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보다 안정적 수익 방점…시세차익·임대수입 투트랙 접근을”

정혜진 기자 2026. 10. 2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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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흐름 속에서 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도쿄의 고층 아파트인 타워맨션을 매입해 단기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기대하거나 역대급 엔저 시대를 맞아 일본 체류 때 머물 '세컨드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소형 임대주택이 들어선 건물을 구입해 월세 수입을 얻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23일 금융권과 해외 부동산 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주택 투자 상담에서는 도쿄 핵심지의 가격 부담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점검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 고문은 "부동산은 어느 지역의 물건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일본 투자가 무조건 좋다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대출 역시 매매가격의 일정 비율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하기보다 비용을 차감한 임대 수입으로 원리금을 얼마나 상환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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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엔저 시대 日 부동산 투자전략
매입비용 부담 적어 개인투자자 관심 쑥
日부동산 취득 송금액 2년새 6배 증가
시세차익 노린다면 가격부담 큰 도쿄보다
오사카·후쿠오카 등 투자 대상 넓혀야
임대 수입 추구땐 소형 주택 안성맞춤
매입 전엔 공실률 등 꼼꼼한 체크 필요

엔화 약세 흐름 속에서 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들의 전유물이었던 도쿄 부동산 투자가 개인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도쿄의 고층 아파트인 타워맨션을 매입해 단기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기대하거나 역대급 엔저 시대를 맞아 일본 체류 때 머물 ‘세컨드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소형 임대주택이 들어선 건물을 구입해 월세 수입을 얻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다만 현지 집값과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과거의 투자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기대만큼의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엔저에 따른 매입 기회뿐 아니라 세금과 관리 비용, 금융 비용을 차감한 뒤 실제 남는 현금을 따져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권과 해외 부동산 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주택 투자 상담에서는 도쿄 핵심지의 가격 부담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점검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오사카 등 대도시로 투자 지역을 넓히거나 대출을 줄이고 자산 분산 목적으로 접근하려는 수요도 나타난다.

◇시세 차익이냐 임대 수입이냐=한국은행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일본 부동산 취득 목적 송금액은 2023년 1300만 달러(약 172억 원)에서 지난해 7770만 달러(약 1028억 원)로 약 6배로 늘었다. 송금 건수 역시 같은 기간 74건에서 169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4월까지 3600만 달러, 95건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 부동산 취득 목적 송금액에서 일본 비중은 2023년 3.5%에서 지난해 13.2%, 올해 1~4월 17.1%로 높아졌다. 이는 개인과 법인을 합친 통계로 현지 대출 등으로 조달한 자금은 포함하지 않아 실제 투자 금액 규모는 더 크다.

대체투자 분야 전문가인 김형윤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KB 대체투자부문장)은 “일본이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최근 3~4년 사이 물가와 임금이 오르는 변화를 겪고 있다”며 “오랜 디플레이션 속에서 주택을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는 자산으로 여기던 분위기가 집값과 임대료 상승을 경험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조세 전문가인 조인정 연세교토세무회계 대표는 상담 현장에서 자산 분산과 관리 편의성을 따지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큰돈을 벌기보다는 크게 잃지 않는 투자로서 일본 부동산 투자를 바라본다”고 전했다. 또 자녀의 유학이나 업무상 방문을 계기로 직접 사용할 집을 찾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의 접근법은 크게 시세 차익을 추구하거나 임대료로 보유 비용과 대출 원리금을 충당하면서 향후 매각 차익을 기대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엔화 약세로 원화 기준 매입 부담을 낮출 수 있고, 과거에는 현지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으로 꼽혔다. 특히 국내의 부동산 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조달이 어렵게 되면서 외국인의 경우도 월세 수입 등 현금흐름이 있다면 대출이 가능한 일본 주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임대용 주택은 예상 임대료에서 관리비 등을 뺀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대출 가능 규모를 심사받을 수 있다. 임대료만으로 한도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차주의 신용과 담보 가치, 금융회사별 조건 등이 함께 반영된다. 고도로 발달한 주택 관리 서비스도 해외 거주 투자자에게 편리한 부분이다. 미쓰이부동산 등 대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현지 관리 업체가 임차인 모집과 월세 수납, 민원 대응 등을 맡아 소유주는 한국에 거주하면서도 쉽게 운영할 수 있다. 김 고문은 “관리 업체를 통해 임대료를 받고 주택 현황을 보고받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며 “편의성이 높은 대신 수수료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쿄 집값·금리 올라…오사카로 넓어지는 시선=문제는 일본 부동산 가격 역시 빠르게 올라 엔저의 이점을 현지 집값 상승이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1억 1483만 엔이었던 도쿄 23구의 신축 분양 맨션 평균 가격은 올해 상반기 1억 4249만 엔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 평균 가격도 172만 7000엔에서 222만 6000엔으로 높아졌다. 조 대표는 도쿄 중심 3구의 신축 맨션은 보통 3억 엔을 넘고, 가격이 많이 오른 타워맨션은 임대 수익률이 2%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신축 대신 ‘중고 주택’이라 불리는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부동산 투자 컨설팅을 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상 자기자본 10억 원 이상이면 도쿄 내의 중고 주택이 선택지가 될 수 있고, 5억 원 안팎의 자기자본으로는 오사카 등 대도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도 “타워맨션을 실사용과 분산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것과 임대 수입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주택에 투자하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투자 때 살펴봐야 할 조건도 보다 까다로워졌다. 김 대표는 “연간 임대료를 매입 가격으로 나눈 표면수익률이 아니라 여기에서 운영비를 차감한 순영업수익률(NOI)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입 금리가 더 높으면 오히려 수익률을 낮추는 역레버리지가 발생할 수 있다.

