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법원이 배척한 ‘윤석열 논리’로 ‘한동훈 감찰 방해’ 각하

전혁수 2026. 10. 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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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한동훈 감찰 방해' 사건을 각하 처분하면서 과거 법원이 배척한 윤석열 측 논리로 각하 이유를 댄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20~2021년 진행된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의 한동훈에 대한 감찰 개시에 위법성이 있어 감찰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12월 한동훈에 대한 감찰·수사 방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지시 등 혐의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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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한동훈 감찰 방해’ 사건을 각하 처분하면서 과거 법원이 배척한 윤석열 측 논리로 각하 이유를 댄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지난 2020~2021년 진행된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의 한동훈에 대한 감찰 개시에 위법성이 있어 감찰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2021년 10월 한동훈에 대한 감찰 개시가 정당했고, 윤석열의 감찰 중단 지시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은 2025년 3월 같은 내용의 고발을 법원이 배척한 윤석열 측 주장과 유사한 논리로 각하 처분했다. 이어 공수처도 지난 7월 각하 처분을 내렸는데 뉴스타파 확인 결과 공수처의 각하 이유는 검찰과 동일했다.

검찰·공수처, “한동훈 감찰에 위법 여지”…윤석열 주장과 유사

지난 2020년 3월 31일 MBC는 채널A 기자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캐내기 위해 사기 혐의로 수감돼 있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압박했다는 의혹, 이른바 ‘채널A 사건’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채널A 기자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최측근이었던 한동훈 당시 검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은 한동훈 당시 검사에 대한 감찰을 개시하겠다고 수 차례 보고했지만, 윤석열 당시 총장은 감찰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한 부장은 한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지 못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이하 감찰본부 규정) 제4조 제1항은 고검검사급 이상 검사에 대한 감찰의 경우 감찰부장이 검찰총장에게 감찰 개시 사실과 결과만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이 한 부장에게 부당한 감찰 중단 지시를 내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의 한동훈 감찰 방해 사건 관련 공수처의 불기소 이유서 일부.

서울중앙지검은 2025년 3월 20일 윤석열의 한동훈 감찰·수사 방해 사건을 각하 처분했다. 뉴스타파가 더불어민주당 김의겸·송영길 의원을 통해 입수한 공수처의 불기소 이유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한동수 당시 대검 감찰부장의 감찰개시가 감찰본부 규정과 대검 감찰위원회 운영 규정(이하 감찰위원회 규정)을 위반한 조치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찰본부 규정 제4조 제2항은 감찰본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 시정을 명하거나 직무수행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동수 부장의 감찰 개시에 위법성이 있으므로 윤석열 총장의 감찰 중단 지시가 정당하다는 취지다.

윤석열의 한동훈 감찰 방해 사건 관련 공수처의 불기소 이유서 일부.

지난 7월 같은 내용의 사건을 각하 처분한 공수처 역시 검찰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했다. 공수처는 불기소 이유서에서 이러한 검찰의 판단을 적은 후 “이 사건과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개시·진행해야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사실상 검찰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 윤석열의 한동훈 감찰 방해 사건에 ‘면죄부’를 준 셈이다.

그런데 검찰과 공수처의 이러한 불기소 이유는 지난 2021년 10월 윤석열 징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배척한 윤석열 측 주장과 유사하다. 검찰은 법원과 정반대 판단으로 윤석열을 수사하지 않겠다는 각하 처분을 내렸고, 공수처는 이런 검찰의 판단을 답습하며 수사 필요성을 부정한 것이다.

5년 전 법원은 ‘위법 감찰’ 주장 모두 배척

윤석열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12월 한동훈에 대한 감찰·수사 방해, 재판부 분석 문건 작성 지시 등 혐의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징계 혐의를 인정하면서 “면직 이상의 징계도 가능하다”며 징계 수위가 낮다고 판결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징계가 취소됐지만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절차적 하자가 이유였고, 2심 재판부는 징계 사유와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판결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1심 재판에서 공수처와 검찰이 불기소 사유로 내세운 것과 같이 한동수 부장의 감찰 개시가 감찰본부 규정·감찰위원회 규정 위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감찰본부 제4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한동수 부장이 한동훈에 대한 감찰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윤석열 총장의 승인을 받았어야 하고 ▲감찰위원회 규정 제2조의3에 따른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한동수 부장의 감찰이 부당하므로, 윤석열 총장이 감찰 중단을 지시한 것이 적법하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윤석열 측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감찰본부 규정 제4조 제1항은 고검검사급 이상 검사의 비위조사를 목적으로 하는 감찰의 경우 감찰부장이 ‘감찰개시 사실과 그 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고 정하고 있는 바, 위 규정의 문언 및 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감찰부장은 이 사건 감찰에 관하여 원고(윤석열)의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개시 사실을 보고함으로써 감찰을 개시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한동수가 2020년 4월 7일 원고(윤석열)에게 이 사건 감찰개시 보고를 함으로써 이 사건 감찰은 적법하게 개시되었다”고 판시했다.

감찰위원회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감찰개시 보고 당시 감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감찰위원회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감찰위원회 규정 제2조의3은 중요 감찰 사건에 대해 감찰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어떤 사항에 대해 심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 실제 감찰위원회는 2004년 8월 경 설립된 뒤 2021년 6월까지 총 102회 회의를 개최했는데, 그 중 감찰 개시에 대해 심의한 것은 단 2건에 불과했다. ‘감찰 개시 여부’까지 감찰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의미다.

윤석열 징계 취소 소송 1심 판결문 일부.

그러면서 재판부는 “한동수의 이 사건 감찰개시 보고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의 범위를 벗어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감찰에 대한 중단 지시는 감찰본부 규정 제4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감찰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은 검찰의 윤석열에 대한 각하 처분 날짜(2025년 3월 20일)보다 약 3년 5개월, 공수처의 윤석열 불기소 날짜(2026년 7월 10일)보다 약 4년 9개월 앞서 나온 것이다.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변호사)은 “판결문을 살펴보면, 윤석열이 한동훈에 대해 감찰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은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한동훈과의 친분 관계 등으로 미뤄보면 고의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 당시 판결문과 관련자료를 압수수색하거나 임의제출을 통해 확보했다면 충분히 기소할 수 있는 사안을 봐준 것 아닌지 의심된다”며 “공수처도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은 채 검찰 수사 결과만 보고 부실하게 결론을 낸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 전혁수 jhs0925@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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