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4선이냐, 우파 정권교체냐…D-2 브라질 결선투표에 세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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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오는 25일 치러진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80) 대통령이 승리해 브라질 역사상 전례 없는 4선에 성공할지,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45) 상원의원이 당선돼 우파 정권이 들어설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우파 자유당(PL) 소속 플라비우 후보가 47.0%,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룰라 대통령이 45.16%를 득표했다.
룰라 대통령은 협력 관계를 다변화하고 다자 외교를 강화해 브라질의 전략적 자율성을 지키려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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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파 집권 땐 트럼프 돈로주의 탄력…중남미 정치 지형 요동 전망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오는 25일 치러진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80) 대통령이 승리해 브라질 역사상 전례 없는 4선에 성공할지,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45) 상원의원이 당선돼 우파 정권이 들어설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번 투표는 단순한 브라질의 정권 선택을 넘어 중남미의 정치 지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내 영향력 확대 전략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중남미에서 우파 후보들이 잇달아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이른바 '블루타이드'(우파 물결)가 확산하고 있어, 브라질에서도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 이런 흐름이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
지난 4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우파 자유당(PL) 소속 플라비우 후보가 47.0%,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룰라 대통령이 45.16%를 득표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두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이번 결선투표는 브라질이 1985년 민주주의 체제로 복귀한 이후 가장 치열한 접전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퀘스트가 17~20일 유권자 2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플라비우 45%, 룰라 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범위가 ±2%포인트인 만큼 사실상 동률이다.
1차 투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은 룰라 대통령은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평소 휴대전화 사용을 꺼렸던 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셀카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좌파가 전통적으로 반대해 온 중범죄의 형사책임 연령 하향에도 찬성했다.
주말 대중교통 무료화 같은 서민과 노동자를 겨냥한 선심성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룰라 캠프는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을 곁들인 대규모 유세와 지지 행진도 동원하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룰라 대통령의 이런 선거 전략이 일부 효과를 내면서 특히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플라비우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브라질 여론조사기관들이 과거 우파 성향 유권자의 지지세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 1차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도 룰라 대통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표 결과는 달랐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우파 후보 4명은 합계 약 8%를 득표했다. 이 가운데 3명이 플라비우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파리에 본부를 둔 선거 예측기관 르 밀레네르는 플라비우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82%로 제시했다.
플라비우 후보의 약진은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2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보우소나루 가문은 의회와 보수 진영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플라비우 후보는 아버지보다 온건하고 대립적인 성향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요 정책에서는 보우소나루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력한 범죄 대응과 형량 강화, 총기 규제 완화 등을 주장하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강경 치안 정책도 참고 대상으로 거론한다. 부켈레 정부는 범죄 억제 성과를 내세우지만, 대규모 구금과 적법절차 훼손 등 인권 침해 논란도 받고 있다.
외교·통상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차이가 드러난다. 룰라 대통령은 협력 관계를 다변화하고 다자 외교를 강화해 브라질의 전략적 자율성을 지키려 해왔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8일 TV 토론에서 미국이 브라질의 핵심광물 산업에 더 깊이 관여할 경우의 파장을 문제 삼았다. 반면 플라비우 후보는 미국과의 정보 공유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및 브릭스(BRICS) 회원국들과의 협력도 추진해왔다. 반면 플라비우 후보는 미국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브릭스의 움직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브라질의 브릭스 참여에도 의문을 제기해왔다.

플라비우 후보의 당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남미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과 범죄조직을 겨냥한 군사·치안 협력을 확대하고, 역내 국가들을 미국 주도의 공조 체계에 참여시키려 하고 있다. 플라비우 후보는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메리카의 방패'로 불리는 대마약 공조 구상에 브라질을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뉴욕타임스는 플라비우 후보가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중남미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이른바 '돈로주의' 구상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르헨티나, 페루 등 역내 우파 정부들에 더해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까지 미국과 보조를 맞추게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법 문제를 둘러싸고 룰라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미국은 이 재판에 반발해 브라질에 관세 압박을 가했지만, 유죄 판결을 막지는 못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에 맞서 브라질의 주권과 자율성을 강조해왔다.
산티아고 카피에로 전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로이터통신에 "룰라가 승리한다면 이 지역에서 확산해온 흐름에 역풍을 일으키고, 우파의 바람에 저항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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