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울고 웃는 삼전닉스...반도체 주가 향방은 [김기혁의 테슬라월드]

김기혁 기자 2026. 10.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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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메모리 공급과잉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힌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스페이스X의 전례 없는 인공지능(AI) 컴퓨팅 수요 증가를 증명하고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한 발 더 나아가 "수요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2027년에는 컴퓨팅 투자 회수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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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외 다른 업체 폭리 취해”
“중국 2028년부터 엄청나게 생산”
“연산 투자 회수 반년으로 단축 가능성”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요동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메모리 공급과잉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힌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스페이스X의 전례 없는 인공지능(AI) 컴퓨팅 수요 증가를 증명하고 나섰습니다. 머스크의 한마디에 시장이 울고 웃는 형국입니다.

머스크는 이달 14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향후 메모리 가격을 둘러싼 공급사들의 상반된 태도를 공개 저격했습니다. 조회수 280만 회를 넘긴 이 글에서 그는 “마이크론은 향후 메모리 가격과 관련해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온 반면 다른 업체들은 폭리를 취하는(extortionate) 모습을 보였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과점 구도를 고려하면 사실상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정조준한 비판이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머스크가 선택한 어휘의 수위입니다. 단순히 ‘비싸다’는 투정을 넘어 상대의 약점을 잡고 부당하게 갈취한다는 뉘앙스의 ‘extortionate’라는 격한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한 술 더 떠 그는 “이는 오늘날의 고객들이 결코 잊지 않을 일”이라고 했죠. 지금의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끝나고 수요자 우위의 시장이 도래하면 가차 없이 가격을 후려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일론 머스크 엑스 게시글. 엑스 계정 캡처

머스크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근거로 메모리 공급 과잉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중국은 2028년에 엄청난 양의 램(RAM)을 생산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중국이 배터리나 태양광 산업에서 증명한 제조 능력이 반도체 산업에서도 발휘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발언입니다.

이로 인해 차갑게 식어버린 반도체 투심을 단숨에 되살려낸 것 역시 다름 아닌 머스크였습니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스페이스X의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은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 급증한 145억 8000만 달러(약 19조 원)였는데 시장 전망치 평균(127억 달러)을 훌쩍 상회한 수치입니다.

일론 머스크 엑스 게시글. 엑스 계정 캡처

실적 호조는 우주가 아닌 AI 사업이었습니다. AI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30% 폭증한 75억 6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스타링크 등 통신 부문 매출(52억 4800만 달러)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회사 내 최대 매출원으로 올라선 것이죠. 이는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인수와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등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의 질의에 대해 “모든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업체)와 수십 곳의 소규모 회사가 컴퓨팅을 더 빌려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다”며 “모두에게 공급했다면 현재 보유한 용량을 여러 번 임대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체 AI 학습에 더 많은 컴퓨터를 쓰기 위해 일부 추론 워크로드를 외부 클라우드로 넘기려 해도 엔비디아의 GB300·GB200은 물론 구글 TPU나 아마존 트레이니움조차 여유분이 없고 심지어 해외에 남아 있을지 모른다는 구형 H100조차 결국 구할 수 없다는 답을 듣는다”고 전했습니다. 최신 칩은 물론 구형 칩까지 가동 중인 상태라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페이스X는 외부에 컴퓨팅 자원을 빌려줄 때 장기 계약 대신 현물시장 가격을 반영한 단기 임대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AI 소프트웨어와 모델이 좋아질수록 와트(W)당 유용한 지능이 늘어나고 컴퓨팅의 가치도 상승한다”며 “실제로 H100 같은 구형 컴퓨터도 신제품 시절보다 더 높은 가격에 임대되는 사례가 있고 단기 계약을 갱신할 때 더 낮은 가격이 아니라 더 높은 와트당 달러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 주목한 대목은 투자금 회수 기간에 대한 언급입니다. 스페이스X는 신규 컴퓨팅 설비 투자금을 1년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머스크는 한 발 더 나아가 “수요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2027년에는 컴퓨팅 투자 회수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막대한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를 근거로 AI 테마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현장에서는 다른 결의 전망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브렛 존슨 스페이스X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6개월간 연산 자원 계약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내년 1분기 회사 전체 매출 전망치를 월가 평균 예상치(220억 달러)보다 50% 이상 높은 330억~37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1.7기가와트(GW) 수준인 AI 연산 용량을 내년 말까지 13GW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주가의 향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다만 머스크의 발언이 투심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그의 엑스 게시글 하나에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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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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