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법정한도 19조 넘는다…"전기요금 인상 논의해야"

조슬기 기자 2026. 10.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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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사채 한도 특례 내년 말 종료…전기요금 인상론 재점화


한국전력의 사채 발행 한도 특례가 예정대로 내년 말 끝나면 발행 잔액이 법정 한도를 19조 원 넘게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자구책만으로는 해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이 공개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요금 인상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평가입니다.

24일 한전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늘려준 정부 특례가 내년 말 종료되고, 2028년부터는 다시 2배로 줄어듭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전의 '2026~2030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바탕으로 내년 말 자본금·적립금 합계를 28조4,177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에 따른 2배 기준 한도는 56조8,354억 원입니다. 반면, 같은 시점 사채 발행 잔액 전망치는 76조489억 원으로, 특례가 종료되면 법정 한도를 19조2,135억 원 웃돌게 됩니다.

특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 한전 적자가 쌓이자 정부가 한전법을 고쳐 한시적으로 도입한 제도입니다.

당시 정부가 요금 인상을 통한 원가 보전보다 사채 한도 확대를 택하면서 한전의 빚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불어났습니다.

이후에도 물가 부담 등을 이유로 산업용을 제외한 주택용·일반용 요금 동결이 장기간 이어졌고, 한전의 사채 발행 잔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71조5,00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누적된 채무를 털어내지 못한 채 특례 종료 시점을 맞게 된 셈입니다.

초과분을 해소하려면 대규모 이익으로 적립금을 쌓아야 하지만, 올해 초 시작된 중동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적 개선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한전에 대한 증권가의 3분기 실적 전망을 집계한 결과, 한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6,96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2.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매출은 27조6,057억 원으로 0.1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어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823억 원으로 95.78% 급감하고, 4,93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막대한 이자 비용 탓에 최종 손익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용 지역별 차등요금제로 수도권 외 일부 지역의 산업용 요금이 인하되면 한전의 판매 수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습니다. 한전은 최근 한도 축소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 치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25조 원을 미리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두 기업이 거절하면서 무산됐습니다.

한전의 자금난은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망 구축에도 차질을 줄 수 있습니다.

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투자액은 72조8,000억 원으로, 2년 전보다 16조3,000억원 늘었습니다. 메가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반영하면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계속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는 만큼 한도 정상화 시점을 다시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 한전채 전망치 76조원 중 19조2천억원 규모의 상환 또는 이에 상응하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방안이 부재하다"며 "현재로서는 사채 발행 한도 정상화 유예가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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