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X’ 김지원, 죽어라 뛰었지만… 5·18 비극 품은 환자, 학살 주범과 마주친 ‘충격 엔딩’

이슬기 기자 2026. 10. 24. 23: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방송 캡처

[스포츠경향 이슬기 기자] 배우 김지원의 열연이 빛난 ‘닥터X’가 5·18 민주화운동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가해자의 처참한 말로를 교차시키며 안방극장에 묵직한 울림과 거대한 충격을 선사했다.

2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서는 척박한 해외 시절의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선 계수정(김지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은 피해자 오상범의 수술을 결심하는 과정과 함께, 극 후반부 운명의 장난처럼 병원을 찾은 ‘학살자’ 지두석 전 대통령과의 일촉즉발 대면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계수정의 가슴 아픈 과거로 포문을 열었다. 과거 척박한 해외 근무 시절, 정체 모를 외국 군인에게 목이 졸려 죽을 위기에 처했던 계수정에게 한 외국 아이가 나타나 “당신이 닥터X냐. 당신만이 내 형제를 구해줄 수 있다고 들었다”라며 눈물로 도움을 요청했던 사연이 밝혀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방송 캡처

현재로 돌아와, 계수정이 근무하는 구서대병원은 심각한 적자로 재단 폐원 위기에 직면했다. 병원 측은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위해 선심 쓰듯 수술을 진행하는 파렴치한 언론 플레이를 계획했고, 실패 시 사망이나 식물인간 위험이 큰 고난도 수술이기에 모든 의사들이 기피했다. 그때 계수정이 번쩍 손을 들며 “저요! 제가 직접 집도하겠습니다”라고 나서 병원을 발칵 뒤집었다.

오상범 환자는 5·18 당시 머리에 박힌 총알로 인해 평생 극심한 통증과 환각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머릿속 총알은 당시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공중사격을 가했다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방송 캡처

동료들의 억울한 울분을 접한 계수정은 “실패하면 사망이다. 수술 안 하셔도 살아는 계시겠지만, 이렇게 살아만 있는 게 괜찮으시겠냐”라며 진심으로 오상범을 설득했고, 장희숙(이정은) 등의 조력 끝에 마침내 수술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영상 자료를 검토한 계수정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형을 떠나보낸 오상범에게 “형님을 보세요?”라고 물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상범은 작은 벤치 끝에 앉아 시선은 옆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 계수정은 “수술하면 환각, 발작 등이 줄어들어 형님을 볼 확률도 함께 줄어든다”며, “중요한 정보인 것 같아 말한다”고 전했다.

오상범은 “성(형)이 증상이에요? 환상이 아니구요?”라고 물은 뒤 진실을 알게 된 후 머뭇거리다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모두가 퇴근한 시간, 말을 하지 못하는 그에게 소통의 창구가 되어주었던 수첩도 침대 위에 내려놓은 채 남몰래 병원 옥상으로 올랐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방송 캡처

이 과정에서 극은 극적인 파국으로 치달았다. 오상범이 형의 환각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을 대신해 희생한 형에게 사죄하기 위해 옥상으로 향한 그 시각, 5·18 민주화운동을 무자비하게 도륙 낸 ‘학살의 주범’ 전두환을 연상시키는 지두석 전 대통령이 의식불명 상태로 구서대병원에 헬기로 긴급 이송되어 들어온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으로 머리에 총알이 박혔던 오상범은 헬기가 다가오자 과거의 참상이 떠오른 듯 충격과 공포에 발걸음을 절었다. 그 사이 오상범을 쫓아온 조원진(이진희)과 박태경(김우석)이 몸을 던져 오상범의 안전을 확보했다.

SBS 금토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 방송 캡처

이윽고 헬기에서는 산소마스크를 한 지두석 전 대통령이 실려내려왔고, 실어증을 앓고 있던 오상범은 지두석을 향해 팔을 내밀며 포효했다. 역사의 거대한 비극 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로 얽혀 있던 두 사람이 운명의 장난처럼 한 병원에서 마주한 순간, 계수정은 오상범을 구하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오상범의 모습과 과거 자신의 형제를 구해달라고 호소하던 외국인 아이를 겹쳐 본 계수정이 “제발!”을 다급히 외치며 뛰어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숨통마저 틀어쥐었다.

역사의 아픔을 품은 환자와 그 비극을 빚어낸 독재자의 처절한 교차 속에서, 과연 계수정이 이 폭풍 같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다음 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슬기 기자 leesk@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