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kg 조끼 입고 '끙끙'...'남녀 동일' 경찰 체력시험 해보니 "불합격"

박진호 기자, 송도(인천)=나유영 기자 2026. 10. 2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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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조끼를 입고 장애물 코스를 달리자 금세 숨이 턱까지 찼다.

경찰 공무원 수험생부터 일반 관람객까지 직접 체력검사에 도전하기 위해 줄을 섰다.

순환식 체력검사는 올해부터 순경 공채에 남녀 동일 기준으로 적용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환식 체력검사 통과율은 남성 88.6%, 여성 42.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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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통합선발 첫해…'순환식 체력검사' 부스에 예비 경찰 '북적'
4.2kg 조끼 입고 72kg 더미 '끙끙'…기자, 6분22초 '불합격'
여성 수험생들 "체력 관리는 당연"
22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구조하기' 종목을 체험하는 기자 모습. /영상=나유영 기자


4.2㎏ 조끼를 입고 장애물 코스를 달리자 금세 숨이 턱까지 찼다. 72㎏에 달하는 인체모형까지 끌고 나니 어느새 손가락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올해부터 남녀 동일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는 경찰 순경 공개채용 '순환식 체력검사'를 직접 체험한 결과다.

지난 22일 제8회 국제치안산업대전(KPEX)이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첨단 치안장비를 선보이는 기업 부스와 다양한 시민체험공간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곳은 '순환식 체력검사' 체험장이었다. 경찰 공무원 수험생부터 일반 관람객까지 직접 체력검사에 도전하기 위해 줄을 섰다. 참가자들은 서로 영상을 찍어주거나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했다.

올해 9월부터 순경 공채를 준비했다는 홍모씨는 "순환식 체력검사를 직접 해볼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체력을 검증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순환식 체력검사는 올해부터 순경 공채에 남녀 동일 기준으로 적용됐다. 4.2㎏ 조끼를 착용한 채 △장애물 코스 달리기 △장대 허들 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종목을 4분40초 안에 마쳐야 합격할 수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환식 체력검사 통과율은 남성 88.6%, 여성 42.5%로 집계됐다.

22일 오전 장애물 달리기 코스를 체험하는 기자 모습. '허들 넘기'를 하고 있다. /사진=나유영 기자.


절반도 안되는 통과율에 기자도 도전에 나섰다. 첫 종목인 장애물 코스 달리기부터 만만치 않았다. 8자 모양으로 구성된 코스를 따라 매트와 허들, 계단을 연이어 통과해야 했다. 이 구간을 총 6차례 반복해야 했지만 첫 바퀴부터 숨이 가빠졌다. 기자의 키(160㎝)와 비슷한 높이의 장벽은 끝내 넘지 못한 채 다음 구간으로 넘어갔다.

가장 큰 난관은 '구조하기'였다. 72kg의 인체모형을 기준점까지 끌어야 했지만 앞선 종목으로 이미 힘이 빠진 상태였다. 겨우 모형을 옮기고 난 뒤 마지막 코스인 '방아쇠 당기기'에선 손가락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최종 기록은 6분22초98. 합격선을 1분40초 더 넘겼다. 체험이 끝난 뒤 목에서는 '피 맛'이 났고, 15분이 넘도록 기침이 멈추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현직 경찰관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꾸준한 체력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A순경은 "남자든 여자든 힘들 수 있는 시험"이라며 "응시생 모두 평소 체력을 길러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민서씨(21)는 "체력시험은 원래부터 남녀 동일 기준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남성보다 체력적으로 약할 수는 있지만 경찰이 되려면 그만큼 강해져야 한다. 체력은 충분히 기를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순경 공채에 도전한다는 채지우씨(21)도 "남녀가 따로 체력을 측정하는 게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매년 조금씩 체력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여성에게 불리한 측면도 있다', '체력이 뛰어난 응시생에게는 가산점을 줘야 한다' 등의 의견도 일부 있었다.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8회 국제치안산업대전' 경찰 제복·장비 홍보관에서 관람객들이 순찰차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나유영 기자.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송도(인천)=나유영 기자 u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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