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개발·훈련 도구 제공하는 엔비디아… AI 반도체처럼 글로벌 생태계 장악 노려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10. 2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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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은의 실리콘밸리 씬]
인텔·AMD 등도 개발 경쟁 가세
지난 21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GTC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높이 25㎝의 두 발로 걷는 오리 모양 로봇 ‘마이크로덕’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현지 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GTC’ 무대에 오르자 작은 오리 모양 로봇 네 마리가 등장했다. 로봇들은 황 CEO의 말을 알아듣고 “낮잠을 자라”는 말에 몸을 눕혔다가 “일어나라”는 지시에 다시 일어났다. 로봇은 엔비디아가 아니라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허깅페이스 산하 폴른 로보틱스가 만들었다. 다만 훈련과 시험에는 엔비디아 기술이 쓰였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소형 AI 컴퓨터 ‘RTX 스파크’를 가리키며 “너희가 여기서 만들어진 것 아니? 놀랍지 않니?”라고 물었다. 로봇들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슈퍼컴퓨터에서 학습한 뒤 RTX 스파크의 가상 환경에서 움직임을 익혔다. 가상 공간에서 로봇을 시험하는 ‘아이작 심’, 로봇 행동을 학습시키는 ‘아이작 랩’,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임과 균형을 계산하는 ‘뉴턴’ 등도 활용됐다.

로봇이 공장과 물류 창고를 넘어 확산하면서 칩 성능뿐 아니라 개발 소프트웨어도 중요해졌다. 특정 칩과 도구에 맞춰 개발한 로봇은 다른 칩으로 바꾸려면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다시 검증해야 한다. 시장 초기부터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엔비디아는 가상 시험부터 행동 학습, 실제 로봇에서 AI 실행까지 이어지는 개발 단계별 도구를 제공한다. 완성 로봇을 직접 만들지 않고도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로봇 산업의 중심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는 앞서 AI 반도체 시장에서도 GPU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를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만들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인 바 있다.

경쟁사들도 바쁘다. 인텔은 지난 22일 개발자들을 모아 로봇 개발 도구 ‘로보틱스 AI 스위트’와 AI 모델을 자사 칩에 맞게 실행하는 ‘오픈비노’를 소개했으며, AMD는 로봇용 ‘라이젠 AI 임베디드’와 로봇 개발 환경 ‘ROS 2’ 연계 코드를 공개했다. 퀄컴은 ‘드래곤윙 IQ10’ 프로세서와 로봇 제조사가 제품 개발에 활용할 레퍼런스 설계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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