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우크라 더 돕길” 기대하는 유럽…K방산까지 거론되는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권윤희 2026. 10. 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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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내년 재정 부족액 700억 유로를 메우기 위해 영국·캐나다 등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도 분담 기대 국가로 거론됐다. ●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한·우크라이나 외교갈등이 장기화하면 한국과 유럽 우방국들의 안보·방산 협력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외교관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와 EU의 추가 지원 분담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고, 양국의 외교갈등이 대유럽 안보·방산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한국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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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구로 만든 자료사진. 서울신문
[월드뷰 3줄 요약]
●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내년 재정 부족액 700억 유로를 메우기 위해 영국·캐나다 등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도 분담 기대 국가로 거론됐다.
●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한·우크라이나 외교갈등이 장기화하면 한국과 유럽 우방국들의 안보·방산 협력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외교관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사과 요구와 EU의 추가 지원 분담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고, 양국의 외교갈등이 대유럽 안보·방산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로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한국에도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내년 재정 부족액이 700억 유로(약 1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EU가 영국과 캐나다 등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도 분담 기대 국가로 거론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우크라이나 갈등이 길어지면 한국과 유럽 국가들의 외교·방산협력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EU, 英·캐나다에 우크라 추가 지원 요구 추진…한국도 분담 기대국

21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은 EU 당국자와 외교관 등을 인용해 EU가 영국과 캐나다에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U는 오는 29~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EU·캐나다 정상회의와 다음 달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예정된 EU·영국 정상회의를 주요 협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의 재정 부족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EU가 지원 확대에 나선 것은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재정 부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7년 국방과 민간 부문에서 약 700억 유로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U는 이미 2026~2027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900억 유로(약 156조원) 규모의 차관을 마련했다. 당초 EU는 캐나다와 일본, 한국, 호주, 노르웨이 등 역외 협력국들이 추가로 450억 유로를 분담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아직 확정되거나 집행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16일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EU와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대외 지원의 약 80%를 부담하고 있어 다른 협력국들도 기여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도 폴리티코에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우크라이나의 2027년 재정 확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재정 부담을 폭넓게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영국과 캐나다, 일본 외에 한국, 호주, 스위스, 뉴질랜드 등 다른 파트너국들에도 추가 지원 약속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韓·우크라 갈등에 유럽도 우려…방산협력에 악영향 가능성?

EU의 추가 지원 구상이 주목받는 것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외교관계가 악화한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한 뒤,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유지 합의를 파기했다며 우크라이나에 사과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선의’를 앞세워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자, 한국은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20일에는 현지 공관원 일부를 추가 철수시키기로 했다.

서울 주재 유럽 국가 외교관들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대립이 양국을 넘어 유럽의 안보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에 K2 전차와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를 늘리면서 한국산 무기 도입도 확대됐다.

네덜란드·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유럽 국가 외교관들은 한국의 지속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기대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피터르 판데르플리트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유럽의 안보와 직결된다며 한국과 유럽의 안보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방산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권기창 전 주우크라이나 대사는 유럽 국가들이 한국이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의 입장을 더 고려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국산 무기 수출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카 파스코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박사과정 연구자도 지난 14일 호주 외교안보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외교전문매체 ‘인터프리터’ 기고글에서 비슷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 악화가 한국에 대한 우방국들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양국 모두 관계 악화에 따른 부담이 큰 만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韓·우크라 외교갈등과 EU 지원 확대 요구…분리 대응 필요

이처럼 유럽 일각에서는 한·우크라이나 갈등의 여파가 한국과 유럽의 안보·방산 협력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군 포로 송환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와의 외교갈등과 EU가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분담 확대는 별개의 현안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것과 유럽 우방국들의 지원 확대 요청에 대응하는 문제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외교부 역시 지난 20일 공관원 일부 철수를 결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재건 지원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EU가 한국에 추가 분담을 요청하더라도 지원 규모와 방식은 재정 부담과 대유럽 안보·방산 협력의 이해관계를 따져 별도로 결정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는 외교적 항의와 사과 요구를 이어가되, 그 갈등이 유럽 우방국들과의 협력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한국의 외교적 과제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 포로와 면담하고 있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유용원 의원실 제공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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