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에 직접 전화…“우크라 스타링크 시속 160㎞ 제한 풀어라”

최현정 기자 2026. 10. 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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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위성통신 서비스의 속도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머스크 CEO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에 적용된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의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스타실드 단말기에는 이동 속도가 시속 100마일(약 160㎞)을 넘으면 데이터 연결이 끊기는 제한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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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6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및 중소기업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도중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전화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는 위성통신 서비스의 속도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말기가 시속 약 160㎞를 넘겨 이동하면 통신이 끊기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용·요격용 드론 운용에 차질이 생겼고, 두 사람의 통화 뒤 일부 부대에서는 통신 성능이 개선됐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머스크 CEO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에 적용된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의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것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한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실드(Starshield)’다.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스타실드 단말기에는 이동 속도가 시속 100마일(약 160㎞)을 넘으면 데이터 연결이 끊기는 제한이 적용됐다.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시속 160㎞로 제한됐다는 뜻은 아니다. 스타실드 단말기를 장착한 드론이나 항공기가 이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위성통신 연결이 끊기는 방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이 제한이 계속 유지되는 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통화 다음 날인 22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서비스가 이전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에서도 기존 제한보다 높은 속도에서 통신이 가능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히 복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밝혔고, AP통신은 같은 날 현지 상황을 아는 유럽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시속 160㎞ 수준의 제한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머스크와 통화했느냐는 질문에 보도 내용에 대해 “어느 쪽이라고도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결론은 그가 되돌려 놓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속 160㎞ 넘으면 통신 끊겨…우크라 드론 작전 차질

속도 제한의 영향이 가장 컸던 곳은 드론 작전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제한이 적용된 스타실드 단말기는 시속 160㎞를 넘겨 이동하면 데이터 연결이 끊겼다. 이 때문에 단말기를 장착한 우크라이나 드론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비행해야 해 러시아군의 공격에 노출되거나 목표물을 놓칠 위험이 커졌다.

특히 러시아의 제트 추진 샤헤드 계열 드론을 쫓는 요격 드론에는 타격이 컸다. 러시아의 고속 드론은 시속 400㎞를 넘겨 비행하는 반면 우크라이나 요격 드론은 이를 추적하기 위해 시속 160㎞를 훨씬 웃도는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방기술 고문은 속도 제한이 프로펠러식 샤헤드 드론을 추적하는 우크라이나군 헬리콥터 작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스타실드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작전과 전장 통신을 뒷받침하는 핵심 통신망이다.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정부와 국가안보 고객을 위해 개발된 군사용 서비스다.

마이클 코프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WSJ에 “속도 제한 해제는 우크라이나의 작전 종심 타격 능력과 제트 추진 요격 드론의 대규모 배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일부 부대의 초기 시험에서도 통신이 이전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 누가 처음 제한했나…머스크·미 행정부 설명 엇갈려

다만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을 처음 누가 결정했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WSJ은 미국 관리들과 관계자들을 인용해 머스크가 서비스 감속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로이터는 지난 15일 미국 관리 2명과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제한 지시가 백악관 내부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접촉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머스크는 스타실드가 미 정부가 소유·통제하는 시스템으로, 사용 조건을 결정할 권한은 미군과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의 설명도 일치하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이용 조건은 스페이스X와 머스크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용약관에 따른 결정은 스페이스X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은 22일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효과적으로 지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전쟁 한가운데 휘말리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일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책이 무엇이 될지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속도 제한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거듭 부인해왔다. 머스크와 스페이스X는 WSJ의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미 상원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22일 우크라이나의 스타실드 기능이 사전 통보 없이 제한된 경위와 미 국방부의 스페이스X 위성통신망 의존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누가 스타실드 기능을 변경할 기술적·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지, 스페이스X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미 국방부에 충분한 대체 수단이 있는지 답변을 요구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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