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가 떠난 집, 남은 반려견∙반려묘도 슬퍼할까 [펫 상실학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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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를 떠나보낸 보호자가 남은 아이를 안고 진료실에 와서 묻는다. 연구진이 아이를 직접 관찰한 것이 아니라 보호자에게 물은 설문이다.
개를 두 마리 이상 키우다 한 마리를 보낸 보호자 426명이 답했다.
그렇다고 보호자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는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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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도 슬퍼하는 걸까요?”

2022년에는 더 큰 설문이 나왔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연구다.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개를 두 마리 이상 키우다 한 마리를 보낸 보호자 426명이 답했다. 변화는 집마다 달랐다. 남은 개가 관심을 더 요구했다는 답이 67%였다. 덜 놀고, 덜 먹고, 겁이 늘었다는 답도 있었다. 변화가 없었다는 답도 13.4%였다. 보호자가 보고한 변화의 지속 기간도 달랐다. 두 달 미만이었다는 답도, 여섯 달을 넘겼다는 답도 있었다.
두 개가 친구나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였다고 답한 집에서 행동 변화가 더 많이 보고됐다. 연구진이 여러 요인을 함께 분석했을 때는, 함께 산 기간보다 두 개가 어떤 관계였는지가 변화를 설명하는 데 중요했다. 떠난 개의 몸을 남은 개에게 보여 줬는지는 행동 변화가 이어진 기간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다. 다만 이것만으로 몸을 보여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거나 필요 없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그래서 남은 아이가 달라졌을 때 나는 슬픔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밥을 안 먹는 이유는 슬픔만이 아니다. 입안의 통증이나 다른 질환 때문에 먹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고양이가 먹지 않는다면 이틀씩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성묘도 식욕부진이 24시간 정도만 지속돼도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마음의 변화로만 넘기지 않고, 몸의 문제를 함께 확인한다. 몸과 마음을 꼭 둘로 나누어 볼 필요도 없다. 상실 뒤의 스트레스와 신체 질환이 함께 있을 수 있다. 보호자가 본 변화를 진료실에 가져오는 것은 슬픔을 병으로 만들려는 일이 아니다. 돌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는 일이다.
2022년 연구진은 보호자의 일상이 바뀌는 일도 남은 개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적었다. 밥 시간과 산책 시간처럼 지킬 수 있는 일상은 가능한 한 유지한다. 먹지 않거나 평소보다 뚜렷하게 처진다면 슬픔 때문이라고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는다. 보호자와 남은 아이는 같은 존재의 빈자리를 겪고 있다. 그 빈자리를 똑같이 느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평소보다 달라붙는다면, 그 변화를 귀찮은 일로만 읽지 않아도 된다. 오늘 남은 아이는 어디에 있는가. 먼저 그 곁에 조용히 앉아 보자. 가까이 오면 받아 주고, 혼자 쉬고 싶어 하면 그 자리도 지켜 주면서.
박근필 성장연구소 소장
△참여 대상 :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는 모든 반려인
△작성 분량 : 예) A4 용지 1장 내외 또는 자유 분량
△우대 사항 : 아이의 생전 모습을 담은 소중한 사진 첨부
△접수 방법 : 이메일(kimdy@segye.com)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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