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어때] “사장님, 제 말 안 들리세요?”…길 위의 ‘퍼스트클래스’ 렉서스 ‘LM 5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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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에서 말을 건네도 운전석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파티션을 닫으면 운전석과 뒷좌석이 시각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물론 소리도 차단된다. 실제로 뒷좌석에서 동승자가 여러 차례 말을 걸거나 음악을 재생했지만 운전석에서는 웅웅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시승차인 4인승 로열은 운전석과 뒷좌석을 분리하는 파티션 글라스와 48인치 디스플레이, 마사지 기능을 갖춘 독립 시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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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사륜구동 시스템 적용
4인승 로열 1억9620만원…시승 연비 11.5㎞/L


뒷좌석에서 말을 건네도 운전석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파티션을 닫자 두 공간은 사실상 분리됐다.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리까지 차단하는 구조다. 앞뒤 좌석에서 서로 다른 오디오를 재생할 수도 있다. 한 차에 타고 있지만 각자 독립된 공간에 머무는 듯한 경험. 렉서스의 플래그십 MPV 'LM 500h' 가 구현해낸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이다.
최근 4인승 모델인 LM 500h ROYAL을 사흘간 시승했다. '오모테나시(환대)'를 내세우는 '의전'의 렉서스답게 뒷좌석 승객을 위한 편의 사양이 강조된 차지만, 운전석에서의 개방감과 큰 차체 부담을 줄여주는 주행감도 인상적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반 뼘 남짓해 보이는 얇은 A필러가 눈에 띈다. 앞유리에서 측면 유리로 이어지는 시야가 넓게 확보돼 전방과 좌우를 바라볼 때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앞좌석과 뒷좌석은 작은 창 하나를 제외하면 파티션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 뒷좌석으로 손을 뻗어 짐을 싣거나 뒷좌석 상황을 살피는 데는 제약이 있어 답답할 수 있지만, 넓게 트인 전·측면 시야가 이를 상쇄한다. 후방 시야는 스마트 룸미러가 대신한다.
뒷좌석 역시 개방감이 좋다. 천장에는 넓은 듀얼 글라스 루프가 자리해 시야가 위쪽으로도 크게 열린다. 창문에 적용된 쉐이드도 외부에서는 실내가 거의 보이지 않지만, 실내에서는 바깥 풍경이 희미하게 비친다. 외부 시선을 가리면서도 탑승객이 바깥과 완전히 단절됐다는 느낌은 줄이는 방식이다. 앞좌석에서는 얇은 A필러가, 뒷좌석에서는 대형 글라스 루프와 쉐이드가 각각 개방감을 만든다.
반면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확실한 경계가 있다. 두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의 작은 창에는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디밍 글라스'가 적용됐다. 파티션을 닫으면 운전석과 뒷좌석이 시각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물론 소리도 차단된다. 실제로 뒷좌석에서 동승자가 여러 차례 말을 걸거나 음악을 재생했지만 운전석에서는 웅웅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프라이버시를 제어하는 방식도 세심하다. 파티션은 뒷좌석에서 잠금 기능을 설정할 수 있어 뒷좌석 승객이 원하지 않을 때 운전자가 임의로 공간을 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오디오 역시 앞좌석과 뒷좌석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다. 같은 차 안에서 운전자는 운전자대로, 뒷좌석 승객은 승객대로 각자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셈이다. 파티션과 독립 오디오가 결합하면서 앞뒤 좌석의 분리감이 한층 뚜렷해졌다.
뒷좌석의 편의성은 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드러난다. 슬라이딩 도어가 열리면 발받침이 2단으로 펼쳐진다. 차체가 높은 미니밴에 탑승할 때 무릎을 크게 굽히거나 다리를 높이 들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려는 구성이다. 좌석에 앉은 뒤엔 리클라이닝 시트의 등받이가 76.5도까지 기울어지면서 체감상 몸을 완전히 눕히다시피 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차체가 큰 MPV를 운전할 때 부담스러운 일은 주차할 공간을 찾는 것뿐 아니라, 발견한 자리에 차를 정확하게 밀어 넣는 것이다. 시승 중 주차 어시스트를 사용한 곳은 구획이 불분명한 야외 주차장이었다. 주차선은 닳아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한쪽 선은 옆에 주차된 차가 살짝 밟고 있어 식별하기 어려웠다. '이게 될까' 싶은 생각으로 자동 주차 작동하자마자 차량이 해당 공간을 주차 가능 구역으로 인식하고 디스플레이에 표시했다.. 이후 차체 양옆으로 여유가 거의 없는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주차를 마쳤다.
도로를 달리면서는 내내 조용했다. 운전석 창문만 열어도 밖에서는 전기모터가 작동할 때 특유의 '위잉'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창문을 닫으면 안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엔진이 작동하거나 전기모터 중심으로 주행하는 상황이 바뀌어도 실내에서 소음과 진동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계기판의 EV 주행비율을 보지 않으면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동력원 전환을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주행이 자연스러웠다.
가속감 역시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LM 500h는 2.4ℓ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368마력, 최대토크 46.9㎏·m를 발휘한다. 앞쪽의 엔진과 전기모터에 더해 뒤쪽에도 별도의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배분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공차 중량이 약 2.5t에 달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무겁다는 느낌 없이 빠르게 속도를 높였다. 가속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급가속을 반복했음에도 사흘간 총 232㎞를 주행한 뒤 계기판에 기록된 연비는 ℓ당 11.5㎞였다.
통상 차체가 높은 MPV는 코너를 돌 때 좌우로 기우는 롤링이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전고가 1955㎜에 달하는 높은 차체에도 LM 500h의 움직임은 차분했다. 렉서스는 LM 500h에 차체 강성을 높이고 무게중심을 낮춘 'GA-K' 플랫폼을 적용했다. 여기에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을 적용해 주행 상황에 따라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한다. 실제로 시속 60㎞로 코너를 돌아도 몸이 양옆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방지턱을 넘을 때도 차체가 뜨거나 출렁이는 대신 가볍게 타고 올라갔다가 부드럽게 내려왔다. 충격을 받은 뒤 차체의 진동이나 움직임도 빠르게 정리됐다.
LM 500h는 4인승 로열과 6인승 이그제큐티브 두 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시승차인 4인승 로열은 운전석과 뒷좌석을 분리하는 파티션 글라스와 48인치 디스플레이, 마사지 기능을 갖춘 독립 시트를 적용했다. 6인승 이그제큐티브는 3열 시트와 14인치 후석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가격은 4인승 로열이 1억9620만원, 6인승 이그제큐티브가 1억4800만원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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