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스키 이어 사케도 '0%'…글로벌 덮친 논알코올, K-소주 행보는?

김현수 기자 2026. 10.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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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류 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알코올을 뺀 '논알코올(Non-alcoholic)' 주류가 독보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주류 소비가 줄면서 소비자 니즈가 세분화되어 과거 외면받던 5% 미만의 소규모 시장도 가치가 커졌다"며 "시장 감소 폭이 지속해서 확대된다면 국내 제조사들도 무알코올 소주라는 카드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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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커레이·日 쇼추까지 증류주 '논알콜' 확산
국내 논알콜 맥주 중심…소주는 저도수 경쟁
"증류식 소주는 가능성 있어…현재 검토없다"
디아지오의 논알코올 진

[더구루=김현수 기자] 세계 주류 시장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알코올을 뺀 '논알코올(Non-alcoholic)' 주류가 독보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맥주·와인을 넘어 진, 위스키, 데킬라는 물론 사케와 일본 쇼추(焼酎)에 이르기까지 고도주·증류주 영역 전반으로 무알코올 라인업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국내 주류업계는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저도화' 경쟁에 집중할 뿐, 무알코올 소주 개발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24일 세계 주류 시장조사기관 IWS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주류 소비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하며 3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증류주 소비량 역시 3% 줄어들며 역성장했다.
 

반면 알코올이 없는 제품군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무알코올 증류주와 무알코올 맥주 소비량은 각각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무알코올 와인은 13%나 늘어나며 글로벌 주류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주류 기업들도 무알코올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주류기업 디아지오는 진 브랜드 '고든스 0.0%'와 '탱커레이 0.0%'를 연이어 출시했다. 탱커레이 0.0%는 기존 진과 동일하게 주니퍼베리·고수·안젤리카 등 원료를 물에 담가 가열·증류하는 독자적 방식을 적용해 알코올 없이도 독특한 풍미를 살려냈다.

위스키, 데킬라, 아시아 전통주 영역의 변신도 눈에 띈다. 디아지오가 인수한 '리추얼 제로 프루프'와 호주의 '라이어스'는 증류주 맛을 구현한 무알코올 라인업을 강화했다. 멕시코 카사 룸브레는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과 손잡고 발효 과정을 없앤 데킬라 풍미의 '알마베'를 선보였으며, 미국 오리가미 사케의 '제로(ZERO)', 일본 고마사조조의 논알코올 고구마 쇼추 '고즈루 제로' 등 쌀과 고구마를 활용한 무알코올 주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주류업체들이 소주 도수를 잇달아 낮추면서 대부분 주요 소주 도수가 15.7도까지 낮아졌다. (사진=각 사)

글로벌 시장의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국내 소주 시장의 논알코올 전환은 정체되어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소주 업체 중 논알코올 소주 출시를 공식 검토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업들은 무알코올 제품 개발 대신 도수를 낮추는 '15.7도 저도화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1월 '새로'의 도수를 15.7도로 낮춘 데 이어 하이트진로도 '진로'와 '참이슬 후레쉬'를,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을 잇따라 15.7도로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대표 소주 4종의 도수가 모두 15.7도로 일체화됐다.

주류업계에서는 무알코올 소주가 나오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희석식 소주의 '제조 방식'을 꼽는다.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만드는 희석식 소주는 알코올을 제거할 경우 맛과 향을 유지해 줄 기반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희석식 소주는 주정으로 도수를 맞춰 만드는 구조라 알코올을 완전히 빼면 사실상 과일 향이 나는 물에 불과하다"며 "전통 발효·증류 방식을 사용하는 소주 역시 알코올을 배제하면 단순 향 음료 수준에 그쳐 상품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소주 특유의 소비 문화도 걸림돌로 작동한다. 또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무알코올 주류는 술의 향과 맛을 즐기되 알코올을 피하려는 수요를 겨냥한다"며 "풍미를 즐기는 증류식 소주는 무알코올화 가능성이 있지만, 취하기 위한 목적이 강한 희석식 소주는 무알코올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 주류 시장의 감소세가 장기화될 경우 무알코올 소주가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이 관계자는 "주류 소비가 줄면서 소비자 니즈가 세분화되어 과거 외면받던 5% 미만의 소규모 시장도 가치가 커졌다"며 "시장 감소 폭이 지속해서 확대된다면 국내 제조사들도 무알코올 소주라는 카드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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