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햇반 30년, 비상식서 일상식으로…누적 매출 1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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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면서 한 번도 밥솥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집에 햇반을 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용량과 곡물을 골라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을 예로 들었다.
CJ제일제당이 매년 밥솥에 지은 밥과 햇반을 블라인드로 비교해 같은 품질인지 확인한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오예진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밥 제조사 중 유일하게 공장 안에 도정 설비를 두고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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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외 매출 1조1000억원 넘겨 역대 최대…1996년 출시 후 30년 누적 10조원
잡곡밥 비중 30% 넘어…12월 계란 흰자 3개 분량 단백질 담은 '단백질 잡곡밥' 출시
해외 비중 2021년 8%서 지난해 15%…부산·진천 전량 수출로 2028년 25% 목표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면서 한 번도 밥솥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지난 21일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 열린 햇반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집에 햇반을 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용량과 곡물을 골라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을 예로 들었다. 1996년 비상식으로 나온 햇반은 지난해 국내외 매출 1조1000억원을 넘겼고, CJ제일제당은 이 브랜드를 2028년 연매출 1조5000억원대로 키우기로 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2023년 국내외 합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겼고, 올해 말까지 30년 누적 매출은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은 국내 햇반 브랜드 전 카테고리와 해외 즉석밥을 더한 소비자가 환산 기준이다.
◇ “밥솥 가져본 적 없다"…집에서 밥 안 해 먹는 가구 7%→39.6%
김 실장은 “상품밥이 곧 햇반으로 통한다"며 “햇반은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됐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 가구는 2015년 7.0%에서 2024년 39.6%로 늘었고, 가구원이 적고 연령이 낮을수록 이 흐름이 뚜렷하다. CJ제일제당이 매년 밥솥에 지은 밥과 햇반을 블라인드로 비교해 같은 품질인지 확인한다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 그날 도정한 쌀로 30분에 4200개…30년 쌓은 특허 267건

말린 벼를 저온에 두는 이유도 같다고 오 연구원은 설명했다. 보관 온도가 높으면 벼 속 수분이 조금씩 빠져 이듬해 여름쯤에는 바싹 마른 쌀이 물에 닿는 순간 갈라진다. 그래서 CJ제일제당 연구원들은 수확철마다 산지 수매 현장을 돌며 포대의 수분을 재고, 여름에는 창고 온도를 직접 확인한다.
공장은 이 쌀을 현미로 들여와 15℃ 저온 창고에 뒀다가 그날 도정한다. 쌀겨가 벗겨진 순간부터 수분이 빠지고 기름 성분이 산화돼 묵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품종과 산지마다 쌀겨 두께가 다르고 같은 쌀도 비 오는 날 들어오면 수분이 높다"며 “그날 쌀 상태에 맞춰 도정 조건을 바꾼다"고 말했다.
무균밥 공정은 1996년 일본에서 들여왔다. 밀봉하기 전에 쌀 표면을 고온고압 스팀으로 순간 살균해 갓 지은 밥맛을 살리는 방식이다. 오 연구원은 “30년간 개량해 같은 설비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며 “햇반 특허는 배합보다 공정과 장치 특허가 많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브랜드 특허는 해외 출원을 포함해 267건이다.
이날 공개된 진천 공장 생산라인은 용기에 쌀을 담아 고압 살균기에서 8차례 살균한 뒤 정수된 물을 채워 100℃ 취반실로 보낸다. 취반실에서는 한 번에 4200개씩 30분간 밥을 짓는다. 다 지은 밥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에서 밀봉하고, 용기째 뒤집어 15분 뜸을 들인 뒤 냉각조에서 15분 식힌다. 이어 중량·금속·엑스레이·외관 검사를 거친다. 햇반 생산팀 관계자는 “미생물 검사를 거쳐 5일 뒤 출고하고, 표본은 35℃ 가온실에 한두 달 두고 다시 검증한다"고 말했다.

◇ 쌀 모양 단백질로 밥 설계…미국선 2배 비싸도 점유율 11.9%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 잡곡밥은 2019년 국내 즉석밥 사업의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라인업으로 자리 잡았다. 김 실장은 “국내 상품밥 시장은 5% 성장하는데 백미가 4%, 잡곡밥이 13%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 내 잡곡밥 침투율은 15%로 백미의 절반이라 올라올 여력이 있다"고 했다. 다만 김 실장은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미세하게 떨어지는 건 맞다면서도 무리한 가격 판촉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CJ제일제당은 12월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내놓는다. 식물성 단백질을 쌀 모양으로 성형한 단백쌀을 넣어 한 공기에 계란 흰자 3개 이상의 단백질을 담았다. 오 연구원은 “기존 성형쌀은 고온고압 살균을 거치면 죽처럼 풀어졌다"며 “밥알 형태를 유지하는 성형쌀을 독자 개발해 한 공기에 단백질 10g 이상을 담았다"고 말했다. 소용량 '햇반 미니밥' 3종과 햇반 이름을 단 음료·아이스크림 같은 협업 제품도 라인업에 들어와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햇반은 미국·캐나다·호주·멕시코 등 60여개국에 진출해 있고,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늘었다. 미국 가공밥 시장은 서카나 기준 1조5000억원 규모다. 김 실장은 “미국 점유율은 11.9%이고 1위 벤스 오리지널이 45% 정도"라며 “2028년 해외 비중은 25% 안팎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미국 현지 조사에서는 응답자 34.6%가 건강한 선택지라는 이유로 쌀을 샀다. 주 1회 이상 쌀을 먹는 미국 소비자는 민텔 조사 기준 2023년 37%에서 지난해 45%로 늘었다. 김 실장은 “미국 구매층은 인구 비율대로 고르게 분포한다"고 말했다.

미국 판매분은 부산·진천 공장에서 전량 수출한다. 장립종 햇반은 과거 한두 차례 수출했다가 이어가지 못했다고 오 연구원은 말했다. 김 실장은 우선 찰진 밥 포지셔닝에 집중하고 장립종 등 다른 곡물로 넓히는 건 그 뒤 계획이라고 했다. 동남아는 가공식품이 일상에 들어온 초기 단계라 미국·유럽을 먼저 공략하고, 쌀 요리가 많은 유럽이 다음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밥은 한식 글로벌화의 기반으로 밥이 바뀌면 사람들의 생활과 식문화를 바꿀 수 있다"며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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