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인프라 속도가 생명인데…" SK·GS·네이버 사업 안갯속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최예빈 기자(yb12@mk.co.kr), 강민우 기자(binu@mk.co.kr),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2026. 10.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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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안을 검토하면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초 발표할 12차 전기본에서 AIDC 전력 수요를 지난 8월에 발표한 잠정안(7.9GW) 대비 3~4GW 축소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선 정부가 전기본에서 AIDC 전력 수요를 줄이기보다 차라리 전력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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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전망치 확 낮추려는 정부
과도한 투자땐 한전 적자 우려
정부, 12차 전기본 최종안 후퇴
원전반대하는 환경단체 입김도
기업들 멘붕, 규제 완화 목소리
한전 안 거친 직거래 허용 촉구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전력 수요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안을 검토하면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선 AIDC가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3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초 발표할 12차 전기본에서 AIDC 전력 수요를 지난 8월에 발표한 잠정안(7.9GW) 대비 3~4GW 축소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처음 제시한 프로젝트 중 진행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프로젝트가 나뉘고 있다"며 "불투명한 수요는 이번보다 다음 전기본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AIDC 사업을 1·2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기후부는 이 가운데 2단계 10GW는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제외하고, 1단계 사업 8.4GW 중 상당 부분(7.9GW)을 지난 8월 전기본 잠정안에 포함했다. 2030년까지의 AIDC 수요를 거의 전부 반영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1단계에서도 절반(3~4GW)가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신규 대형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이 약 1.4GW이란 점을 감안하면 원전 2~2.5기 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외에서 AIDC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이를 반영해 전력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전기요금 상승, 소음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져 AIDC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황이 비슷하다. 비영리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인 사단법인 넥스트에 따르면 국내 AIDC 투자계획은 2035년 약 20GW에 달하지만, 고객 계약 등 수요처가 확인된 물량은 2.5GW(12.5%)에 그친다.

이에 정부는 AIDC 전력 수요를 낮추는 것을 방침으로 세웠다. 전력 수요를 과도하게 반영했다가 사업이 무산되면 한국전력공사의 송배전망 투자비가 늘어나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AIDC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필요한 전력을 실제로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타임 투 파워(Time to Power)'가 AIDC 투자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AIDC 사업의 첫걸음이 '전력 확보'라는 이야기다. 국내 데이터센터 산업 규모는 현재 약 1.9GW로, 미국(40GW)에 비해 열악하다. 미국에서 AIDC 사업이 진척 되고 있지 않다고 해서 후발주자인 한국도 이를 근거로 전력 수요부터 줄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SK그룹은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수요자에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사업을 수익 모델로 삼았는데, 정부가 전력 수요부터 줄여버리면 이 같은 사업 모델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정부가 전기본에서 AIDC 전력 수요를 줄이기보다 차라리 전력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에선 AIDC 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LNG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을 수 있게 허용해 주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기 소매판매는 한전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민간 사업자끼리 LNG 원전 등 발전원을 거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현재는 재생에너지만 PPA가 가능하다. AIDC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구축 속도가 곧 경쟁력인 가운데 전력 확보 단계에서 수개월, 수년이 걸리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LNG·원전·소형모듈원전(SMR)·수소 등 안정적인 발전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PPA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 이상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해선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전력계통영향평가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기후부는 LNG 부문 PPA 확대에 부정적이다. 기후부는 LNG PPA를 허용하면 특정 기업에 전력 직거래 혜택이 집중되고, 전력 수급 조절에 차질이 생겨 그 비용이 다른 발전사업자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본다.

AIDC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연산장비를 집중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다. 전력 소비가 커서 대규모 전력·냉각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이다.

[나현준 기자 / 최예빈 기자 / 강민우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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