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시대를 넘다下] 삼성 바꾼 신경영·인재경영···문화예술로 나눔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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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발자취는 오늘날 한국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철학은 삼성의 성장 과정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품질 혁신과 인재경영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이 됐다.
기업 경영을 넘어 문화유산 보존과 예술 후원에도 힘썼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삼성의 또 다른 유산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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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미술품 2만3000여점 기증···해외로 뻗는 이건희 컬렉션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발자취는 오늘날 한국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산업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기업의 체질을 바꾼 혁신은 삼성의 성장뿐 아니라 국내 산업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재 육성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그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서거 6주기를 맞아 이 선대회장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유산을 두 차례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남긴 경영철학은 삼성의 성장 과정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통해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품질 중심의 체질 개선에 나섰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인재를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기업 경영을 넘어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국민이 함께 누리는 문화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며, 해외 순회전을 통해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평가다.
◇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품질 혁신과 인재 육성

이 자리에서 나온 말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였다. 단순히 생산량과 매출을 늘리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제품 품질과 경영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 선대회장은 조직의 관행과 임직원의 의식까지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며 삼성 전반에 혁신을 요구했다.
변화는 생산 현장에서부터 시작됐다. 삼성은 불량품이 발견되면 생산라인을 멈춰 문제를 해결하는 '라인 스톱제'를 도입하는 등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1995년에는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전화 약 15만대를 소각하는 이른바 '애니콜 화형식'도 진행했다.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품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임직원들에게 각인시킨 사례였다.
신경영 선언은 삼성의 경영 방식이 양에서 질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품질과 디자인,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TV 등 완제품 시장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일류를 목표로 삼았던 변화가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이 선대회장은 품질 혁신과 함께 인재 확보와 육성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삼성은 1995년 7월 채용 과정에서 학력 제한을 없애는 '열린채용'을 도입하며 능력 중심의 인재 선발에 나섰다. 아울러 이 선대회장은 뛰어난 인재 한 명이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이른바 '천재경영론'을 강조하며 핵심인재 확보와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품질 혁신과 인재경영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반이 됐다. 신경영 선언을 통해 제품과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채용 방식의 변화와 핵심인재 육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인적 기반도 확충한 것이다.
◇ 국민 품으로 돌아온 '이건희 컬렉션'···세계로 뻗는 문화유산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기업 경영에만 머물지 않았다. 생전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하는 데 힘을 쏟았으며, 미술관 설립과 예술가 후원을 통해 한국 미술의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예술을 지원하는 활동은 그의 문화예술 분야 행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축이었다.
이러한 관심은 유족의 기증으로도 이어졌다. 유족은 2021년 4월 이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와 김홍도의 '추성부도'를 비롯해 김환기·박수근·이중섭의 근현대 미술 작품, 모네와 피카소 등 해외 거장의 작품도 포함됐다.

이건희 컬렉션은 해외 순회전을 통해서도 한국 문화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2025년 11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시작된 전시는 시카고미술관을 거쳐 올해 10월 1일부터 영국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영국박물관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1984년 이후 42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서화부터 근현대 미술 작품까지 폭넓게 선보이며 한국 예술의 역사와 성취를 세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이 선대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소장품 기증을 계기로 국민과 사회를 위한 가치로 이어졌다. 기업 경영을 넘어 문화유산 보존과 예술 후원에도 힘썼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삼성의 또 다른 유산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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