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일주일여 앞으로…트럼프 '외교 성과'에 한국은 없다

한상희 기자 2026. 10. 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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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차원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중간선거(상·하원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각종 치적을 과시·선전하는 데 집중해 왔지만, 한국과의 양자 현안은 계속 진척 없이 밀리기만 하는 상황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한미 간 이견은 기본적으로 행정부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간선거 후 미국 의회의 지형이 바뀐다고 해서 반드시 관련 협의가 더 밀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예상했다.

이후에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14~15일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의 대면 협상 성사 여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국 외교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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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성과' 과시 대상에 韓은 없어…안보협의·전작권 전환 난항
트럼프, 대북 외교 나서도 韓 '패싱' 가능성 여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달 3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차원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중간선거(상·하원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각종 치적을 과시·선전하는 데 집중해 왔지만, 한국과의 양자 현안은 계속 진척 없이 밀리기만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 확정 이후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26일 나온다.

공화당의 승패 여부와 무관하게 중간선거 이후에도 한미의 현안이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지속되고 있다.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정보 협력 차질 등에 다양한 현안에서의 한미 간 이견으로 양국이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날 기준 중간선거 판세는 하원에선 민주당 우세, 상원은 접전 양상이다. 미국 선거분석업체 '디시전데스크HQ'(DDHQ)는 25일(현지시간)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다수당이 될 확률을 각각 79%, 56%로 예측했다. 현재로선 민주당의 선거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인 셈이다.

대미 투자 진전에도 안보협의 제자리…정보 협력·전작권 전환 이견까지

한국형 핵잠 도입과 우리 정부의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을 논의하는 한미 안보협의는 지난 6월 초 첫 실무협의 이후 다섯 달 가까이 공전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극적으로 개최한 정상회담에서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안보협의 관련 소통에 동력이 생기는 듯했으나, 미국은 우리 정부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첫 사업 확정에도 불구하고 안보협의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한미가) 소통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얘기는 없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정보 협력을 둘러싼 신뢰 문제까지 겹쳤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아직 미 측이 기대하는 만큼 문제가 충분히 해소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미국 측이 정보 협력과 관련해 한국에 '불만'을 제기했으며, 이 불만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보 협력의 차질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으로 촉발된 것으로, 한미가 상호 교환하는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거나, 미국 측 정보당국이 우리 정보당국과 성의 있는 소통을 진행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한국의 '기여' 문제도 여전히 살아 있는 현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에서의 중간선거 유세 연설에서 "우리는 또 한 번 '장대한 분노' 작전을 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이 다시 커질 수도 있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한미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작권의 전환 자체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조건이 변했고 우리가 우리의 계획을 바꿨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라고 말해 전작권 관련 한미 간 새로운 논의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3대 조건은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이다. 한미는 이들 조건의 충족 여부를 공동으로 평가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다.

또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전시 임무 수행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최초작전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구성된 평가 및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현재는 2022년 평가를 마친 FOC 단계의 검증을 진행 중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기존에 합의한 전작권 전환의 3개 조건에 아무 변화가 없으며, 오는 12월 미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FOC(완전운용능력) 검증을 완료하고 전환의 목표연도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10.13. ⓒ 로이터=뉴스1

중간선거 후에도 한미 난제 해소 어렵다…트럼프 결단 끌어낼 전략 필요

현재 판세대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의회에서 주도권을 잃으면 트럼프 행정부는 입법과 예산, 의회 조사 등에서 민주당의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된다.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이 심해질수록 한국으로서는 미 행정부의 관심을 끌고 정상 간 합의의 이행을 독려하는 일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선거 결과가 곧바로 한미 협상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외교정책에선 대통령의 권한과 역할이 큰 데다, 이미 한미의 현안엔 난제가 많이 쌓여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크지 않으며, 이 현안은 '의회 간 문제'가 아니라 '행정부 간 문제'라는 점에서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한미 간 이견은 기본적으로 행정부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간선거 후 미국 의회의 지형이 바뀐다고 해서 반드시 관련 협의가 더 밀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예상했다. 의회가 예산이나 청문회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할 수는 있지만 대외정책의 방향을 직접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한미 현안의 돌파구를 찾는 데 더 불리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민주당은 '비확산' 문제에 더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만큼 핵잠과 원자력 협력이 오히려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외교가에서는 핵잠과 원자력 협력처럼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어 협상 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협상 상대이지만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핵잠 도입 문제를 담판 지었듯,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이 한국의 숙원사업 해결에 힘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재천 교수는 정부가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속히 재조정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무게를 실어 협의를 진전시키도록 한국이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미 투자 이행과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기여 등에서 과감하게 던질 것은 던지고,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북미 정상외교 재개돼도 韓 패싱?…11월 APEC 등에서 '정상 간 대면' 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국내 정치적 제약을 돌파하기 위해 북미 정상외교에서 성과를 찾으려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의회와의 대치가 심해질수록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외교에 힘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관심이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되면 핵잠과 원자력 협력, 전작권 전환 등 한미 간 현안은 더 뒤로 밀릴 수 있다. 또 한국의 안보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회담 성사 자체에 무게가 실린다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가 후순위로 밀리는 등 '한국 패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그 때문에 11월과 12월 각각 한 차례씩 한미 정상이 마주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장 권위 있는 방식으로 한국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당장 오는 30~31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동이 성사될지 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정상회담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2월 14~15일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의 대면 협상 성사 여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한국 외교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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