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유자 향, 밀양 단풍 물결, 영월 단종 발자취… 어느 역에 내리시겠습니까

임유나 기자 2026. 10. 24.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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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짙어진 하늘, 붉은색으로 물드는 나뭇잎, 선선해진 날씨. 기차를 타고 지역의 대표 명소와 숨은 여행지를 찾아가고 있다.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이용한 방문객이 △고흥 대표 관광지에 있는 QR코드로 인증하고 △고흥 내 1박 이상 숙박 △2번 이상 식사를 사진으로 인증하면 모바일 고흥사랑상품권 10만 원을 지급한다.

제천역에서 정선아리랑열차를 타면 민둥산역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관광지와 함께 여행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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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기획] 기차 타고 떠나는 가을 여행
전북 익산, 내달 1일까지 ‘국화축제’
경남 밀양은 위양지-천황산 풍경 유명, 강원 영월엔 화석-곤충 박물관 눈길
‘여행가는 달’ 이벤트로 운임 100% 환급… 해남-봉화-무주 등 13곳은 상품권 지급
지난해 11월 무궁화호가 경남 김해의 단풍 사이 한 선로를 지나고 있다. 코레일 제공
⟪높고 짙어진 하늘, 붉은색으로 물드는 나뭇잎, 선선해진 날씨.

성큼 다가온 가을 정취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기차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배낭 하나 메고 떠나는

뚜벅이부터 가족 나들이객, 외국인 여행객까지

기차를 타고 지역의 대표 명소와 숨은 여행지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여행객들의 관광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지방자치단체,

한국관광공사 등은 여러 여행 상품과 할인 이벤트 등을

기획하고 있다. 다음 달까지 진행되는 ‘여행가는 달’ 행사를

잘 이용하면 맛있는 먹거리와 특색 있는 체험 등

알찬 여행을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다.⟫

● 밀양에서 단풍 감상, 고흥에서 유자 따기

강원 영월에 있는 조선 6대 왕 단종의 능인 장릉은 최근 성지순례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콘텐츠랩 황성훈 제공
아이와 함께라면 강원 영월을 가볼 만하다.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청량리역에서 태백선 열차를 이용해 영월역에 내리면 된다. 영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울 정도로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영월화석박물관에는 560여 점의 화석이 전시돼 있다. 화석을 통해 5억 년 전 바다였던 영월의 옛 모습과 함께 46억 년 지구 생물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붉은색 금속 파이프를 엮은 거대한 구조물이 특징인 영월Y파크, 사진 변천사를 관람할 수 있는 동강사진박물관, 다양한 곤충 표본이 전시된 영월곤충박물관 등 취향에 맞는 박물관을 찾아가기 좋다.

조선 6대 왕인 단종의 능인 장릉도 빼놓을 수 없는 영월의 대표 관광지다. 장릉은 최근 단종의 생애를 되짚어 보는 ‘성지 순례’ 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단종의 생애를 더 알고 싶다면 근처 단종 역사관에 방문해 단종의 일대기를 기록한 사료를 직접 보는 것도 추천한다. 장릉에서 차로 5분만 더 가면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 생활을 한 청령포도 둘러볼 수 있다. 청령포에서는 소나무 숲 사이 600년 된 소나무도 볼 수 있는데 단종이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밀양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경남 밀양 영남루의 가을 풍광. 밀양시 제공
부산과 가까운 경남 밀양도 여행지로 고려해 볼 만하다. 밀양역에 KTX가 정차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2시간 반 정도면 밀양 시내에 닿을 수 있다. 밀양 8경으로 꼽히는 위양지는 신라시대에 축조된 인공 저수지로 둘레를 따라 조성된 이팝나무가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뽐낸다. 저수지 중간의 섬에는 정자 ‘완재정’이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조선 후기 대표 목조 건축물인 밀양강의 영남루에서 바라보는 밀양강과 밀양읍성 풍경도 유명하다. 단풍과 함께 탁 트인 풍경을 보고 싶다면 밀양호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용암정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해발 1020m 천황산 상부까지 약 10분 만에 오를 수 있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고 해 유명한 밀양 얼음골과 함께 관광하면 된다.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축제의 계절을 맞아 지역 축제가 열리는 곳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유자의 주산지인 전남광주 고흥에서는 11월 12∼15일 고흥 유자 축제가 열린다. 유자밭 인근에서 열리는 축제에서는 유자 따기 체험부터 유자밭 캠핑, 유자 스파, 유자청 만들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지역 경제와 연계한 미식 콘텐츠도 강화했다. 유자 라면과 유자 김밥, 유자 장어 등 이색 메뉴를 선보이는 유자 만찬 시리즈를 맛볼 수 있고 향토음식관과 특산품 판매장도 운영될 예정이라 특색 있는 기념품도 챙길 수 있다.

