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니제르에 파병 승인…'안보 방어선' 사헬 개입 본격화

이정환 기자 2026. 10. 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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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가 국경을 맞댄 서아프리카 니제르에 군부대를 파견하기로 하면서 60년 넘게 유지해 온 해외 군사 불개입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다.

로이터통신,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알제리 상·하원은 25일(현지시간) 니제르 영토에 군부대를 파견하는 안건을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지난 21일에는 살리푸 모디 니제르 국방장관이 알제리에서 파병의 틀을 규정하는 군사 협정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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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이후 첫 해외 파병 추진…옛 프랑스군 기지 주둔할 듯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반란군이 공항과 대통령 관저를 공격한 뒤 보안요원이 거리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2026.8.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알제리가 국경을 맞댄 서아프리카 니제르에 군부대를 파견하기로 하면서 60년 넘게 유지해 온 해외 군사 불개입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다.

로이터통신,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알제리 상·하원은 25일(현지시간) 니제르 영토에 군부대를 파견하는 안건을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승인했다. 양원 의장단은 성명에서 파병 목적이 '에너지 이익 보호'와 '양국 군사협력 협정 이행'에 있다고 설명했다.

알제리 하원 제1당 민족해방전선(FLN)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의회 표결이 "초국가적 위협의 범위 확대와 사헬 지역 분쟁의 증가, 테러리즘과 조직범죄, 무기 밀수, 마약 밀매의 확산을 고려해 국가의 사활적 이익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제리군 부대는 리비아 국경 인근 니제르 북부 마다마에 배치될 예정이다. 마다마는 과거 프랑스군이 사헬 지역 대테러 작전 당시 사용했던 군사기지가 있던 곳이다. 리비아와 니제르 사이의 이동 경로를 통제하고, 나아가 북아프리카와 사헬 지역을 연결하는 통로를 장악하려 한다는 의미라고 르몽드는 전했다.

이번 파병으로 알제리는 무장 세력의 준동으로 골머리를 앓는 니제르의 안보 후원국 역할을 자처하게 됐다. 파병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이집트에 지원 병력을 보낸 이후 알제리의 첫 해외 파병이 된다.

알제리의 안보 정책은 그동안 1960년대 제3세계주의 운동의 유산인 불개입 전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자국 남부의 '안보 방어선'으로 간주하는 사헬 지역에서 분쟁이 잇따르면서 2020년 양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해외 파병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다.

알제리는 지난 8월 말 벌어진 쿠데타 미수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니제르 군사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기 편대를 파견하기도 했다. 이들 전력은 반란군이 진압된 뒤 배치됐지만,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여러 무장단체에 경고 메시지가 됐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보안요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서아프리카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 '자마트 누스라트 알이슬람 왈무슬리민'(JNIM·이슬람과 무슬림 지원단)은 공항과 공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이 발생한 뒤 배후를 자처했다. (니제르 국영방송 ORT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18 ⓒ 로이터=뉴스1

또한 이번 파병은 2023년 니제르 쿠데타 이후 한동안 긴장 관계에 놓였던 알제리와 니제르의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알제리가 국경 인근에서 말리 드론을 격추한 뒤 니제르가 말리, 부르키나파소의 주알제리 대사 소환 결정에 동참하면서 악화했다. 세 나라는 사헬 쿠데타를 계기로 집권한 군사정권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사헬국가동맹(AES)을 결성했다.

이후 알제리는 사헬 지역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니제르에 집중했다. 지난 2월 압두라하마네 티아니 니제르 대통령이, 8월에는 알리 마하마네 라민 제인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했다. 지난 21일에는 살리푸 모디 니제르 국방장관이 알제리에서 파병의 틀을 규정하는 군사 협정에 서명했다.

알제리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배경으로 주목된다. 알제리 국영 에너지기업 소나트락은 니제르·나이지리아와 함께 총연장 4200㎞의 사하라 횡단 가스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산 천연가스를 유럽을 비롯한 국제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한 새로운 경로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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