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항공기서 화재 사고.. 보조배터리 공포 재점화

정용진 2026. 10. 25. 11:2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콩발 제주행 여객기서 보조배터리 발열·연기 발생
배터리 꺼내려던 50대 여성 승객 왼손 엄지 화상
승무원 내열격납가방 투입·침수 조치로 화재 대응
기내 배터리 화재 위험 고조…안전관리 강화 목소리
[지데일리] 기내에서 보조배터리가 발열하며 연기가 발생해 승객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홍콩발 제주행 여객기에서 보조배터리가 발열하며 연기가 발생해 중국 국적 50대 여성이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다. 승무원들은 배터리를 내열격납가방에 넣어 침수 조치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항공기 내 보조배터리 화재 위험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휴대용 전자기기의 안전관리와 기내 비상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0분께 홍콩에서 제주로 향하던 홍콩익스프레스 항공기에서 기내 연기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국제공항 착륙을 앞둔 시점에 좌석 아래 가방에 들어 있던 보조배터리가 발열하면서 연기가 피어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상황을 확인하던 승객이 보조배터리를 꺼내려다 부상을 입으면서 자칫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부상자는 중국 국적의 50대 여성으로, 연기가 발생한 보조배터리를 확인하고 이를 꺼내는 과정에서 왼손 엄지손가락에 화상을 입었다. 다행히 부상자는 병원 이송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상 정도와 보조배터리의 발열 원인, 기내 연기 발생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승무원들은 연기가 발생한 보조배터리를 기내 배터리 화재 대응용 내열격납가방에 넣고 침수 조치를 진행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기내에 추가적인 화재 위험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초기 대응 과정에서 화재 확산을 막은 점은 다행이지만, 보조배터리에서 발생한 연기가 승객의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배터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사용 시간을 늘려주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다수의 보조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충격이나 내부 손상, 제조 결함, 과충전, 노후화 등으로 이상이 발생하면 급격한 발열과 연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배터리 내부에서 열이 급격히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이 진행되면 일반적인 소화 방식만으로 진압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유독성 연기까지 발생할 위험이 있다.

항공기 내부는 공간이 제한돼 있고 승객과 승무원이 밀집해 있어 배터리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좌석 아래 가방이나 수하물 안에 보조배터리를 보관하면 이상 발열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으며, 연기가 발생한 배터리를 승객이 직접 꺼내려다 화상을 입거나 추가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승객이 배터리를 꺼내려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만큼, 기내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을 때 승객이 취할 행동과 승무원의 대응 절차를 명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항공사의 대응 장비와 승무원 교육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내열격납가방 등 배터리 화재 대응 장비를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장비의 비치 위치와 사용법, 신속한 초기 대응 절차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승객에게는 보조배터리의 외관이 부풀거나 손상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이상 발열이나 타는 냄새, 연기가 감지되면 직접 만지거나 꺼내려 하지 말고 즉시 승무원에게 알리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발열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제품 결함이나 사용 과정의 문제를 섣불리 단정하기보다 배터리 상태와 보관 환경, 사고 당시의 대응 과정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 안전은 사고가 발생한 뒤 진화하는 대응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며 "위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승객의 불필요한 접촉을 막으며, 사고 원인을 분석해 예방책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함께 마련될 때 기내 배터리 사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