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치 예약도 끝"…거품론 비웃는 빅테크의 '큰손 베팅' [박한신의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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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드는 질문이다.
그리핀은 천문학적 투자비용이 회수되고 GPU 수요가 유지되려면 AI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모델을 '기업들이 무조건 써야하는 필수품(A Must-have)'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를 활용한 광고 효율 개선이 추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머지 않아 전 세계 기업들이 매일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에 AI가 들어가는 시대가 도래하며 훨씬 큰 시장이 열릴 것이란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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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CEO는 "2028년 물량도 예약"
기업용 SW가 AI 수요 폭발 이끌 것
월가는 GPU 공급과잉 경고하지만
AI 대중화 따른 수요 증가에 베팅

'저 엄청난 투자금을 언제 회수할 수 있을까?'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드는 질문이다. 메타는 지난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설비투자(CAPEX) 전망을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조정했다. 하단을 50억달러 높이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증자 계획까지 언급하자,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다음 날 메타 주가는 약 7% 급락했다.
AI가 유망한 것과 천문학적 돈을 쏟아 붓는 것은 다른 얘기다. 그럼에도 전례 없는 투자에 나서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좀처럼 투자 속도를 늦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들은 어떤 큰 수요를 보고 있는 걸까.
앤디 제시 "5~7년 후 엄청난 추론 수요"
힌트는 최근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설명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이달 23일 공개된 미국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팟캐스트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올해 공급분이 매진됐고, 내년에는 대부분이, 2028년까지도 상당 부분이 예약됐다고 밝혔다.
올해 2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연산 자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물론 메타와 AWS는 사업 모델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앞으로 AI 수요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재시는 현재 AI 수요를 양쪽에 무게가 실린 '바벨'에 비유했다. 한 쪽에는 막대한 연산자원을 소비하는 AI 연구소가 있다. 챗GPT와 클로드 개발에 열중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대표적이다. 다른 한 쪽에는 고객 응대나 업무 자동화 등에 AI를 활용하며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있다.

그런데 재시가 더 주목한 곳은 바벨의 가운데다. 기업들이 이미 사용 중인 각종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이에 해당한다. 앞으로 5~7년이면 이런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AI를 도입하며 엄청난 추론 수요를 형성할 거란 얘기다.
재시는 이 같은 수요들을 설명하며 투자금을 더 써도 나쁜 자본 사용이 아니라고 했다.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고성장기에는 FCF가 압박 받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의심하는 월가 "공급 과잉 올 수 있어"
하지만 월가는 의심하고 있다. 월가 거물인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최근 한 대담에서 "AI는 시타델의 석박사급 인력이 4~6주 걸리던 결과물을 몇 시간 만에 도출한다"고 AI의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과잉 시 벌어질 현상에 대해 경고했다.
그가 든 비유는 항공업이다. 비행기 좌석이 남는 상황이라면 비워두기보단 20달러를 받더라도 파는 편이 이득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의 수직낙하다. GPU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시작하면 놀리는 것보다 가격을 낮춰 고객을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그리핀은 AI를 쓰는 기업들이 비용에 민감해지고 있다며 공급과잉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업들이 꼭 필요한 소수 업무에만 비싼 최첨단 모델을 쓰고, 나머지에는 저렴한 오픈형 모델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지금의 높은 가격이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핀은 천문학적 투자비용이 회수되고 GPU 수요가 유지되려면 AI 개발사들이 자신들의 모델을 '기업들이 무조건 써야하는 필수품(A Must-have)'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제약 산업의 경우 오픈AI나 앤트로픽이 불치병의 치료법을 풀어낼 수 있다면 모든 제약사들이 얼마가 됐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 거란 전망이다.
빅테크는 AI 일상화에 '베팅'
하지만 이 같은 회의적 시각에 대한 반박 또한 적지 않다. 더 비싸게 받지 않아도 AI 전환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 평범한 업무에 AI가 도입되고, 누구나 AI를 이용하게 되는 경로로도 수익성은 높아질 수 있다. 재시 CEO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논리다.
물론 재시 또한 기업들이 AI를 폭넓게 활용하려면 추론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하던 기업들도 값이 내려가야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하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사용량이 세 배가 되면 매출은 증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월마트의 경우 일반 매장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상품 관련 데이터 8억5000만 건 이상을 생성하거나 개선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찾도록 돕고, 재고 관리와 주문 배송 등에 필요한 정보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대화형 AI 도구에도 하루 수백만 건 이상의 질의가 들어온다. 오피스 안의 어려운 개발 작업뿐 아니라 평범한 업무에서 AI가 널리 도입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메타도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를 활용한 광고 효율 개선이 추가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천문학적 투자를 이어가는 빅테크가 바라보는 것은 암과 같은 난제를 해결할 소수의 수요뿐만이 아니다. 머지 않아 전 세계 기업들이 매일 사용하는 업무용 프로그램에 AI가 들어가는 시대가 도래하며 훨씬 큰 시장이 열릴 것이란 미래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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