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부' 27.6%→'중증' 글로벌 1위→'닥터X' 18.5%…카타르시스 터트린 '천재 의사' 공식 통했다 [종합]
주미소2026. 10. 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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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드라마의 흥행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따뜻한 성장담 대신 실력 하나로 낡은 권력을 무너뜨리는 '천재 의사'가 안방극장에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최근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8.5%를 돌파한 SBS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를 비롯해 지난해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중증외상센터', 지상파 대표 시즌제로 자리 잡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모두 같은 공식 위에 서 있다.
의사 출신 작가 한산이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상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MHN 주미소 기자) 의학 드라마의 흥행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따뜻한 성장담 대신 실력 하나로 낡은 권력을 무너뜨리는 '천재 의사'가 안방극장에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최근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8.5%를 돌파한 SBS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를 비롯해 지난해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른 '중증외상센터', 지상파 대표 시즌제로 자리 잡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모두 같은 공식 위에 서 있다.
출처:SBS '낭만닥터 김사부3'
선발주자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다. 2016년 11월 첫 방송된 시즌1은 지방의 낡은 돌담병원을 무대로 한때 '신의 손'이라 불렸던 괴짜 천재 외과의 김사부(한석규)와 젊은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사부는 거대 병원 권력이 쥐락펴락하는 의료계 질서를 거부하고 오직 환자만 바라보는 인물이다. 휴머니즘이 중심이었지만 실력으로 부조리한 시스템을 이겨낸다는 뼈대는 지금의 히어로물과 닮아있다.
성적표도 화려했다. 시즌1은 9.5%로 출발해 마지막 회에서 자체 최고 27.6%를 찍었다. 한석규는 그해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고 유인식 감독은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연출상을 받았다. 강은경 작가 역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작가상을 수상했다.
인기는 시즌제로 이어졌다. 한석규를 중심으로 안효섭, 이성경이 새롭게 합류한 시즌2는 2020년 최고 27.1%로 막을 내렸다. 2023년 시즌3도 최고 16.8%를 기록하며 7년에 걸친 3연속 흥행을 완성했다. 지난해 2월에는 전 시즌이 넷플릭스에 공개되며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찾았다.
출처: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지난해 1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히어로 의사 공식을 한층 강렬하게 밀어붙였다.
의사 출신 작가 한산이가의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상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대학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수익을 이유로 외상센터를 없애려는 병원 경영진에 맞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백강혁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흥행 기록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중증외상센터'는 공개 직후 국내 넷플릭스 시리즈 1위에 올라 22일 연속 정상을 지켰다. 글로벌 무대에서는 '오징어 게임' 시즌2를 제치고 비영어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63개국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청룡시리즈어워즈 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서울드라마어워즈 K-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품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최근 시즌2와 시즌3를 동시에 제작한다고 확정했다. 주지훈, 추영우, 윤경호, 정재광 등 주역들이 그대로 돌아오고, 중증외상팀 베테랑 간호사 천장미 역에는 정예인이 새로 합류했다. 시즌2는 백강혁(주지훈)이 전국 각지의 중증외상센터를 돌며 겪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출처:SBS '닥터X'
그리고 올해 가을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X')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작품은 일본 TV아사히의 인기 시리즈 '닥터X: 외과의 다이몬 미치코'를 원작으로 한다. 한국판은 원작의 프리랜서 천재 외과의 설정을 살리되 수술실 CCTV 설치나 의대 증원 갈등에 따른 인력 공백 등 국내 의료계의 현실을 녹여 새롭게 각색했다. 김지원이 연기하는 계수정은 병원에 소속되지 않은 채 수술 한 건마다 수당을 받고 오후 6시면 퇴근하는 인물이다. 이정은, 손현주 등 탄탄한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시청자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지난 9일 첫 방송에서 11.4%로 출발한 '닥터X'는 2회 만에 14.9%로 뛰었다. 이어 17일에 방송된 4회에서는 18.5%까지 치솟았다. 넷플릭스에서도 글로벌 비영어 TV쇼 1위에 올랐다.
다만 의료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정형외과 의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성실한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했다며 방송 심의를 요청했고, 일부 전문의들도 지나친 설정이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SBS 측은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제작진은 매 회차 방송 전 "드라마는 픽션이며 극적 전개를 위해 실제와 다르게 각색된 장면이 있다"는 고지 문구를 내보내며 작품이 허구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출처:SBS '닥터X', SBS '낭만닥터 김사부3',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따뜻한 성장 서사가 사랑받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기득권에 정면으로 맞서는 인물이 시청자의 지지를 얻고 있다. 장기화된 의료 공백을 겪은 시청자들이 미화된 의사의 모습보다 답답한 현실을 대신 뚫어주는 인물에게 더 크게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