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솔리다임 美 상장 접자···주주환원에 돈 묶인 SK하닉 미국 공장 누가 짓나

이상헌 기자 2026. 10. 2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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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AND 공장 투자비 32조원 추산
IPO 조달 21조원 무산···재원 부담
자사주 매입 40조원, 설비투자 1.45배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성장자본 잠식
미국 마이크론이 뉴욕주 클레이에 건설하는 반도체 생산단지 조감도 및 부지. 솔리다임이 검토 중인 유티카 지역 공장과는 별개 사업이다.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검토를 중단하면서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 문제가 떠올랐다. 미국 뉴욕주에 추진 중인 낸드플래시(NAND) 공장 투자비는 약 32조원으로 추산된다. 최대 21조원의 외부자본 유치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주주환원 확대 요구까지 겹쳐 투자재원 확보 부담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검토를 중단했다. 최대 150억달러(약 21조원)의 외부자본 조달 가능성이 거론됐던 구상이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신규 낸드플래시(NAND) 공장 건설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여성경제신문이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비와 NAND 제조장비 투자 구조를 적용해 산출한 총투자비는 중심 추정치 32조원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완료했다. 지난해 설비투자액 27조5200억원의 1.45배이며 미국 신규 공장 투자비 추정치보다 8조원 많다. 회사가 유통주식 회수에 막대한 현금을 투입한 시점에 미국에서는 신규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자본조달 과제가 남았다.

뉴욕주 유티카 NAND 공장
총투자비 32조원으로 추산

뉴욕포스트는 지난 20일 솔리다임이 미국 뉴욕주 오나이다 카운티 유티카 인근에 신규 NAND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주정부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주의 반도체 투자 지원제도에 따른 세제 혜택도 거론됐다. 미국 공장 건설은 중국 다롄 생산시설의 장비 반입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로이터는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문제를 미국 신규 NAND 공장 투자와 연계해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경제신문은 첨단 NAND 생산라인 한 곳을 가정해 부지·건물·클린룸 건설비 6조원, 전력·용수·가스 등 기반시설 4조원, 제조장비와 자동화 설비 19조원, 시운전·예비비·초기 운영자금 3조원을 배분했다. 합계 32조원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뉴욕주 DRAM 생산단지 투자계획을 비교 기준으로 삼았다. 공장 규모와 장비 대수가 공개되지 않아 25조~40조원을 추정 범위로 설정했다. 실제 투자비와 정부 지원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총투자비 32조원을 기준으로 미국 IPO에서 최대 150억달러를 조달했다면 환율 1400원 적용 시 약 21조원, 전체의 65.6%를 외부 주식자본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나머지 11조원은 별도 조달이 필요하다. 상장 검토가 중단되면서 내부 현금, 차입, 별도 투자 유치 등 다른 조달 방식을 찾아야 한다. 21조원은 확정된 조달액이 아닌 최대 조달 시나리오다.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들 /여성경제신문DB

공장보다 주식 사는 데 더 썼다
40조원 자사주 매입 기회비용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8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27조6805억원, 개인투자자는 8조3072억원, 기관투자자는 3조1302억원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도했다. 합계 39조1179억원이다. 같은 기간 회사의 자사주 매입액은 약 39조4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40조원은 지난해 설비투자액 27조5200억원보다 12조4800억원 많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 25조8500억원의 1.55배다. 미국 공장 투자비 중심 추정치보다 25% 많고 IPO 최대 조달 구상과 비교하면 약 1.9배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유통주식과 발행주식 수를 줄여 잔존 주주의 지분 비율을 높인다. 같은 현금을 신규 공장에 투입하면 클린룸과 제조장비가 설치되고 생산능력이 증가한다. 자사주 매입의 경제적 효과는 매입가격에, 신규 공장의 경제적 효과는 투자수익률에 달려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신규 자본 유치를 검토하던 시기에 그보다 큰 규모의 현금을 주식시장에 투입했다.

주주환원 늘리고 중복상장 막으면 공장은 누가 짓나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초과하는 금액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 등을 차감한 금액이다. 환원액이 늘어나면 내부에 축적되는 현금이 줄어 대규모 신규 투자에 대응할 재무적 여유도 감소한다.

여기에 중복상장 논란이 겹쳤다. 자회사가 해외 주식시장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모회사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 적정 가격으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면 모회사의 직접 출자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의 심사 불확실성까지 커지면 기업은 조달 시점과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밝힌 IPO 검토 중단 사유는 시장 변동성이다.

기업이 내부 현금을 주주환원에 배분하고 외부 주식자본 조달까지 제약받으면 차입 확대나 투자계획 조정이 필요해질 수 있다. 차입에는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투자 지연에는 생산능력 확보의 기회비용이 따른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공장과 장비를 확보하는 시점이 고객 주문과 시장점유율을 결정한다.

솔리다임의 미국 공장 투자비와 착공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IPO 중단으로 실제 투자가 지연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증시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미국에서는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자본이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에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요구하면서 해외 자본조달까지 제약하면 신규 공장에 투자할 돈은 어디서 마련하겠느냐"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앤다면서 기업의 성장자본부터 소진시키는 구조가 오히려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방진복을 착용한 작업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美 공장 32조원 산출 근거 = 미국 신규 낸드플래시(NAND) 공장 투자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라인 한 곳을 건설하는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부지·건물·클린룸 건설비 6조원, 전력·용수·가스·폐수처리 등 기반시설 4조원, 식각·증착·검사장비와 자동화 설비 19조원, 시운전·예비비·초기 운영자금 3조원을 배분해 총 32조원으로 추산했다. 제조장비 비중은 전체의 59.4%다. 실제 공장 규모와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이 공개되지 않아 항목별 금액은 분석상 가정치다.

비교 기준은 미국 마이크론의 뉴욕주 메모리 반도체 생산단지다. 마이크론은 공장 4개를 포함해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당 평균 250억달러로 단순 환산하면 달러당 1400원 기준 35조원이다. NAND와 DRAM의 장비 구성 및 기반시설 비용 차이를 고려해 솔리다임의 중심 추정치를 32조원으로 설정하고 25조~40조원을 분석 범위로 잡았다. 미국 정부와 뉴욕주의 보조금·세제 혜택은 반영하지 않은 총사업비 추정치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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