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그 끔찍한 소음을 또 들어야 하나"…접경지역 주민들 '한숨'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3일 오전 북한과 마주한 경기 파주시 탄현면의 한 민간인통제선 인근 마을은 늦가을 추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대성동 마을 새마을부녀회장인 김은순 씨는 "언제 또 그 이상한 방송이 시작될지 몰라 주민들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대남 소음방송 재개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겪게 될 직접적인 소음뿐만 아니라 파주시 전체의 일상과 지역 경제, 시민 안전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초래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결코 간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주시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주민 일상 지킬 것"

(파주=뉴스1) 박대준 기자
"또 그 지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하나요?"
평소 같으면 수확의 기쁨으로 웃음꽃이 필 때지만, 이날 농민들의 얼굴에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는 마을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한강 변으로 길게 늘어선 철조망 너머로는 팽팽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주민들은 순찰하는 군부대 차량도 며칠 사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은 뉴스를 통해 22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전 국경선(군사분계선·MDL)에서 대남 확성기가 곧 가동 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힌 것을 알고 있었다.
주민 김 모 씨(68)는 굳은 표정으로 "예전에 확성기 방송이 밤낮없이 윙윙거릴 때는 짐승 우는 소리, 기괴한 쇳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수면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 끔찍한 소음 지옥을 다시 겪어야 한다니 벌써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대남 확성기 방송이 가동됐을 당시, 이곳 주민들은 집단으로 심각한 수면 장애와 스트레스, 이명 현상을 호소한 바 있다.
단순한 체제 선전을 넘어 사이렌 소리나 포격 소리 등 위협적인 기계음을 섞어 송출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다.
대남 확성기 방송의 또 다른 피해지역인 강화도 북부에 거주 중인 박 모 씨(56)는 "안 들어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거(대남방송)를 하루 종일 듣는 사람들은 정말 정신이 나갈 것 같다"며 "이를 피하려고 하루 종일 이어폰을 끼거나 음악을 틀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안보관광지인 파주 임진각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 씨(55)는 "대남방송이 송출됐을 땐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외출을 꺼려 매출이 반토막 났고, 영업도 잠시 중단했었다"며 "이런 피해 사실을 정부나 지자체 어디에도 호소할 곳이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특히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고통은 더하다.
대성동 마을 새마을부녀회장인 김은순 씨는 "언제 또 그 이상한 방송이 시작될지 몰라 주민들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민통선 내 거주지인 통일촌의 이완배 이장은 "다음 달까지는 콩 수확 등으로 추수 작업이 이어지는데 방송이 재개되기라도 한다면 주민들이 야외에서 고스란히 소음에 노출될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과 대화로 잘 소통해서 접경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파주시는 대남방송으로 피해를 본 탄현면과 대성동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1단계에서 3단계까지 피해 등급을 나눠 보상금 지급을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군부대 측의 소음 측정 자료가 부정확해 보상 책정에 잡음이 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단면사무소의 문창기 총무팀장은 "군부대 측에서 대남방송 소음 측정을 꾸준히 하지도 않고, 측정 자료마저 지자체와 공유하지 않으려 했다"며 "만약 다시 대남방송이 재개된다면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자료를 측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주시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민의 평온한 생활권 보호를 위해 북한의 대남방송을 반대하는 한편, 정부와 관계 기관에도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대남 소음방송 재개는 접경지역 주민들이 겪게 될 직접적인 소음뿐만 아니라 파주시 전체의 일상과 지역 경제, 시민 안전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초래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결코 간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주시는 주민 안전과 생활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관계 기관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dj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재혼' 오윤아 웨딩드레스 입었다, 완벽 몸매·미모…"고마워, 여보"
- '성심당 창업주는 북한 출신' 불매 선동에…"이승만은 황해도 출신"
- "남자 200명 만난 시누, 친오빠와 키스도 하더라"…결혼 앞둔 여성 '불쾌'
- "35층 추락, 생존"…오른쪽 다리 잃은 27세 인플루언서 17개월 만에 컴백
- "임신하면 한두 번 바람은 남자들 기본 아니냐" 경찰 남편 두둔한 시모
- "'야동도 간음' 혼전순결 강조한 전도사, 자매님 임신시켜 곧 결혼"
- "산후조리원 하루 25만원? 우리 엄마 부르면 공짜"…40세 아내 '서운'
- 20세 실습 여경에 "나랑 잘래요?"…성희롱 의혹 남경 "'잘해야' 했다"
- 손예진, 현빈·4세 아들 위해 직접 차린 푸짐한 집밥 "다같이 먹을 때 제일 행복"
- '실종설' 유튜버 길바닥, 납치·감금 아니었다…호주서 라방 켜고 생존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