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타는 프랑스... ‘전문 시위꾼’ 활개, 곳곳서 방화·약탈

파리/원선우 특파원 2026. 10. 25.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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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80만명 참가, 1000명 체포
대규모 소요 사태는 없어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마르세유 생뱅상드폴 성당 앞에 주둔한 경찰 장갑차 앞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AFP 연합뉴스

프랑스의 열악한 교육 환경과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24일(현지 시각) 파리·마르세유·리옹·툴루즈·니스·낭트·몽펠리에·스트라스부르·보르도·릴 등 10대 도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80만명(경찰 추산 41만명)가량 시민·학생·노동조합원·‘노란 조끼’ 운동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와 같은 방화·약탈·폭력 사태를 우려해 전국에 7만명 경찰력과 대테러 군부대를 배치하며 ‘철통 경계’ 작전을 펼쳤다. 파리 등지엔 강한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 학생들의 만성절 방학까지 겹치는 등 요인이 겹쳐 우려했던 대규모 소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낭트에서 방호복을 입은 경찰들이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이 폭발하는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조각상 기단에 무정부주의(아나르시즘)를 뜻하는 'A' 낙서가 그려져 있다./AFP 연합뉴스

그러나 파리와 마르세유 등 각지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산발적으로 충돌했고, 일부 지역에선 방화와 약탈도 발생했다. 프랑스 전역에서 1000명이 체포됐다.

이날 파리에선 노동총연맹(CGT)이 신고한 시위가 당초 ‘시위 명소’인 바스티유 광장에서 시작해 나시옹 광장까지 진행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가 도심으로 진입할 것을 우려한 파리 경찰은 시위 당일 아침 행진 경로를 도심에서 떨어진 남동부 포르트 디탈리와 포르트 드뱅센 구간으로 변경했다.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한 시민이 불길이 타오르는 바리케이드 주변을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시위는 초반엔 평화롭게 진행됐다. 이들은 ‘마크롱은 사퇴하라’ ‘공립학교에 돈을 투자하라’ ‘청년은 국민연합에 반대한다’ ‘우리는 모두 반(反)파시스트다’ 등 구호를 외쳤다. 파리 고교생 시몽(17)은 “모든 고교생에게 동등한 교육 자원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도 “경찰이 무섭지만 우리가 나오지 않으면 그들이 이긴다” “부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감세 정책에 항의하고자 나왔다”고 했다.

오후 5시, 포르트 드뱅센에서 행진이 끝나고 시위대가 해산을 시작한 가운데 과격 분자 500여명은 경찰의 차량 저지선 돌파를 시도했다. 헬멧, 방호복,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은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경찰 차량에서 최루탄과 물대포가 발사되기 시작하면서 시위는 과열되기 시작했다.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뱅센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시위대./AFP 연합뉴스

검은 후드에 헬멧, 고글, 방독면까지 갖춘 ‘전문 시위꾼’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경찰의 물대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근 매장에서 폭도 진입을 막고자 마련한 대형 나무 합판을 가져와 물줄기를 막는 방패로 사용하며 경찰 저지선으로 접근했다.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이 땅바닥에 떨어질 때마다 이들은 능숙한 발놀림으로 마치 축구공을 다루듯 연기가 치솟아오르는 최루탄 깡통을 경찰 쪽으로 차버렸다. 시위대는 최루탄 깡통과 각목 조각 등을 경찰을 향해 마구잡이로 던지기도 했다.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뱅센에서 방독면을 쓴 한 시위 참가자가 각목 조각을 경찰에 투척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일부 프랑스 방송사 취재진은 과격 분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경찰 역시 산발적으로 과격 분자들을 방패와 곤봉으로 압박했고, 곳곳에서 저항하는 시위대의 사지를 붙들고 체포하려는 경찰과 다른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프랑스 경찰은 파리의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궁을 비롯, 주요 거점에 경찰 장갑차를 배치하고 무장 경찰을 배치하는 등 경비에 만전을 기하려는 모습이었다. 파리의 주요 간선도로의 나들목 등을 차단하고 수천 명을 검문·검색하며 폭죽 같은 위험물을 압수했다. 리옹에선 시위대 움직임이 과격해질 조짐을 보일 때마다 다가가 선제적으로 진압하기도 했다. 헬기와 드론 등 공중 감시 자산도 적극 동원했다.

24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뱅센에서 시위대가 아우디 매장 유리창을 부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그럼에도 곳곳에서 산발적인 방화와 약탈이 발생했다. 파리의 포르트 드뱅센 지역에서 아우디 등 일부 매장의 유리가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가로수와 쓰레기통 등 곳곳에서 방화를 하기도 했다. 마르세유 시내 곳곳에서도 시위대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질렀다. 그르노블에선 피자헛과 마트가 약탈당했고, 낭트에선 보석상이 침입 피해를 입었다.

노란 조끼 운동 측은 31일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강경 좌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대선 주자 장뤼크 멜랑숑은 “마크롱은 이 시위가 매주 반복되리란 걸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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