전남광주 고흥에서 열리는 고흥유자축제에서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고흥 유자 축제에 가려면 기차를 타고 순천역에서 내리면 된다. 순천역에서 축제장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거리. 이때 전라남도 렌터카 사업 조합이 운영하는 렌터카를 빌리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흥군이 코레일과 함께 마련한 여행 상품으로 철도를 이용한 방문객이 해당 렌터카를 이용하면 고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고흥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시티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기차역과 시티투어버스 노선이 연계돼 순천역까지 열차로 이동한 뒤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축제 장소까지 갈 수 있다. 축제 기간 시티투어는 순천역∼유자축제장∼분청문화박물관∼순천역을 운행해 인근의 다른 관광지를 들르기도 편리하다. 이용 요금은 성인 기준 1만 원이다.

고흥군은 올해 2월부터 ‘우주철도 999’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이용한 방문객이 △고흥 대표 관광지에 있는 QR코드로 인증하고 △고흥 내 1박 이상 숙박 △2번 이상 식사를 사진으로 인증하면 모바일 고흥사랑상품권 10만 원을 지급한다. 상품권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고흥을 다시 방문할 때 사용하거나 온라인 직영 쇼핑몰인 고흥몰에서 지역 농수산물을 구매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전북 익산에서 열리는 천만송이 국화축제도 가을 정취를 즐기기 좋다. 이달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진행되는 축제로 국화꽃을 감상하고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등 백제 문화유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가을에 은빛으로 물드는 억새를 보고 싶다면 강원 정선의 민둥산 은빛억새꽃축제가 제격이다.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며 가을 산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기 좋다. 제천역에서 정선아리랑열차를 타면 민둥산역을 거치기 때문에 다른 관광지와 함께 여행하기에도 좋다.

● 열차 운임 100% 할인 쿠폰으로 가성비 여행

코레일은 기차 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할인 혜택과 여행 상품을 제공하며 관광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감소지역 41곳을 여행할 경우 이용 열차 운임의 50%를 열차 할인 쿠폰으로 돌려주는 ‘지역사랑 철도여행’을 202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혜택은 연중 적용되며 쿠폰은 발급일부터 1년간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 승차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지역사랑 철도여행으로 알뜰한 여행을 시작하는 이용객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1∼9월 지역사랑 철도여행 이용객은 23만7000명으로 지난해 연간 이용객(2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동기(14만2000명)와 비교하면 67% 늘어났다. 월평균 이용객도 2024년 1만 명에서 지난해 2만 명, 올해 2만600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지역사랑 철도여행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은 전북 남원으로 2만2600명이 찾았다. 이어 경남 밀양(2만2500명), 강원 삼척(1만6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겨울인 1∼2월에는 눈축제가 열리는 강원 태백을 많이 방문했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시원한 동굴에서 와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충북 영동이 인기가 많았다.

가을 여행 철인 9∼11월은 지역사랑 철도여행 혜택이 더 커진다. ‘2026 여행가는 달’을 맞아 코레일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환급 혜택을 기존 50%에서 100%로 대폭 늘렸다. 이번 혜택은 지난달 15일부터 11월 26일까지 예매한 승차권에 한해 적용되며 대상 승차권은 11월 30일 운행분까지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전남광주 해남·함평·장성·보성·강진·장흥, 강원 태백, 전북 임실·무주, 대구 군위, 경북 봉화·의성, 충북 괴산 등 13개 지역을 여행하면 열차 운임 전액 상당의 할인 쿠폰을 주고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2만 원도 선착순 2000명에게 지급한다.

이용 방법은 코레일 홈페이지 ‘2026 여행가는 달’ 메뉴나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열차표를 예매한 뒤 지역별 주요 관광지에 있는 QR코드로 1회 이상 인증하거나 방문할 지역의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으면 된다.

● 열차 자유 여행권도 할인 혜택

코레일은 여행가는 달을 맞아 다른 열차 혜택도 마련했다. 연속 7일 혹은 선택 3일 내 열차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내일로 패스’는 권종에 상관없이 2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령 29세 이하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스권은 연속 7일권 6만 원, 선택 3일권 5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 이용객이 이용하는 어덜트권은 연속 7일권 9만 원, 선택 3일권 8만 원에 이용 가능하다. 내일로를 이용하면 KTX부터 ITX-마음, ITX-청춘, 새마을, 무궁화, 누리로까지 탈 수 있다. 여러 도시를 한꺼번에 여행할 계획이라면 내일로 패스가 더 유리한 셈이다.

테마열차를 대상으로 한 할인 이벤트도 있다. 테마열차는 특정 테마에 맞춰 열차를 꾸미고 관련 코스를 운행하는 열차 상품이다. 정선아리랑열차는 강원 정선의 천지자연과 정선 5일장 등을 여행할 수 있는 열차로, 넓은 전망 창과 고급 의자를 갖췄다. 이 외에 동해산타열차, 남도해양열차, 서해금빛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등 5개 테마열차가 있다.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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