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싸도 살 건 사야죠”…329만원 아이폰에 17시간 밤샘

김나현 knh@ekn.kr, 이수진 인턴, 유재호 인턴 2026. 10. 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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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 직원들이 카운트다운을 외치자 매장 앞에 줄을 선 고객들이 박수를 치며 입장했다.

오전 8시 매장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고객들을 맞았다.

애플 명동 매장 직원에 따르면 이날은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수령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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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 없인 못 사…배송은 내년 1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직원들이 아이폰 듀오 출시 첫날 개점 카운트다운을 마친 뒤 대기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GIF=유재호 인턴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 앞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개점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23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 직원들이 카운트다운을 외치자 매장 앞에 줄을 선 고객들이 박수를 치며 입장했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받으려는 사람들이다. 32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에도 개점 직전 대기 인원은 100명을 넘어섰다. 가장 먼저 줄을 선 고객은 전날 오후부터 17시간을 기다렸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매장 앞에는 사전예약한 제품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모여들었다. 개점 시간이 가까워지자 줄은 매장 입구에서 건물 끝까지 이어졌다. 고객들은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가장 먼저 줄을 선 사람은 인천에서 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성건(34)씨였다. 박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매장 앞을 지켰다. 휴대전화 액세서리 관련 업무에 신제품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는 촬영할 때 아이폰 듀오를 카메라 모니터 대신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박씨는 “절대적인 가격 자체는 높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따로 샀을 때 가격과 비교하면 합리적이긴 하다"며 “감독 일을 하지 않았다면 고민했겠지만 업무에 필요하니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아이폰 듀오 1호 구매자 박성건씨가 제품을 수령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유재호 인턴기자

두 번째로 줄을 선 영상 PD 구태영(34)씨도 전날 오후 3시부터 기다렸다. 구씨 역시 휴대전화 케이스 관련 업무를 위해 사전예약한 제품을 받으러 왔다.

오전 8시 매장 문이 열리자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고객들을 맞았다. 고객들은 약 30명씩 나눠 입장했다. 제품을 수령한 뒤 곧바로 매장을 떠나기보다 전시대로 향하는 사람이 많았다.

고객들은 아이폰 듀오를 여러 차례 접었다 펼치며 화면 가운데 주름을 살폈다. 기존 휴대전화와 양손에 하나씩 들고 무게를 비교하거나 펼친 화면에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해 보기도 했다. 화면을 반쯤 접어 영상을 재생하는 기능에도 관심을 보였다.

제품을 펼치자 작은 태블릿PC와 비슷한 크기의 화면이 나타났다. 접고 펴는 동작은 부드러웠지만 한 손으로 오래 들기에는 무게가 느껴졌다. 접히는 부분의 주름은 정면보다 비스듬히 볼 때 더 눈에 띄었다.

개점 직후 전시대 주변으로 고객들이 몰렸지만 별도의 체험 대기줄은 생기지 않았다. 오전 9시가 지나자 매장 밖 대기줄도 대부분 사라졌다.

◇ “첫인상 만족, 가격 빼고"…최고가 구매자도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509만원짜리 아이폰 듀오 최고가 모델을 구매한 정우덕씨가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를 직접 접고 펼치며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이날 매장에서 만난 공공기관 직원 정우덕(46)씨는 아이폰 듀오 최고가 모델을 구매했다. 스타 화이트 색상의 2테라바이트(TB) 모델로 가격은 509만원이다. 정씨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하자마자 주문해 이날 오전 8시 제품을 받았다.

매년 새 아이폰이 나오면 구매한다는 정씨는 제품을 직접 펼쳐 보이며 화면 가운데 접히는 부분을 가리켰다. 그는 “자세히 보면 굴곡이 있기는 한데 굉장히 잘 숨겼다"며 “첫인상은 만족스럽다. 가격 빼고"라고 말했다.

기존에 아이폰17 프로 맥스를 사용하던 정씨는 넓어진 화면에서 사진 편집과 영상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무게는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지만, 액션 버튼과 얼굴인식 기능인 페이스ID가 빠진 점은 아쉽다고 했다.

서울 왕십리에서 온 직장인 박덕영(31)씨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대신 아이폰 듀오를 선택했다. 사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그는 갤럭시 Z 폴드의 화면 필름 질감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구매를 미뤄왔다고 했다.

박씨는 “예전부터 폴더블폰을 사고 싶었는데 삼성 제품은 플라스틱 필름 질감이 싫어 계속 머뭇거렸다"며 “이번에는 제가 원하는 형태에 사용하던 애플 생태계의 제품이 나와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 현장 구매 못 해…배송은 내년 1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애플 명동 매장에서 직원이 사전예약 고객에게 아이폰 듀오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수진 인턴기자

출시 첫날 매장에 고객들이 몰렸지만 사전예약 없이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는 없었다.

애플 명동 매장 직원에 따르면 이날은 사전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수령이 이뤄졌다. 매장에서 새로 주문할 수는 있지만 당일 가져갈 수 있는 물량은 없었다. 지금 주문하면 내년 1월에 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나왔다.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직후부터 초기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 이동통신 3사의 1차 사전예약 물량은 1분 만에 동났고, 애플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도 예약 시작 약 30분 만에 전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밀렸다.

구매자는 30~40대에 집중됐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사전예약 현황에 따르면 30대가 36%, 40대가 35%를 차지했다. 두 연령대를 합치면 전체의 71%다.

아이폰 듀오는 애플이 처음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책처럼 안쪽으로 접는 형태로, 접으면 5.4인치 외부 화면을 사용하고 펼치면 7.6인치 내부 화면을 쓸 수 있다. 무게는 254g, 펼쳤을 때 두께는 5.2㎜다.

국내 출고가는 256기가바이트(GB) 모델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이다. 기본 모델 가격은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8보다 101만원 비싸다.

애플은 국내 초기 공급 물량과 전체 사전예약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수진 인턴기자, 유재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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