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0살 햇반, 다음 30년은 '세계 밥상'

신현숙 기자 2026. 10. 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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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뒤 뚜껑을 벗기면 김이 오르고 따끈한 밥 한 공기가 완성된다.

한 번에 4200개의 햇반이 약 30분간 밥이 되고 이후 15분간 뜸을 들인 뒤 냉각과 각종 검사를 거친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해외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식문화와 취식 방식에 맞춰 햇반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각 시장에 맞는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한국식 밥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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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비상식'서 일상식으로…누적매출 10조 눈앞
잡곡밥으로 '건강한 탄수화물' 공략…R&D 특허 267건
60여개국 진출·해외 비중 15%…2028년 매출 1.5조 목표
충청북도 진천 CJ블로썸캠퍼스. [사진=신현숙 기자]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뒤 뚜껑을 벗기면 김이 오르고 따끈한 밥 한 공기가 완성된다. 소비자가 햇반 한 끼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찾은 충청북도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는 그 짧은 2분 뒤에 숨은 긴 과정이 펼쳐졌다. 쌀 보관과 당일 도정부터 세척·불림, 취반, 뜸, 냉각, 검사까지 여러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햇반 한 공기가 완성된다.

1996년 등장한 CJ제일제당 '햇반'이 올해 서른 살을 맞았다. 햇반은 2023년 국내외 합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조1000억원 이상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출시 이후 올해 말까지 누적 매출은 약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2028년 국내외 연매출 1조5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햇반 용기에 쌀이 투입되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30년 전 햇반의 시작은 지금과 달랐다. 1996년 12월 국내 최초 무균포장밥으로 출시됐을 당시에는 갑자기 밥이 부족할 때 찾는 '비상식' 성격이 강했다. 이후 1~2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에 따라 집밥을 대신하는 '일상식'으로 영역을 넓혔다. 햇반컵반 등 한 끼 식사 제품까지 더해지면서 즉석밥의 쓰임도 달라졌다.

이제 무게중심은 '건강한 탄수화물'로 이동하고 있다. 햇반 잡곡밥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2019년 국내 즉석밥 사업에서 10%대였던 비중이 지난해 30%에 육박했다. 오는 12월에는 100% 식물성 단백쌀을 적용해 계란 흰자 3개 이상의 단백질을 담은 '햇반 단백질 잡곡밥'도 선보인다.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은 "궁극적으로는 세계 각지의 다양한 쌀 요리까지 햇반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추는 것이 R&D(연구개발)의 방향"이라며 "최근에는 저탄수와 식단 관리 등 소비자 니즈에 맞는 공정기술까지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햇반이 생산되고 있다. [제공=CJ제일제당]

변하지 않는 밥맛을 위한 기술도 30년간 쌓였다. 진천공장에서는 쌀을 15도(℃)에서 저온 보관하고 현미 상태로 들여와 사업장 안에서 당일 도정한다. 씻고 불린 쌀은 용기에 담긴 뒤 고온 스팀을 이용한 살균과 취반, 밀봉을 거친다. 한 번에 4200개의 햇반이 약 30분간 밥이 되고 이후 15분간 뜸을 들인 뒤 냉각과 각종 검사를 거친다. 공장 자동화율은 약 98%, 연간 생산량은 약 2억8000만개다.

김동준 CJ제일제당 진천 블로썸캠퍼스 햇반 생산팀장은 "현미 상태로 입고 받아 백미로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기 때문에 향과 맛, 외관 측면에서 보다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햇반은 무균화 포장밥 제조기술을 시작으로 도정과 패키징, 진공가압살균, 영양설계까지 기술 범위를 넓혔다. 해외 출원을 포함해 보유한 브랜드 특허만 267건이다. 지역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지난해 국산 쌀 6만5000여톤(t)을 수매했고 선천성 대사이상 환자를 위한 '햇반 저단백밥'도 2009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오른쪽)과 오예진 CJ제일제당 수석연구원. [제공=CJ제일제당]

다음 30년의 핵심 무대는 해외다. 햇반은 현재 미국·캐나다·호주·멕시코 등 60여개국에 진출했다.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8%에서 지난해 15%까지 높아졌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소비자에게 '한국의 찰진 밥'을 알리고 현지 식문화에 맞춘 한국식 밥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해외에서는 현지 소비자들의 식문화와 취식 방식에 맞춰 햇반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각 시장에 맞는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한국식 밥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