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도쿄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금지약물 양성 ‘충격’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여자 마라톤 챔피언 페레스 제프치르치르(33·케냐)가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잠정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세계육상연맹 산하 독립기구인 육상청렴위원회(AIU)는 24일 제프치르치르의 경기 외 도핑검사 시료에서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이 검출돼 잠정 출전 정지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잠정 정지는 징계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며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절차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해 산소 운반 능력을 높이는 물질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하고 있다.
문제가 된 시료는 제프치르치르가 지난 8월 시드니 마라톤에 출전하기 전 케냐에서 채취됐다. 그는 이후 시드니 마라톤에서 2시간18분31초로 우승해 2위 이리네 체프타이를 3분 이상 따돌렸다.
제프치르치르는 세계 여자 마라톤을 대표하는 선수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2025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뉴욕, 보스턴, 런던, 시드니 등 주요 마라톤에서도 우승했다.
13년 동안 제프치르치르와 함께 일한 매니저 지아니 데마도나는 AFP에 “EPO 양성 사실을 듣고 혼란스럽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동안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다”고 말했다.
시드니 마라톤 조직위원회도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AIU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케냐 육상의 도핑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AIU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도핑 문제로 출전 정지나 징계를 받은 케냐 선수는 140명이 넘는다.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루스 체픈게티치도 앞서 금지약물 관련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다.
케냐는 최근 202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이달 케냐를 방문해 도핑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보다 강력한 단속을 주문했다.
제프치르치르의 시드니 마라톤 우승 기록을 포함한 최근 성적의 처리 여부는 AIU의 조사와 징계 절차가 끝난 뒤 결정될 전망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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