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취향저격…알코올 ‘0.0%’인데 와인 풍미 그대로 ‘나투레오’ 상륙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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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인데 알코올이 없습니다.
미레이라는 3년 넘는 연구 끝에 2008년 스페인 최초의 논알코올 와인 '나투레오 무스캇'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2023년에는 영국 국제 와인·주류 품평회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에서 '저알코올·논알콜 와인 생산자 트로피(Low & No Wine Producer Trophy)'를 받았고 나투레오 스파클링 로제는 94점을 기록했습니다.
2008년 스페인 최초의 논알코올 와인으로 이름을 올린 나투레오의 맏형이자 세계 시장의 베스트셀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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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2008년 스페인 최초 논알콜 와인 출시
‘스피닝 콘 칼럼’ 기술로 맛과 향 그대로 살려
술 덜 마시는 ‘소버 큐리어스’ 트렌드 확산
한국 등 전세계 논알콜 와인 시장 ‘쑥쑥’


마시는 문화가 바뀌고 있습니다. 술을 끊지는 않지만 덜 마시고 더 건강하게 즐기려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흐름이 전 세계로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이를 증명합니다. 영국 주류시장 분석기관 IWSR(International Wine and Spiri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논알콜 주류 판매량은 2025년 약 9% 늘었습니다. 2029년에는 판매량이 2024년보다 3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반 주류 판매가 정체된 상황에서 홀로 덩치를 키우는 셈입니다. 논알콜 와인만 떼어 봐도 기세가 뜨겁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논알콜 와인 시장이 2025년 약 25억달러에서 2033년 53억달러로 두 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이릅니다.



토레스의 역사는 1870년 시작됩니다. 쿠바에서 돌아온 자우메 토레스(Jaume Torres)가 카탈루냐 빌라프랑카 델 페네데스(Vilafranca del Penedès)에 와이너리를 세운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후 5대째 가족이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토레스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건 4대 미겔 A. 토레스(Miguel A. Torres)입니다. 1979년 프랑스 고미요(Gault-Millau) 와인 올림피아드에서 토레스의 카베르네 소비뇽이 보르도 명가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와인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토레스의 논알콜 와인 도전은 2004년 시작됩니다. 5대손 미레이아 토레스 마차세크(Mireia Torres Maczassek)가 연구를 이끌었습니다. 그는 토레스의 R&D 디렉터이자 부티크 와이너리 장 레옹(Jean Leon)의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레이아는 포도 품종 전문가로, 바르셀로나 소재 라몬 유이 대학교(Universitat Ramon Llull) 산하 사리아 화학연구소(IQS)’에서 화학공학 학위를 취득했고 몽펠리에 국립고등농업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Agronomique)에서 양조학 및 포도 재배학 디플로마를 취득했습니다.

투자도 과감합니다. 토레스는 2024~2026년 600만유로를 들여 바르셀로나 인근 파크스 델 페네데스(Pacs del Penedès) 본사에 논알콜 와인만 만드는 전용 와이너리를 짓고 있습니다. 2025년에만 절반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그해 예산에서 가장 큰 항목이었습니다.



나투레오는 ‘포도 주스’가 아닙니다. 진짜 와인을 먼저 만든 뒤 알코올만 쏙 빼냅니다. 포도를 수확해 압착하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약 2주 동안 저온 발효합니다. 포도의 당분이 자연스럽게 알코올로 바뀌면서 완성된 와인이 됩니다. 이 와인을 정제하고 걸러낸 뒤 높다란 스테인리스 원통, 스피닝 콘 칼럼으로 옮깁니다. 안에는 고정된 원뿔과 빙글빙글 도는 원뿔이 번갈아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와인을 위에서 흘려보내면 회전하는 원뿔의 원심력이 와인을 종잇장처럼 얇은 막으로 펼칩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수증기가 이 얇은 막을 스치며 휘발 성분을 낚아챕니다. 핵심은 진공입니다. 원통 안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끓는점을 50도 아래로 확 낮춥니다. 실제 공정은 30도대 후반의 낮은 온도에서 이뤄집니다. 와인을 펄펄 끓이지 않으니 향이 상하지 않습니다.



나투레오는 11월 화이트와 레드를 먼저 한국에 선보이고 스파클링은 내년에 본격 출시합니다. 나투레오 와인은 금양인터내셔날에서 수입합니다.
▶나투레오 스파클링 세미 세코 0.0(Natureo Sparkling Semi Seco 0.0)
잔에 따르면 골든 옐로 빛 위로 섬세하고 촘촘한 버블이 부드럽게 피어오릅니다. 열대 과일과 청사과, 살구의 싱그러운 향이 먼저 반기고 은은한 바닐라가 뒤를 받칩니다. 입에서는 ‘세미 세코(Semi Seco)’라는 이름처럼 살짝 달콤한 맛과 시트러스의 상큼한 산미가 시소처럼 균형을 이룹니다.


옅은 노란색을 띠며 황금사과를 떠올리게 하는 과일 향이 돋보입니다. 시트러스와 흰 꽃, 청사과, 잘 익은 복숭아, 서양배 향이 화사하게 펼쳐집니다. 향만 맡으면 달콤한 와인 같지만 반전이 있습니다. 입에서는 달지 않고 산뜻합니다. 부드러운 질감에 신선한 산미가 어우러지고 모과잼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식전주로 제격이고 흰살생선회, 새우구이, 조개찜 같은 해산물과 닭 요리, 파에야와 훌륭한 조화를 이룹니다. 올리브유를 듬뿍 두른 지중해식 샐러드나 향신료가 가볍게 들어간 태국 커리와도 잘 맞습니다. ‘모히토 0.0’으로 즐겨도 좋습니다. 잔에 라임 주스 30ml와 민트 잎 8장을 넣고 가볍게 으깬 뒤 라임 슬라이스와 얼음을 채웁니다. 여기에 탄산수 120ml와 나투레오 무스캇 120ml를 부어 섞으면 완성입니다.


잔을 가득 채우는 짙은 체리 빛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딸기와 라즈베리, 블랙베리 같은 붉고 검은 베리 향이 순수하게 피어오르고 정향의 은은한 스파이스와 부드러운 바닐라가 복합미를 더합니다. 논알콜 레드는 밍밍하다는 편견을 깹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타닌과 균형 잡힌 산미가 입안에 즙이 많은 듯한 구조감을 만들어냅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가르나차와 시라를 블렌딩하며 카탈루냐 페네데스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합니다. 문두스 비니 논알콜 2026에서 금메달을 받았습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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