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독일에서 전남광주까지 약 9천㎞. 서로 다른 문화와 산업환경을 연결하기 위해 15년째 유럽 현장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김기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유럽사무소장이다. 지역 농수산식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유럽 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김 소장은 지난 2012년 전남도 유럽사무소 출범과 함께 초대 소장으로 합류했다. 올해로 15년째 지역과 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가 독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유학 시절이다. 독일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지속가능경영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에서 근무했다. 2007년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한 이후에는 KIST유럽연구소에서 한·EU 연구개발 협력 업무를 담당했다.

김 소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판로 확대에 힘을 쏟았다. 유럽 아마존에 '키친 오브 코리아'라는 전남 식품 브랜드관을 개설하고,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로테르담, 프랑스 파리 등에 농수산식품 상설판매장을 마련하는 데 참여했다.
완도 김과 보성 녹차, 고흥 유자차 등을 관광 이야기와 결합한 '남도여행쿡박스'도 그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도의 맛과 문화를 함께 알리려는 시도였다.
최근에는 업무 영역도 넓어졌다. 유럽연합(EU)이 환경·통상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출기업의 현지 제도 대응까지 지원하게 된 것이다. 지난 8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가동한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대응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센터는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포장재 관련 규정을 안내하고 기술문서와 적합성 선언서 작성 등을 지원한다.
김 소장은 센터 출범 당시 "포장재 구성과 유해물질, 재활용성 등에 관한 자료를 요구하는 유럽 바이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지 제도 변화와 시장 요구를 신속하게 파악해 지역 수출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그에게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기존 전남의 농수산업과 에너지산업에 광주의 인공지능과 문화산업, 연구개발 역량을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는 유럽의 지역혁신밸리와 독일 함부르크 대도시권의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 발전의 핵심은 행정구역의 크기보다 서로 다른 강점을 연결하는 데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소장은 "유럽사무소도 이러한 연결을 돕는 가교가 되고자 한다"며 "유럽의 정책과 산업 변화를 살피고, 지역기업과 대학에 필요한 협력기관을 발굴하며 전남광주의 가능성을 유럽에 알리는 일부터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분야를 넘어 국제교류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박물관 강변축제에서 전남을 알렸고, 소록도에서 헌신한 오스트리아 출신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와 관련한 현지 교류 활동에도 참여했다.
15년 동안 그가 마주한 유럽시장은 크게 달라졌다. 한류 확산으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환경과 통상규제는 더욱 복잡해졌다. 이제는 지역 상품을 알리는 일뿐 아니라 기업이 현지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돕는 일이 중요해졌다.
김 소장이 강조해 온 '연결'의 가치는 전남광주 통합 시대에도 중요한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서로의 강점을 존중하며 사람과 기술, 산업과 지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전남광주는 도시와 농어촌, 첨단산업과 전통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역발전 모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