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만 문제 아니다…‘불통’이 키운 靑·與의 위기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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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 거센 지각변동과 함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10월 3주 차(10월12~16일)에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정당 지지도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7.3%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60.4%를 기록하며 긍·부정 격차가 무려 23.1%포인트 벌어졌다.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 안보 현안, 고물가 등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정치 전문가들과 빅데이터가 가리키는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 고유의 국정운영 스타일, 즉 '고집과 오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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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SNS 정치’에 쌓인 피로감…계파 갈등까지 겹친 여권의 난맥상
(시사저널=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정치판에 거센 지각변동과 함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10월 3주 차(10월12~16일)에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정당 지지도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7.3%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는 60.4%를 기록하며 긍·부정 격차가 무려 23.1%포인트 벌어졌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36.2%를 기록하며 국민의힘(40.9%)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썸트렌드(SomeTrend)가 집계한 10월12일부터 21일까지의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 및 SNS와 관련된 핵심 키워드를 '논란' '비판' '범죄' '의혹' '우려' '갈등' '불안' 등 부정적 감성어가 가득 채우고 있다. 대통령의 SNS 소통 방식을 겨냥한 '생중계' '토론' '트위터' 등 연관어 주변에는 소통의 순기능보다는 불통과 독단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과 비판적 여론이 집중돼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여론을 살펴보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전북(호남)에서만 54.7%로 반수를 넘겼을 뿐, 서울(긍정 34.7%, 부정 63.5%), 인천·경기(긍정 39.0%, 부정 58.9%), 대전·세종·충청(긍정 37.3%, 부정 61.9%)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이미 부정 평가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보수 색채가 강한 대구·경북(TK·긍정 29.6%, 부정 65.8%)과 부산·울산·경남(PK·긍정 31.9%, 부정 65.5%), 강원(긍정 30.0%, 부정 68.8%) 지역에서는 긍정률이 30% 안팎에 머물며 싸늘한 외면을 입증했다.

대통령의 SNS, 순풍 대신 역풍 감지
연령대별 분석은 더욱 뼈아프다. 18~29세(긍정 28.7%, 부정 66.6%)와 30대(긍정 28.0%, 부정 70.1%) 청년층에서 긍정 평가가 20%대 후반에 머물고 부정 평가는 60~70%대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30대 남성은 긍정 평가가 22.2%인 반면 부정 평가는 무려 76.1%에 달했고, 20대 남성 역시 부정 평가가 73.1%를 기록했다. 과거 민주당 핵심 우군이었던 2030 남성 유권자들의 이탈이 임계점을 넘어 완전히 등을 돌렸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표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 안보 현안, 고물가 등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거론되지만, 정치 전문가들과 빅데이터가 가리키는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 고유의 국정운영 스타일, 즉 '고집과 오기'에 있다. 최근 청와대 주변과 정가에서는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 등의 질문과 답변 기능에 과도하게 의존해 거대 국가 정책이나 중대 국정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전언이 흘러나온다.
여기에 더해 밤낮없이 쏟아내는 '폭풍 SNS 정치'는 리스크를 키우는 주범이다. 위기 국면마다 X(옛 트위터) 등 SNS에 하루 수 건에서 수십 건의 글을 난사하며 지지층의 환호에 기대어 강경파들을 자극하고 반대파를 찍어누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 등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의 사례를 들며 글로벌 트렌드라고 엄호하고 있으나, 국가 최고지도자의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손가락 정치가 국정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무위원과 참모들의 만류와 반발에도 국무회의 생중계를 고집하는 대통령의 태도는 '소통' 포장지를 쓴 '일방적 독주'의 상징이 됐다. 각료들이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의 눈치를 보거나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모습이 여과 없이 생중계되면서, 정부 부처의 자율성과 전문성은 실종되고 대통령의 독선만 부각되고 있다. 빅데이터 감성어 분석에서 이 대통령과 연관돼 '불안' '우려' '갈등'이 상위에 노출되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불통과 아집에서 비롯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다.

與 계속되는 내홍…"소통의 복원 절실"
대통령의 독주가 국정 동력을 갉아먹는 동안,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내부 권력 암투와 지도부의 무능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5.5%에서 36.2%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국민의힘에 역전을 허용한 데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가 결정적 원인이다. 내부의 분열상은 처참한 수준이다. 최민희 최고위원이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당 지지율 하락세를 두고 "시원치 않다는 표현은 너무 우아한 것 같고 처참하다"며 김민석 대표 체제를 직격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당대회 이후 형성된 '친김민석' 대 '친정청래' 간 계파 앙금이 지지율 폭락이라는 악재와 맞물려 정면충돌로 비화했다. 여기에 추미애 의원, 부승찬 의원 등 당내 강경파와 중진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노선 갈등과 설전이 이어지면서, 당은 위기 상황에 대한 객관적 원인 분석조차 하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 등 설익은 정책의 성급한 강행은 전통 지지층에 깊은 박탈감과 상처를 남겼고, 여론전의 최전선에서 방패가 되어야 할 '코어 지지층'마저 당 지도부의 불통과 안이한 대처에 실망해 팔짱을 낀 채 이탈하고 있다. 빅데이터상에서 민주당과 연관된 '의혹' '논란' '갈등' 등 키워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당이 국민의 삶을 돌보는 공공 정당이 아니라 계파 이익과 권력 다툼에 매몰된 이익집단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지금 정치권이 직면한 위기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구조적 대폭발의 전조다. 만약 이 대통령이 AI의 판단과 밤샘 SNS, 국무회의 생중계로 대표되는 자신의 고집과 오기를 끝내 내려놓지 않고,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각종 당내 물의와 계파 갈등을 수습하기는커녕 통제 불능 수준으로 방치한다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SNS 속 메아리에서 벗어나 민생 현장의 차가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처참한 지지율의 원인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쇄신과 소통의 복원만이 이 파국을 막아낼 탈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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