양종욱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최근 파악한 현지 대출금리가 3% 수준에 육박해 과거처럼 차입으로 자기자본 수익률을 높이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도쿄 핵심지의 가격 부담에 외곽 역세권이나 오사카·후쿠오카로 대상을 넓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기 자금으로 세컨드홈이나 고가 주택을 보유하려는 자산 분산 수요는 꾸준하다고 전했다.

도쿄 핵심지의 높은 가격 부담에 투자 대상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오사카의 부촌 타워맨션들이 밀집한 우메다 지역이나 후쿠오카의 핵심 입지 등이 대상이다. 도쿄와 달리 이들 지역은 아직 에어비앤비 등 외국인 대상 숙박 규제가 없고 중국 관광객 감소로 중국인 투자자가 빠져나가면서 대만과 한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조 대표가 담당한 한 고객의 경우 오사카 우메다의 타워맨션을 1억 2000만 엔에 매입했다. 6월에 연 1.95%의 금리로 대출받은 5000만 엔에 자기 자금 7000만 엔을 보탰으며 취득·등기 비용과 중개 수수료 등은 별도다. 월세는 27만 엔으로 표면수익률은 연 2.7%다. 하지만 업체 계산에 따르면 연간 임대료 324만 엔에서 이자와 관리 회사 수수료, 고정 자산세, 세무 대리 비용을 빼면 80만 3000엔이 남는다. 원금 상환과 추가 세금 등을 차감하기 전 금액이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연 3%라면 잔액은 27만 8000엔으로 줄어든다. 반대로 기존 금리를 유지하면서 월세를 5% 올리면 95만 6900엔으로 늘어난다. 다만 임대료 인상은 계약 조건과 임차인과의 협의 등에 따라 달라져 주변 시세 상승이 곧바로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임대료 인상 시점과 실현 가능성은 계약 조건과 임차인과의 협의 등을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형 임대주택도 대안…관리비·공실·환율까지 계산해야=꾸준한 임대 수입이 목적이라면 고가 타워맨션 외에 직장인 등이 거주하는 소형 임대주택도 살펴볼 만하다. 김 대표는 “타워맨션의 추가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출퇴근이 편리한 지역의 소형 임대주택이 창출하는 현금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차인이 바뀌는 시점에 시설을 개선하고 주변 시세에 맞춰 임대료를 조정할 여지가 있는 물건을 검토하라는 취지다.

매입 전에는 임대차계약서와 실제 임대료 입금 내역, 세금 고지서, 관리비 및 수선 적립금 명세, 장기 수선 계획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에 제시된 예상 임대료와 현재 받는 임대료가 같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임차인 관리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건물 자체의 관리비, 수선 적립금은 별개여서 비용을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 고문은 “부동산은 어느 지역의 물건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만큼 일본 투자가 무조건 좋다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대출 역시 매매가격의 일정 비율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하기보다 비용을 차감한 임대 수입으로 원리금을 얼마나 상환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성과는 최종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따져봐야 한다. 매입 단계의 부대 비용부터 보유 중 세금과 수선비, 매각 비용이 모두 영향을 미친다. 엔화 기준으로 수익이 나더라도 원화로 환전하는 시점에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성과가 줄어들 수 있다. 매각이 늦어지거나 공실이 발생해도 이자와 관리비는 계속 나간다. 기대하는 매각 차익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현금흐름이다. 김 대표는 “타워맨션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와 임대주택에서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투자를 구분해야 한다”며 “단기 시세 차익보다는 자산을 분산하고 장기적으로 임대 수입을 얻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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