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규제 풀어야 철강관세 내린다"…美, EU 재차 압박

조슬기 기자 2026. 10. 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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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철강' 연계 EU 거듭 압박…빅테크 규제 어깃장
[독일 베스트하겐 무역 터미널 (사진=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EU)에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유럽산 철강 등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내리지 않겠다며 재차 압박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무역합의 이후 잠잠했던 양측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2일 EU 집행위원회가 지난주 회원국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 측의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EU가 디지털시장법(DMA) 집행을 완화해야 유럽산 철강과 일부 다른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DMA는 구글·애플·메타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업체를 배제하거나 이용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법입니다.

폴리티코는 이번 요구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EU 무역 갈등을 다시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7월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미국이 EU산 제품에 매기는 관세에 원칙적으로 15% 상한을 적용하는 무역합의를 맺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여전히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EU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U 집행위는 올해 말까지 미국의 철강 관세 관련 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해야 합니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미국산 공산품에 부여한 무관세 혜택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행위와 회원국들은 무역전쟁 재점화를 우려해 실제 보복 조치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이 철강 관세 인하를 빅테크 규제 완화와 연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해 11월 브뤼셀을 방문했을 때도 EU가 디지털 규제를 완화하면 철강·알루미늄 관세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EU 경쟁정책을 총괄하는 테레사 리베라 집행위원은 이를 '협박'이라고 비판하며, 디지털 규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EU는 2025년 4월 이후 DMA에 따라 애플과 메타, 구글에 총 15억9,000만 유로(약 2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국은 이 같은 규제가 자국 기업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앤드루 퍼즈더 EU 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디지털 시장에서의 경쟁 문제를 다루려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 기업들로부터 이익을 거둬 유럽에 이익을 주려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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