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法 "생산 멈추지 말라"…삼성바이오 노조, 쟁의기금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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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파업 중에도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법원 결정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보안작업 규정의 확대해석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서는 한편, 전면 파업을 대신할 선별적·단계적 파업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일 법원의 가처분 항고심 결정으로 주요 생산공정의 쟁의행위가 제한되자 파업을 잠정 연기하고 대응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박재성 상생노조위원장은 "이미 시작한 생산은 파업 중에도 평소와 같은 인력과 시간, 규모로 계속하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파업을 제약해 놓고 노동조합은 무슨 힘으로 회사와 대등하게 교섭하라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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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쟁의기금 가결·선별 파업 전환…"파업 막아도 원인 안 사라져"
28일 사측과 대화 방향 논의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파업 중에도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법원 결정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했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보안작업 규정의 확대해석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에 나서는 한편, 전면 파업을 대신할 선별적·단계적 파업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쟁의행위 제한 범위를 확대한 법원의 항고심 결정을 비판하며 실질적인 단체행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 인사운영 개선·단협 명문화 요구…2차 총파업 잠정 연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은 사측의 인사 운영과 임금 협상 등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에서 출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공개된 회사 내부 문건에는 '저성과자 관리'라는 명목으로 하위평가를 늘려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조합비 납부 내역과 통상임금 소송 참여자를 별도로 관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1차 파업을 통해 대표이사로부터 인사평가 투명성 강화, 인력 충원, 하위고과 비율 확대 중단 등의 약속을 받아냈으며, 이를 일회성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는 단체협약 요구 철회를 교섭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며 성실한 교섭을 거부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10월 26일부터 3주간의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법원의 가처분 항고심 결정으로 주요 생산공정의 쟁의행위가 제한되자 파업을 잠정 연기하고 대응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다.
▲ 항고심 "멈추면 변질" 100% 가동 명령…사실상 '파업 금지'
파업 계획에 제동을 건 이번 결정의 쟁점은 1997년 도입된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의 '보안작업' 인정 범위다. 사측은 해당 규정을 근거로 배양·정제 등 9개 생산공정이 일시라도 중단되면 세포가 변질될 수 있다며 공정 전반에 대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1심은 생산작업과 원료·제품의 변질·부패를 막기 위한 보안작업을 구분했다. 이에 농축·충전 등 생산 후반부 3개 작업에 대해서만 가처분을 인용하고, 배양·초반 정제 등 나머지 작업에 대한 신청은 기각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의 항고심 결정은 1심을 정면으로 뒤집으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주요 생산공정을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가동시간·가동규모·주의의무로 수행하는 것을 노조가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다.
이 결정으로 배양·정제 직군 조합원 약 1000~1400명은 파업 기간에도 평소와 같은 수준으로 근무해야 한다. 다만 쟁의행위 기간 중 회사가 추가로 해동한 세포주에 대한 작업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판부가 공정 중단에 따른 회사의 손해와 대체 의약품이 없는 치료제 공급에 미칠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한 것이다.
▲ "대법원 판단 없던 조항…현장 고려 부족"
노조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덕수의 김수영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안작업 규정과 관련해 다투어진 판례가 드물고 대법원 판단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1997년 조항 도입 당시 논의된 작업으로 냉동·냉장창고의 전원 공급과 용광로 유지 등"을 들었다. 원료·제품과 시설의 손상을 막기 위한 규정을 정상적인 생산을 계속하도록 하는 근거로 넓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심 이후 삼성전자 사건에서 쟁의행위를 폭넓게 제한하는 결정이 나왔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항고심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연속공정의 특성을 이유로 생산작업 자체를 보안작업으로 인정하면 다른 산업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어 "파업 전후 세포의 해동 시점에 따라 작업 의무를 달리한 판단도 의문이 든다"며 "변질 부패 위험이 기준이라면 파업 이후 해동한 세포도 같은 위험이 있는데, 이를 제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위헌적 결과를 피하려고 법에 없는 예외를 필요로 하는 법 해석은 적절치 않다"며 "이 해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세포가 생산공정에 함께 들어오는 상황에서 작업 대상을 구분해야 하는 어려움도 짚었다. 그는 "현장에서 계속 파업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현실적 고려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노조위원장 "파업 제한해도 원인 안 사라져"…선별 파업 검토
박재성 상생노조위원장은 "이미 시작한 생산은 파업 중에도 평소와 같은 인력과 시간, 규모로 계속하라는 것"이라며 "이렇게 파업을 제약해 놓고 노동조합은 무슨 힘으로 회사와 대등하게 교섭하라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어 "파업을 제한한다고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자의 기여에 걸맞은 보상과 부당한 인사운영을 바로잡을 단체협약을 요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백브리핑에서 "전면적 파업보다는 부분적으로 집중해서 파업을 하겠다"며 물류 등 간접부서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생산부서의 참여 범위를 순차적으로 넓히는 방안을 설명했다.
노조는 이를 뒷받침할 쟁의기금 조성안도 투표 참여자의 81.92%가 찬성해 가결됐다. 조합원 1인당 20만원을 기본으로 기금을 마련해 파업 참여자의 임금 손실을 보전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은 오는 28일 회사 측과 향후 대화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단체협약 요구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형식으로 교섭할 수도 있다"면서도 회사가 제시할 대안이 명확하지 않아 요구를 먼저 철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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