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큰 가을, 우울증·조울증 악화할 수 있다 [박민선의 건강톡톡]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6. 10. 2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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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남성이 최근 1년 사이 체중이 47kg 증가해 비만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았다. 환자는 수면장애와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앓고 있었으며, 첫 진료 당시 키 172cm, 몸무게 118kg으로 고도비만 상태였다.

비만치료제 복용 시 용량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조절하고, 필요하면 진료 간격을 단축해 정신 건강 상태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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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 10도 이상 시 자율신경 불균형·수면 질 저하로 기분장애 심해져
무리한 체중감량이나 약물 조절 삼가고 가벼운 운동으로 활력 찾아야

(시사저널=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3세 남성이 최근 1년 사이 체중이 47kg 증가해 비만 치료를 받기 위해 진료실을 찾았다. 환자는 수면장애와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앓고 있었으며, 첫 진료 당시 키 172cm, 몸무게 118kg으로 고도비만 상태였다. 비만 주사치료를 시작한 뒤 체중이 줄어들면서 자신감도 회복됐고, 복용하던 정신건강의학과 약물도 일부 감량했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갑자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일 수 있는지 물었다.

비만 약물치료를 시작한 뒤 3개월 동안 체중은 약 4kg 감소했다. 이 정도 감량 속도만으로 자살 생각이 나타난 원인을 비만치료제 부작용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2kg 정도 체중감량은 신체에 큰 무리가 없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 환자는 비만도가 높아 이보다 다소 빠른 체중감량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환자는 7월에 비만 약물치료를 시작했지만, 우울감과 자살 생각은 9월말에 나타났다. 일교차가 커지고 일조량이 줄어드는 계절적 변화도 우울감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환자에게는 낮에 햇볕을 쬐며 빠르게 걷고, 5분 이내의 가벼운 달리기를 병행하도록 권유했다. 또 정신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피기 위해 진료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 ChatGPT 생성이미지

큰 일교차, 정신 건강에도 영향

일교차가 커지면 자율신경계 기능과 스트레스 호르몬의 불균형, 수면시간 감소와 수면의 질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연구에서는 일교차가 1도 증가할 때 전체 사망률이 0.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심혈관계와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관련이 있었다.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4년 발표된 미국 연구에서는 뉴욕주에서 20년간 축적된 정신질환 관련 병원 방문 기록 770만여 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교차가 0.1도에서 12.2도로 커질 때 우울증과 양극성장애 등을 포함한 기분장애 관련 병원 방문이 32.5%에 달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환절기에 일교차가 10도 이상 커지면 체온과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자율신경계의 체온 조절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 기존 정신질환이 있거나 일부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이런 변화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환절기에는 흡연과 과음, 과식 등 신체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을 피하고,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거나 열량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는 체중감량 과정에서 기존 정신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만치료제 복용 시 용량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조절하고, 필요하면 진료 간격을 단축해 정신 건강 상태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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