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국감] 장비는 늙고 예산은 부족…산재병원 의료 공백 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산재 노동자의 치료와 재활을 담당하는 산재병원에서 의료장비 노후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어 "산재병원은 산재 노동자의 치료와 재활을 책임지는 핵심 공공의료 인프라"라며 "노후 의료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매년 부족한 예산을 국회에 증액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처음부터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장기적인 장비 교체계획에 따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100억 넘게 요구했지만 정부안은 43억…예산 부족 반복

| 서울=한스경제 김동주 기자 | 산재 노동자의 치료와 재활을 담당하는 산재병원에서 의료장비 노후화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산재 노동자의 적기 치료와 의료서비스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년도 예산 편성을 넘어 안정적인 교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산재병원이 보유한 3000만원 이상 고가 의료장비 400점 가운데 172점(43.0%)이 내용연수를 초과했다. 내용연수는 장비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정한 기준 기간으로, 장비별로 8~10년이 적용된다.
노후화율은 최근 수년간 4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43.3%에서 2022년 48.2%로 높아진 뒤 2023년 43.7%, 2024년 45.3%, 지난해 46.6%를 기록했다. 올해 7월에는 43.0%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보유 장비의 상당수가 교체 기준을 넘긴 상태다.
병원별로는 정선병원의 노후화율이 66.7%로 가장 높았다. 보유 장비 9점 중 6점이 내용연수를 초과했다. 안산병원과 대구병원은 각각 52.2%로 뒤를 이었으며, 경기요양병원 50.0%, 인천병원 49.2% 순이었다. 노후 장비 수로 보면 안산병원이 35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병원 31점, 창원병원 24점으로 집계됐다.
MRI와 초음파 등 주요 진단장비의 노후화도 두드러졌다.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는 8점 중 5점(62.5%)이 내용연수를 넘겼다. 초음파 장비는 37점 가운데 19점(51.4%), 디지털엑스레이(DR)는 20점 중 10점(50.0%)이 노후 장비로 분류됐다.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 역시 9점 중 3점(33.3%)이 교체 기준을 초과했다.
장비 노후화는 실제 진료 현장의 차질로 이어졌다. 2022년에는 MRI 주요 부품 고장으로 촬영이 중단돼 검사가 지연됐고, 2024년에는 MRI 냉각시스템 이상으로 환자 검사가 연기됐다. 지난해에는 수술용 영상장비(C-ARM)가 고장 나 대체 장비를 투입하면서 수술 일정이 변경됐다. 근로복지공단은 검사 지연 등 환자 불편은 있었지만 직접적인 환자 피해나 진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비 교체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이다. 근로복지공단은 노후 의료장비 교체를 위해 매년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요구했지만, 2021~2025년 실제 지원액은 연평균 약 3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131억1000만원을 요청했으나 편성액은 38억1200만원으로 요구액의 29.1% 수준이었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단이 요구한 145억800만원 가운데 정부안에 반영된 금액은 43억4500만원으로 29.9%에 그쳤다. 요청액과 정부안의 격차는 101억6300만원이다. 공단이 추산한 2027~2031년 중장기 의료기기 수급계획상 소요 예산은 총 482억93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71억9800만원이 추가 반영돼 총 110억1000만원이 확보됐다. 2021년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증액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다만 매년 예산 심의 때마다 추가 증액을 기대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장비 교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호 의원은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것만큼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국가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산재병원의 고가 의료장비 10대 중 4대 이상이 내용연수를 넘겼고, 실제 진료 차질까지 발생했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재병원은 산재 노동자의 치료와 재활을 책임지는 핵심 공공의료 인프라"라며 "노후 의료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매년 부족한 예산을 국회에 증액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처음부터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장기적인 장비 교체계획에 따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예산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