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모토 NPB 드래프트→유토에게까지 미친 '나비효과'…'투수 장인' 이강철이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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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만 해도 "이런 복덩이가 없다"며 찬사가 쏟아졌다.
올 시즌 4년 연속 최하위의 굴욕을 맛본 키움 히어로즈의 스토브리그에서 아시아쿼터 투수 가나쿠보 유토(27)의 거취가 가장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으로 떠올랐다.
키움 역시 유토를 내보내고 새 판을 짤 경우, '검증되지 않은 원석'을 데려왔다가 마운드가 통째로 무너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유토를 놓는 순간, 키움은 또다시 '깜깜이' 스카우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며 동시에 강력한 경쟁 구단에 검증된 카드를 공짜로 넘겨줄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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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반기만 해도 "이런 복덩이가 없다"며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밑천이 드러나며 마운드 위에서 난타당했다.
올 시즌 4년 연속 최하위의 굴욕을 맛본 키움 히어로즈의 스토브리그에서 아시아쿼터 투수 가나쿠보 유토(27)의 거취가 가장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으로 떠올랐다.
유토의 올 시즌 최종 성적표는 59경기 50⅓이닝 5승 5패 12홀드 14세이브 평균자책점(ERA) 5.19, 54탈삼진.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평범하거나 아쉬운 성적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반기 천당'과 '후반기 지옥'이 극명하게 교차한다.
올 시즌 키움의 전반기 뒷문은 리그 최상위권 팀 부럽지 않았다. 베테랑 셋업맨 원종현이 8회를 삭제하고, 9회에는 아시아쿼터 가나쿠보 유토가 마침표를 찍는 '원종현-유토' 공식이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많은 구단이 개막 직후부터 아시아쿼터 투수의 구위 미달과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반면, 최하위 키움은 오히려 불펜 운용에서만큼은 숨통을 텄다. 유토는 날카로운 포크볼과 공격적인 몸쪽 승부로 9회를 장악하며 당당히 올스타전 무대까지 밟았다.
하지만 8월부터 거짓말 같은 추락이 시작됐다. 9개 구단 전력분석팀의 현미경 분석에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철저히 읽혔고,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지 못한 체력적 한계가 겹치며 구속과 구위가 급격히 떨어졌다.


전반기 3.48이던 ERA는 후반기 8.64로 치솟았고, 피안타율은 0.388까지 폭등했다. "더 이상 뒷문을 맡길 수 없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온 배경이다.
그럼에도 키움이 유토와의 결별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아시아쿼터 시장의 척박함'이다. KBO 아시아쿼터 제도는 연봉과 계약금을 합쳐 최대 20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로 계약 총액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저렴한 몸값으로 일본 독립리그나 사회인야구 출신을 수급해야 하는 구조상, 대다수 팀이 실패를 맛봤다.
키움 역시 유토를 내보내고 새 판을 짤 경우, '검증되지 않은 원석'을 데려왔다가 마운드가 통째로 무너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유토는 KBO리그의 이동 거리, 여름 기후,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존에 이미 적응을 마친 자원이다. 삼성 라이온즈 6경기에선 ERA 1.35 2세이브, NC 다이노스 8경기에선 ERA 1.13 4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특정 팀을 상대로는 압도적인 강점을 증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 위즈의 아시아쿼터 선수 스기모토 코우키가 지난 22일 NPB(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 회의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육성 드래프트 3순위에 지명된 것. 본인은 "KT의 일원으로서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예측하기 힘들다. 내년이면 27세, 평소 NPB진출이 꿈이라고 밝혀왔던 스기모토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만에 하나 스기모토가 NPB를 택한다면 즉시전력감 아시아쿼터를 찾는 KT가 유토를 낚아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키움에 가장 서늘한 시나리오는 바로 이것이다. 말그대로 죽써숴 개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투수 조련의 명장' 이강철 감독이 유토를 영입해 단조로운 구종을 보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준다면, 유토는 전반기처럼 20홀드-20세이브급 특급 셋업맨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유토는 시즌 초반 윽박지르는 패스트볼 그리고 덜 다듬어진 포크볼, 또 하이 패스트볼을 활용해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중반 이후 타자들에게 읽혀, 맞아 나가기 시작했고 시즌 마지막에는 슬라이더 비율을 어느 정도 높이면서 효과를 보기도 했다. 변화구만 좀 더 갈고 닦는다면 충분히 필승조로 쓸만한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토의 후반기 몰락은 '단조로운 투구 패턴'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첫해 풀타임 경험을 바탕으로 비시즌 슬라이더나 투심 패스트볼을 갈고 닦는다면 전반기의 위력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확실한 것은 유토를 놓는 순간, 키움은 또다시 '깜깜이' 스카우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며 동시에 강력한 경쟁 구단에 검증된 카드를 공짜로 넘겨줄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키움은 어떤 선택을 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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