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갑 털어간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분노...관건은 투표율[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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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기름값 식비 생각하면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 성과, 저만 못 느끼나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시청 조기투표소 앞.
메인주는 미국 연방의회 권력 재편이 달린 11·3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터프츠대 시민학습·참여정보연구센터가 발표한 청년 선거 영향력 지수(YESI)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 부문 전국 1위로 꼽힌 지역이다.
존 델라 볼페 하버드 정치연구소 이사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며 "실제로는 양당 모두 청년층의 진정한 신뢰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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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기름값 식비 생각하면…정치인들이 말하는 경제 성과, 저만 못 느끼나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 시청 조기투표소 앞.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나온 대학생 마이클(22)의 말에는 정치권의 언어와 청년 유권자가 체감하는 현실 사이 간극이 깊게 배어났다. 그는 "졸업을 앞둔 일상에서 체감되는 온기가 하나도 없다"며 "학자금 대출 이자까지 내고 나면 통장에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메인주는 미국 연방의회 권력 재편이 달린 11·3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터프츠대 시민학습·참여정보연구센터가 발표한 청년 선거 영향력 지수(YESI)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 부문 전국 1위로 꼽힌 지역이다. 중간선거를 보름여 앞두고 이곳에서 맞닥뜨린 미국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은 단순한 정치적 반감이 아니었다. 포틀랜드 대학가에서 만난 청년들은 고물가와 주거난에 대한 구체적이고 또렷한 불만을 쏟아냈다.
"시내 방 하나짜리 월세가 2000달러를 넘어섰어요. 정부는 경제 지표가 좋다고 자랑하지만 사회에 첫발을 디디는 우리에게 독립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포틀랜드에서 만난 또다른 20대 유권자 엠마 역시 거창한 정치 구호보다 월세와 생활비, 졸업 이후의 삶에 대한 답답함을 먼저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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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석 차이로 상하원 다수당 갈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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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또 다른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대 인근 카페에서 만난 사회초년생들은 관세 정책과 인공지능(AI) 전력망 요금에 대해 울분을 쏟아냈다. 수입 생필품과 IT 기기 가격 급등을 "20대의 지갑을 털어가는 '스텔스 세금'"이라고 불렀다. 빅테크 기업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여파로 전기요금이 오르는 현상에 대해선 "친환경 기후 정책은 다 뒤엎으면서 빅테크 전력 부담만 (국민에게)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최근 발표된 예일대 청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년층의 트럼프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18~22세에서 68%, 23~29세에서 72%로 나타났다. 2024년 대선 당시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우클릭 기류가 불과 2년 만에 대거 돌아선 것이다.
지난 22일 하버드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 여론조사에선 18~29세 투표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 연방 하원 선거 기준 민주당 후보 지지율(45%)이 공화당(24%)을 2배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상·하원 모두 팽팽한 백중세인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던 청년층이 '정권 심판'을 고리로 결집하면서 민주당이 정당 선호도에서 크게 앞서는 양상이다.
메인주 같은 뉴잉글랜드 지역 격전지나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핵심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선 상·하원 의석 한두석 차이로 승패가 갈릴 수 있다. 메인주에서 연방 상원의원 6선에 도전하는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 트로이 잭슨 민주당 후보에 패해 낙선할 경우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 콜린스 의원이 최근 관세 정책 등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부쩍 거리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원 주도권을 잃을 경우 행정부 인사권 마비와 청문회 공세에 직면할 것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도 콜린스 의원을 포함한 공화당 후보들의 거리두기를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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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긴다고…뭐가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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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장에서 확인한 반(反)트럼프 표심은 단순히 민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로 읽을 수만은 없었다. 불만의 밑바닥에 기성 정치권 전체를 향한 낙제점 수준의 냉소가 깔려 있다. 피츠버그대 정문에서 만난 대학생 엘리야(21)는 "누가 이긴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지 모르겠다"며 "투표할지 그냥 도서관에 있을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정치적 피로감과 냉소는 투표 참여 의향 감소로도 드러난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한 18~29세 청년 유권자는 33%에 그쳤다. 2022년 중간선거 당시(40%)보다 확연히 떨어진 수치로 3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이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청년층의 실제 투표율을 꼽는 이유다. 존 델라 볼페 하버드 정치연구소 이사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라기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반대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며 "실제로는 양당 모두 청년층의 진정한 신뢰는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당파 청년 투표 캠페인 단체 '펜실베이니아 유스보트(Youth Vote)'의 레지나 홀리 이사는 "Z세대는 정당 지지를 넘어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명확한 명분이 있어야 움직인다"며 "이들이 투표장으로 향하느냐, 집에 남느냐에 따라 이번 중간선거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틀랜드(미국 메인)·피츠버그(펜실베이니아)=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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