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지막 추억 남기자”… 슈퍼카·오토바이 몰린 잠수교의 밤

강정아 기자 2026. 10. 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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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10시 서울 잠수교.

반면에 오토바이나 슈퍼카를 타고 잠수교를 다니는 이들은 평소보다 많았다.

그러면서 "잠수교가 막힌다는 소식에 오토바이와 슈퍼카가 요즘 더 많이 몰린다"며 "지난 주말에도 왔는데 평일인 오늘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취미로 타고 있다는 박지혁(26)씨도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고 잠수교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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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교, 50년 만에 ‘보행 전용교’로 전환
사실상 24일이 車 주행 가능한 마지막 날
22일 오후 10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잠수교에 오토바이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강정아 기자

지난 22일 오후 10시 서울 잠수교. 쌀쌀한 밤공기를 가르며 오토바이 수십 대가 줄지어 달렸다. 고급 스포츠카들도 굉음을 내며 지나갔다. 도로변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오토바이와 차가 지날 때마다 연신 셔터를 눌렀다. 운전자들은 서로 손을 흔들거나 환호성을 지르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서울의 밤 기온은 10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평소 잠수교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러닝이나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은 5~6명 정도였다. 반면에 오토바이나 슈퍼카를 타고 잠수교를 다니는 이들은 평소보다 많았다. 잠수교 차량 통행이 오는 26일부터 영구 중단되면서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는 이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잠수교 전면 보행화 사업으로 오는 26일부터 차량을 전면 통제한다는 안내문 왼쪽으로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지나가고 있다. /강정아 기자

이날 잠수교 도로변 곳곳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오토바이와 슈퍼카를 촬영하고 있었다. 잠수교는 이른바 ‘패닝샷 성지’로 꼽혀왔다. 패닝샷은 움직이는 피사체를 카메라로 따라가며 찍어 배경은 흐리게, 피사체는 선명하게 담는 촬영 기법이다.

일부 운전자는 사진에 찍힐 것을 의식한 듯 헬멧을 화려하게 꾸몄고, 머리에 리본을 단 여성 운전자도 눈에 띄었다. 연인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잠수교를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이들도 스마트폰을 들고 연신 기념사진을 찍었다.

오토바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취미라는 김민아(28)씨는 “사진을 찍어 온라인 카페에 올리면 운전자들이 자기 사진을 찾아가는 문화가 있다”며 “돈을 받고 찍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수교가 막힌다는 소식에 오토바이와 슈퍼카가 요즘 더 많이 몰린다”며 “지난 주말에도 왔는데 평일인 오늘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11시 서울 잠수교를 찾는 오토바이와 슈퍼카 등이 많아지자, 경찰차가 오가며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강정아 기자

오토바이를 취미로 타고 있다는 박지혁(26)씨도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고 잠수교를 찾았다. 박씨는 “원래 평일 이 시간에는 오토바이가 한 시간에 10~20대 정도 지나갔는데 통제 소식이 알려진 뒤 확실히 많아졌다”며 “지방에서도 일부러 몇 시간씩 걸려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오토바이와 차가 몰리면서 교통 흐름이 다소 혼잡한 상황도 나타났다. 경찰차가 수시로 오가며 갓길에 정차한 차량 운전자들에게 “앞으로 이동하세요”라고 반복해서 안내하기도 했다.

오토바이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 취미인 김민아(28)씨는 22일 친구의 마지막 잠수교 ‘패닝샷’을 찍어주기 위해 잠수교를 찾았다. /강정아 기자

1976년 개통한 잠수교는 오는 26일부터 50년 만에 차량 통행이 영구 중단된다. (☞[단독] 잠수교, 이달 26일부터 차 못 다닌다… 50년 만에 보행교로) 잠수교를 지나던 405번과 740번 시내버스도 반포대교로 우회한다.

잠수교에서 오는 25일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려 차량 통행이 일정 시간 통제되는 만큼 일반 차량이 자유롭게 잠수교를 달릴 수 있는 날은 사실상 24일이 마지막이다.

서울시는 ‘잠수교 전면 보행화 사업’에 따라 2027년 하반기까지 잠수교에 보행 데크를 22곳 설치하고 공연·휴식 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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