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원 어서 와, 털려보긴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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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인과응보가 꼭 구현되는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또 늘 그렇다. 자기 딸의 과거 '허위 스펙 쌓기' 의혹에 대처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보면 한 시절 그리 험하게 칼춤을 추고 모진 말을 내뱉던 업보를 떠올리게 된다.
허물 잡기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었으나, 한 의원이 페이스북에 매우 거칠고 교묘한 해명을 하는 바람에 느슨하게 보았던 이들도 도리어 자세를 다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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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인과응보가 꼭 구현되는 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또 늘 그렇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말로 흥한 자 말로 망한다. 민심의 그물이 넓고도 촘촘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딸의 과거 ‘허위 스펙 쌓기’ 의혹에 대처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보면 한 시절 그리 험하게 칼춤을 추고 모진 말을 내뱉던 업보를 떠올리게 된다.
2022년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그의 딸 ‘스펙’과 관련한 많은 의혹 가운데 제대로 수사된 게 없다는 사실이 새삼 드러났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6년 10월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당시 경찰이 한 의원 딸의 저작권 침해 관련 자료를 미국에서 얻고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뭉갠 사실을 캐물으면서다. 허물 잡기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었으나, 한 의원이 페이스북에 매우 거칠고 교묘한 해명을 하는 바람에 느슨하게 보았던 이들도 도리어 자세를 다잡게 되었다.
“민주당이 한동훈 잡겠다고 떼거지로 덤볐던 소위 ‘0.99달러 저작권’ 마타도어는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까지 받은 사안입니다. 청문회 당시 민주당 측에서 마구잡이식 고발했을 뿐, 문제 될 만한 것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지요. ‘민주당의 망상’입니다. 그러니 덮니 마니 할 게 없습니다.” 청문회 때 문제가 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저작권자에게 사후 승인을 얻어놓고는 마치 사전 허락을 받았던 것처럼 포장했다. 베껴서 펴낸 책값이 0.99달러였지 저작권료가 0.99달러였던 것도 아닌데 둘을 섞어 별일 아닌 듯 둔갑시켰다. 그야말로 ‘부들부들’하면서 동시에 어물쩍 의미를 축소하는 인지 부조화한 태도라니.
10월19일 공소청 국정감사에서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당시 경찰의 요청을 서울중앙지검이 대검과 법무부에 송부하지 않은 것이 “기존 업무 패턴에 비춰서 통상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이에 한 의원은 이번에는 박 청장을 “극단적 친민주당 검사”라고 낙인찍었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근접 수행한 최측근 검사였다는 것이다. 박 청장은 조 전 장관 시절 국회 파견 검사였다. 조 전 장관이 안 친하다고 받아치자, 한 의원은 두 사람이 국회 공무 중 함께 찍힌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나라 밖에서 해외 공관 감사를 하는 와중에도 ‘키보드 배틀’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그의 딸을 둘러싼 화려하다 못해 기상천외한 ‘스펙 신공’이 다시금 줄줄이 소환됐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동일 혹은 유사 아이피를 통해 딸 포함 가족 명의로 글이 쓰였다는 ‘명의도용’ 사건도 재소환됐다. 일부 인사는 ‘한동훈 딸 천재설’로 공론장을 어지럽혔다. 한때 회자한 ‘동훈서답’의 보급형 버전인 셈이다. 한동훈보다 정치적으로 훨씬 더 훈련된 이들까지 ‘중2들의 드잡이’ 같은 ‘한동훈식 말싸움’에 휩쓸리고 있으니 자못 안쓰러운 일이다.
윤석열의 불법 계엄은 자기가 다 막았고, 지금은 이재명 정권과 목숨 걸고 싸우고 있으며,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는 민주당 ××들의 정치 보복이라는 그의 장대한 대모험 스토리를 보자면 엄청 길고 시끄러운데 도무지 의미 값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 딸이 베껴 펴낸 수학 문제집의 저작권은 언제, 어떻게, 누가 ‘승낙’받은 건가. 그 모든 버라이어티한 ‘스펙 쌓기’에 한동훈 부부의 힘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나. 수사는 저절로 멈춘 건가.
김소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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