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회사 이름이 왜 귀뚜라미?’…재밌는 기업 이름의 탄생 [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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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회사 이름이 왜 '귀뚜라미'일까. 소비자가 부르던 별명이 회사 이름이 되고, 해외 기업과의 결별을 계기로 새로운 이름을 택하기도 한다.
23일 중기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보일러 회사 귀뚜라미의 옛 이름은 '로켓트보일러'다.
회사 내부에서는 당시 알려진 로켓트보일러라는 이름을 버리는 데 반대가 있었지만, 귀뚜라미가 순우리말이라는 점 등이 브랜드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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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보일러 회사 ‘귀뚜라미’의 회사 명칭 결정은 한 주부가 ‘귀뚜라미 소리나는 보일러를 언제 살 수 있느냐’는 전화 한통에서 비롯됐다. [귀뚜라미]](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3/ned/20261023210120483lthb.jpg)
경동나비엔·코스맥스·TYM, 사명 변경에 사업 확장 의지
한국콜마는 미국서 유래…에이스경암엔 창업주 고향의 기억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보일러 회사 이름이 왜 ‘귀뚜라미’일까. 경동나비엔의 ‘나비엔’은 무슨 뜻일까. 소비자가 부르던 별명이 회사 이름이 되고, 해외 기업과의 결별을 계기로 새로운 이름을 택하기도 한다. 익숙한 기업 이름에는 창업 당시의 사정과 성장 과정에서 내린 선택들이 담겨 있다.
23일 중기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보일러 회사 귀뚜라미의 옛 이름은 ‘로켓트보일러’다. 1980년대 초 귀뚜라미는 좁은 보일러실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기름탱크 일체형 보일러를 개발했다. 문제는 연료가 완전히 떨어지면 연료 공급 장치에 공기가 들어가는데, 이럴 경우 재가동을 위해선 별도의 공기제거 작업이 필요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컸다.
이 때문에 회사는 기름이 부족해지면 실내온도조절기에서 ‘찌리릭 찌리릭’ 소리를 내는 경고장치를 개발했다. 회사는 당시 이 기능을 에너지 기자재 전시회에 선보였는데, 이후 한 가정주부로부터 “귀뚜라미 소리 나는 보일러는 언제 살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 ‘귀뚜라미’라는 이름이 탄생한 계기다.
회사 내부에서는 당시 알려진 로켓트보일러라는 이름을 버리는 데 반대가 있었지만, 귀뚜라미가 순우리말이라는 점 등이 브랜드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가을 부엌에 제일 먼저 찾아오는 귀뚜라미가 가을에 사용을 시작하는 보일러를 연상하게 했고 그 당시 상호인 ‘로켓트보일러’ 보다 브랜드인 ‘귀뚜라미’가 더 유명해져 브랜드 명칭을 ‘귀뚜라미’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사업 확장을 위해 이름을 바꾼 사례다. 1978년 설립된 경동보일러는 2006년 사명에서 ‘보일러’를 떼어냈다. ‘나비엔(NAVIEN)’은 길잡이를 뜻하는 내비게이터(Navigator),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을 결합한 이름이다. 보일러를 넘어 에너지·생활환경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경동나비엔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고, 외부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아 후보를 마련한 뒤 직원 투표를 거쳐 새 이름을 결정했다. 한때 사용하던 해외 브랜드 ‘새턴(Saturn)’도 검토 대상이었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한국콜마는 미국에서 출발한 이름을 사용한다. ‘콜마(KOLMAR)’는 1921년 설립된 미국콜마에서 유래했다. 윤동한 창업주는 1990년 미국콜마와 협력해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이후 2022년 한국콜마홀딩스가 미국콜마의 글로벌 ‘KOLMAR’ 상표권을 인수했다. 2024년에는 지주회사 이름도 한국콜마홀딩스에서 콜마홀딩스로 바꿨다.
경쟁사 코스맥스의 옛 이름은 ‘한국미로토’다. 1992년 일본 화장품 제조업체 미로토와 기술제휴를 맺으며 출발했지만, 이후 자체 기술개발을 둘러싼 갈등으로 제휴 관계가 종료됐다. 이경수 창업주는 1994년 사명을 코스맥스로 변경하고 독자적인 화장품 연구개발과 생산에 나섰다. 코스맥스는 당시 거래처에 사명 변경과 새 출발을 알리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코스맥스라는 이름은 일본 기업과의 결별, 독자 기술을 보유한 화장품 제조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상징이 됐다.
![신일전자의 사명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철학이 사명에 반영된 사례다. 회사의 영문 슬로건은 ‘EVERY DAY, NEW DAY’다. [신일전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23/ned/20261023210120710fxtv.jpg)
신일전자는 한자성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에서 착안돼 사명이 정해진 사례다. ‘일신우일신’은 하루하루 새로워진다는 의미다. 신일전자는 2020년에는 선풍기 전문기업 이미지를 벗고 종합가전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신일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회사의 영문 슬로건은 ‘EVERY DAY, NEW DAY’, 국문 슬로건은 ‘당신의 일상을 새롭게, 신일’이다.
농기계 기업 TYM은 옛 사명의 영문 약자를 그대로 사용한다. 1951년 동양물산으로 출발해 1962년 동양물산기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2021년에는 해외시장에서 사용하던 ‘TYM(Tong Yang Moolsan)’을 공식 사명으로 채택했다. 글로벌 농기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취지였다.
기업이 설립한 재단 명칭에 창업주의 개인사가 담겨 있는 사례도 있다. 에이스침대 창업주 고(故) 안유수 회장은 복지재단 ‘에이스경암’을 설립했다. 안 회장의 고향 황해도 사리원에는 경암산이 있는데 그 산 명칭이 재단 이름으로 채택된 사례다. 한국전쟁 당시 고향을 떠난 안 회장은 이후 사리원에 온실시설과 농업용 자재를 지원하는 사업도 벌였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안유수 회장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많았다. 사리원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을 벌인 것 역시 고향에 대한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재단 명칭도 경암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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