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비리 의심만 수천곳… 정부·부동산원, 후속조치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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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공동주택 관리 비리 조기경보시스템'에서 비리 의심 경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비리를 조기에 잡겠다고 만든 시스템이 경보를 띄웠지만 정부는 실제 점검과 처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다"며 "지자체의 점검·적발·처분 결과가 시스템에 반드시 남도록 제도화하고, 실제 적발 사례와 후속조치 결과를 토대로 경보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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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개편 후 경보건수 87.6% 뚝

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공동주택 관리 비리 조기경보시스템'에서 비리 의심 경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관계기관들이 경보 이후 실제 점검 여부와 위반사항 적발, 처분 결과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조기경보시스템에서 비리 의심 경보가 한 차례 이상 발생한 공동주택은 전국 7851개 단지로 집계됐다. 이는 관리비 공개 의무가 있는 공동주택 2만1729개 단지의 36.1%에 해당한다.
조기경보시스템은 국토부가 2022년 구축해 한국부동산원에 운영을 맡긴 제도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등록된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회계감사, 공사·용역업체 선정 내역 등을 분석해 비리 의심 단지를 선별한다. 부동산원은 경보 결과를 지방자치단체가 열람할 수 있도록 제공하며, 5개 이상 항목에서 경보가 발생한 단지는 국토부에도 별도로 통보한다.
문제는 경보 이후의 후속조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원은 경보 발생 단지에 대한 지자체의 점검·감사 시행 여부와 위반사항 적발 여부, 시정명령·과태료 부과·수사의뢰 등 처분 현황을 묻는 의원실 질의에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국토부 역시 관련 자료를 요구받았지만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6곳의 자료만 제출했다. 제출된 자료마저 시도별 집계 기준이 달라 전국적인 점검·적발·처분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허 의원실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와 부동산원은 지난해 12월 조기경보 기준을 개편했다. 단순 오기나 미입력 등 실제 비리와 관련성이 낮은 항목을 정비한다는 취지로, 이상 징후 항목을 기존 31개에서 20개로 줄였다.
개편 전후 기준을 지난해 말 자료에 각각 적용한 결과, 경보 건수는 8만1241건에서 1만80건으로 87.6% 감소했다. 경보가 발생한 단지도 1만9752곳에서 7737곳으로 60.8% 줄었다. 특히 국토부에 별도로 통보되는 '5개 이상 항목 경보 단지'는 개편 전 8255곳에서 개편 후 7곳으로 급감했다.
삭제된 항목 중에는 국토부가 2022년 주요 이상 징후로 제시했던 '최근 1년간 수의계약 결과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단지'가 포함됐다. 해당 항목에서는 기준 개편 직전에도 2380건의 경보가 발생했다. 관리비 등 통장 잔액에 대한 은행조회서나 잔액증명서를 등록하지 않은 회계감사인 관련 항목 역시 개편 직전 1530건의 경보가 발생했지만 삭제됐다.
이후 국토부는 올해 5월 관리비 비리 처벌 강화와 수의계약 대상 제한 등을 담은 '공동주택 관리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관련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일부 항목이 앞서 조기경보시스템에서 삭제돼 제도 개선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이상 징후가 5개 이상 발생한 단지 목록을 첨부해 각 시도에 총 5차례 지도·감독을 요청했다. 공문에는 개편된 조기경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지만, 지자체에 실제 점검 여부와 적발·처분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는 포함되지 않았다. 허 의원실에 따르면 관련 공문에는 해당 결과를 정기적으로 국토부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는 문구만 기재됐다.
허 의원은 "비리를 조기에 잡겠다고 만든 시스템이 경보를 띄웠지만 정부는 실제 점검과 처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고 있다"며 "지자체의 점검·적발·처분 결과가 시스템에 반드시 남도록 제도화하고, 실제 적발 사례와 후속조치 결과를 토대로 경보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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