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쇼크에 공화당 지지층도 돌아섰다…트럼프 경제 지지율 '역대 최저'

이윤구 기자 2026. 10. 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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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여론조사...미국인들의 경제 비관론 확산
미국인 10명 중 8명 "경제 상황 '보통' 또는 '나쁨'"
경제 악화 속 물가 부담...중간선거 변수로 작용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중간선거를 약 2주 앞두고 미국인들의 경제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이 집권 1·2기를 통틀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식료품과 휘발유, 주택 가격 등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경제에 대한 불만이 확대되면서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가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미국 경제 상황을 '보통' 또는 '나쁨'으로 평가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경제 상황과 전망에 비관적인 응답자는 전체의 63%로 지난 7월 조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공화당 지지층도 경제 비관론...경제 정책 지지율 집권 후 최저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경제 비관론이 두드러졌다.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5%로 7월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공화당 지지층에서 나타난 경제 비관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화당 측 여론조사 전문가인 마이카 로버츠 퍼블릭오피니언스트래티지스(POS) 파트너는 "공화당 지지층의 태도 변화가 전체적인 경제 비관론 확대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공화당 지지자들이 미국 경제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지만, 최근 들어 이런 흐름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지지율도 하락했다.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7월 38%에서 34%로 4%포인트 떨어졌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에서 65%로 상승했다. 이에 따른 순 경제 지지율은 마이너스(-) 31%포인트로 두 차례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국정 지지율은 40%, 비지지율은 59%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 지지율은 -19%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의 -8%포인트보다 11%포인트 낮은 수치다.

식료품·휘발유·주택값 부담에 민심 악화

생활물가 부담은 미국인들의 경제 불안을 키우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과 휘발유, 주택 가격을 가장 중요한 경제적 우려 사항으로 꼽은 응답자는 57%에 달했다.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80%로 1년 전보다 5%포인트 상승했으며, 물가 상승 속도가 평소보다 빠르다고 평가한 응답자도 55%로 같은 기간 5%포인트 늘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식료품 가격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은 응답자가 34%로 휘발유 가격을 지목한 응답자(23%)보다 많았다. 물가 부담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가 아닌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부상했다.

고물가 여파로 민주당에 기울어지는 선거 판세

경제 불만은 중간선거 판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편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45%였다. 민주당의 우위는 7%포인트로 지난 7월보다 3%포인트 확대됐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인 비율은 72%로 공화당 지지자(62%)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무소속 유권자 역시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49% 대 33%로 선호했다. 상원 선거가 접전 양상을 보이는 8개 주에서도 민주당이 4%포인트 우위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이들 8개 주에서 합산 10%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경제 현안뿐 아니라 부패 문제도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응답자의 36%는 정부 부패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민주당은 부패 대응에서 공화당보다 4%포인트 앞섰으며, 식료품 가격 문제에서는 우위가 지난 7월 7%포인트에서 이번 조사 16%포인트로 확대됐다. 민주당은 민주주의 수호와 고유가 대응, 일자리 및 실업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공화당은 국경 안보와 이민 문제에서 우위를 유지했지만, 이민 문제에 대한 지지율 격차는 7월 15%포인트에서 9%포인트로 축소됐다.

대외 군사 행동과 휘발유 가격 상승의 이중고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둘러싼 여론도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의 핵 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 행동이 가치 있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46%로, 4월 조사 당시 53%보다 줄었다. 휘발유 가격 상승까지 고려하면 군사 행동이 가치 있었다고 답한 비율은 35%에 그쳤다.

정치권의 이해충돌과 부패 방지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공감대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93%는 대통령과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기업의 주식을 개인적으로 보유하거나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현직 대통령의 직계 가족이 소유하거나 투자한 기업이 연방정부 계약을 수주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도 89%에 달했다.

'대선 지형 변화'보다는 '평균 회귀' 가능성

다만 민주당의 우세가 대규모 정치 지형 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POS의 로버츠 파트너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 움직임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실질적인 의석 확대를 이루려면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구와 주에서 지지층을 회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측 여론조사기관 하트 어소시에이츠의 제이 캠벨 파트너도 이번 선거가 1994년이나 2008년과 같은 대규모 정당 재편보다는 정치적 평균 회귀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 유권자와 소수 인종 유권자들이 민주당으로 돌아오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불만을 느낀 무소속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이 정치적 구호보다 생활비와 경제 상황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부담과 경제 전망에 대한 불만이 공화당 지지층으로까지 확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공화당의 선거 성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윤구 기자 hsguy91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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