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음주측정 전 입헹굴 물 줘야...미제공 시 증거능력 없어”

김성태 기자 2026. 10. 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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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음주측정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023년 7월 4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7조의2에 음주측정 전 운전자에게 입안의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음용수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대법원은 경찰이 운전자에게 물을 제공하고 입안을 충분히 헹구도록 안내·권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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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사진 제공=대법원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음주측정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입헹굼용 물 제공은 법령에 명시된 의무 절차인 만큼 이를 위반해 확보한 측정 결과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3년 12월 9일 세종시 도로 약 3㎞ 구간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은 도로 한가운데 시동이 켜진 차량에서 운전자가 잠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 씨를 체포했다. 이후 지구대에서 입헹굼용 물을 제공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을 실시했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로 나타났다. A 씨 측은 입안에 남아 있던 알코올 때문에 측정 수치가 실제보다 높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을 다퉜다. 2023년 7월 4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7조의2에 음주측정 전 운전자에게 입안의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음용수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1·2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입헹굼용 물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측정 결과가 부정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심은 입헹굼용 물 제공이 경찰 내부지침에 따른 절차일 뿐 대외적 구속력은 없다고 봤다. 2심은 A 씨에게 물을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음주측정 결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음주측정 전 잔류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음용수를 제공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은 경찰 내부 업무처리지침과 달리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경찰이 운전자에게 물을 제공하고 입안을 충분히 헹구도록 안내·권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운전자가 잠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음주 후 20분 이상 지났더라도 트림이나 구토 등으로 입안에 알코올이 남아 측정 수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봤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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