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탔는데 기사님 머리 희끗하면 불안해요”…고령 택시기사 사고율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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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서 70대 기사가 몰던 택시가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40대 부부를 덮쳤다.
전국 택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 10년간 크게 줄었지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가 낸 사고는 오히려 6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택시기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정도로 업계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영향이다.
6월 대구에서는 74세 택시기사가 앞차를 들이받은 뒤 차량 여러 대와 연쇄 충돌하면서 10명이 다치는 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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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낮고 초기 비용 커지며
젊은 층들은 택시기사 외면
“고령화 맞춰 관리 강화 필요”

전국 택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 10년간 크게 줄었지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기사가 낸 사고는 오히려 6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택시기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정도로 업계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영향이다. 고령층의 신체적·인지적 특성을 고려한 운전자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매일경제가 한국도로교통공단과 경찰청의 연도별 택시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택시기사가 가해자인 전국 교통사고는 2015년 2만2514건에서 2025년 1만2493건으로 44.5%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65세 이상 택시기사가 낸 사고는 4138건에서 6807건으로 64.5% 늘었다.
전체 택시사고에서 고령 기사가 낸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높아졌다. 2015년 18.4%였던 65세 이상 택시기사 사고 비중은 2022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50.7%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54.5%에 달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택시업계의 급격한 고령화가 있다.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전국 택시기사 23만6449명 중 65세 이상은 11만6499명으로,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2015년 4만9020명(19.4%)에서 인원은 137.7% 증가했고, 비중은 2.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60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택시기사의 71.3%에 달한다.
반면 중장년층 택시기사는 급감했다. 2015년 3만3775명이었던 40대 택시기사는 지난해 1만3760명으로 줄었고, 50대도 같은 기간 10만7535명에서 5만1563명으로 감소했다. 서울에서 15년째 택시를 운전하는 50대 A씨는 “요즘은 승객들이 나이를 묻고 50대라고 답하면 젊은 기사라며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택시업계의 고령화는 젊은 층의 신규 진입이 줄어든 반면 기존 기사들의 은퇴는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려면 기존 기사로부터 면허를 양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역에 따라 1억원을 훌쩍 넘는 면허 가격이 젊은 층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월 250만~350만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개인택시 실수익도 노동 강도를 고려하면 젊은 층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반면 은퇴 후 마땅한 소득원이 없는 고령 기사들은 운전대를 쉽게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택시업계는 은퇴 후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업종인 데다 젊은 층이 기피하다 보니 업계도 고령 운전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령 택시기사의 운전 중 인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부산 기장군에서는 70대 택시기사가 차로를 변경하다 도로를 걷던 70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6월 대구에서는 74세 택시기사가 앞차를 들이받은 뒤 차량 여러 대와 연쇄 충돌하면서 10명이 다치는 9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1월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도 70대 후반 택시기사가 몰던 차량이 승용차와 신호등 등을 잇달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택시기사의 증가세를 고려해 사업용 운전자에 대한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는 “고령 운전자는 신체 노화로 위험을 인지하고 판단·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많은 승객을 태우는 사업용 운전자는 일반 운전자보다 훨씬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적용되는 강화된 면허 관리 기준을 70세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연구에서는 70세부터 인지 반응 능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75세 이상에서는 저하 폭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운전면허 적성검사 주기 단축과 인지선별검사, 교통안전교육 의무화 등을 70세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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